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페예노르트의 리그 2위 경쟁에 황인범이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네덜란드 현지 매체 분석이 나왔다.
현재 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 에레디비시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놓고 2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황인범 소속팀 페예노르트가 28경기 16승8무4패, 승점 56으로 3위에 위치해 있고, PSV 에인트호번이 그보다 5점 앞선 2위를 달리고 있다. 4위는 53점의 위트레흐트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어느 팀이든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방송사 레인몬트는 10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의 2위 도약, 황인범이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인 미드필더 황인범이 페예노르트의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인범이 출전한 경기에서 페예노르트의 승률이 현저히 높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황인범이 페예노르트에서 승리 요정으로 통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주말 페예노르트가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이는 결코 당연한 결과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 황인범이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이다. 통계는 명확하다. 황인범이 출전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팀 성적 차이는 뚜렷하다"면서 황인범이 있을 때와 없을 때 팀 승률이 크게 차이 난다고 분석했다.
황인범은 2024년 8월 페예노르트에 입단했고, 9월 중순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0-4 패)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중원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페예노르트 팬들도 황인범의 존재감을 빠르게 알아봤다. 입단 초기 팬들로부터 창의적인 응원가를 선물 받기도 했다. 황인범은 “팬들이 내 노래를 불러줄 때 정말 자랑스럽다. 처음에는 그 노래가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몰랐지만, 나중에 설명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내 동료들도 이 클럽 역사상 최고의 응원가라고 말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팬들의 사랑 만큼 황인범의 영향력도 대단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후 황인범은 네덜란드 리그 16경기에 출전했으며, 그 중 페예노르트는 12경기에서 승리했다. 승률 75%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황인범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리그 12경기에서는 단 4승에 그쳤고, 승률은 33%였다.
이에 대해 매체는 "무려 42%의 차이는 황인범에 페예노르트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황인범이 출전한 6경기에서 3승(승률 50%)을 기록했으며, 출전하지 않은 6경기에서는 2승(승률 33%)에 그쳤다.
시즌 전체 공식경기를 놓고 보면 황인범이 출전한 18경기 중 12경기에서 승리(66.67%)했고, 황인범이 결장한 19경기에서는 7승(36.84%)밖에 거두지 못했다. 전체 승률 차이는 29%에 달한다. 황인범의 존재 유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매체는 "리그는 단 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페예노르트는 3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2위 PSV와는 승점 5점 차에 불과하다. 더욱이 5월 11일에는 두 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이 경기는 사실상 결정적인 한 판이 될 수 있다"고 페예노르트가 중요한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크마르전에서 황인범 없이도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력 차이는 확연했다. 수비적으로는 안정적이었으나 공격적인 창출 능력은 분명 떨어졌다. 이 부분에서 황인범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된다"며 지난 알크마르전에서도 황인범의 공백이 컸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황인범의 몸 상태다. 지난해 12월 부상으로 쓰러진 후 좀처럼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3월 A매치 기간 동안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차출된 황인범은 부상 여파로 인해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로빈 판 페르시 페예노르트 감독은 황인범의 빠른 복귀를 바라고 있지만, 동시에 신중한 판단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 페르시 감독은 “황인범은 굉장한 선수다. 얼마나 회복에 시간이 걸릴지 두고 봐야겠지만,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황인범 개인의 건강과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인범은 이미 한동안 한계를 넘어서 뛰어왔다. 최근 경기에서도 그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다. 모든 선수가 통증을 안고 뛰는 경우가 있지만, 그게 매 경기 반복되어선 안 된다. 이미 고어헤드 이글스전, 흐로닝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 알크마르전에서는 쉬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시점에서는 황인범에게 출전보다 휴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판 페르시 감독은 “상대가 롱볼 위주의 축구를 하면 경기 양상은 곧바로 투지 싸움으로 바뀐다. 그런 경기에서는 공을 따내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알크마르전에서 그걸 잘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매체는 "중원에서의 유기적 연결과 창의적 빌드업이 필요한 경기에서는 황인범의 복귀가 절실하다. 남은 리그 6경기, 특히 PSV전에서 황인범이 출전할 수 있다면 페예노르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황인범은은 지금 이 순간, 페예노르트의 희망 그 자체"라고 황인범이 빠른 복귀를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