(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제이미 바디의 '동화 시즌 2'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다만 그를 떠나보낸 레스터 시티 입장에선 씁쓸하게 됐다. 구단 역사상 최고 레전드가 이제 자신들을 향해 총구를 겨눌 수도 있어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적인 공격수 바디가 레스터 시티와의 작별을 공식화한 가운데, 그의 다음 행선지로 다음 시즌 레스터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렉섬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렉섬은 할리우드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롭 맥엘헤니가 공동 소유한 클럽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 클럽이다.
현재 한국 국가대표 출신 백승호, 이명재가 소속된 버밍엄 시티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으며, 다음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의 승격이 유력한 상황이다.
바디는 지난 25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4-2025시즌을 끝으로 레스터를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플리트우드 타운에서 레스터에 합류한 그는 13시즌 동안 496경기 출전, 198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5-2016시즌 레스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서, 레스터의 '동화' 같은 우승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특히 성인 무대 시작을 8부리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8부 신화'로도 불린다.
그러나 38세의 나이에도 그는 은퇴를 선언하지 않고,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계약 만료 시점인 올여름 자유계약으로 새 팀을 찾을 예정이다.
영국 스포츠 전문 라디오 채널 '토크스포츠'의 수석 축구기자 알렉스 크룩은 25일, 바디의 차기 행선지로 렉섬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는 "렉섬이 이번 주말 챔피언십 승격을 확정지으면, 바디의 렉섬행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영국 '더 선'은 여러 팬들의 반응을 인용하며 크룩의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해당 매체는 "팬들 사이에서 '바디는 무조건 렉섬으로 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여러 SNS 반응을 인용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바디가 렉섬으로 가는 건 가장 예측 가능한 여름 이적"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팬은 "렉섬이 승격하면, 바디는 해외로 나가지 않고 렉섬에 갈 것 같다"고 예측했다.
바디의 행선지로 렉섬이 꼽히는 유력한 이유는 구단이 최근 몇 년간 영국 축구계의 기적 같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이 8부 리그에서부터 시작해 1부 리그 우승을 겪은 바디의 커리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2021년에만 해도 내셔널리그(5부) 소속이던 렉섬은, 레이놀즈와 맥엘헤니가 인수한 이후 리그2(4부), 리그1(3부)을 거쳐 올 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승격까지 코앞에 두고 있다.
만약 이번 주말 찰턴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3위인 위컴이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 렉섬은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승격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렉섬의 여유로운 재정 여건도 바디 영입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할리우드 스타의 지원을 받는 렉섬은 리그2와 리그1에서 타 구단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는 챔피언십에서도 중상위권 수준의 재정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 구단들이 받는 보전금에는 못 미치지만, 그 외 대부분의 챔피언십 구단들과 경쟁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렉섬은 손익 지속 가능성 규정(PSR) 상에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선수 영입과 인프라 투자 모두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디는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로, 현지 전문가들과 팬들은 그가 렉섬의 장기 프로젝트에 마지막 불꽃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점점 더 많은 시선이 렉섬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더선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