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리스털 팰리스에 0-2로 패배하면서 무려 132년 만에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포르투갈 출신 후벵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이번 시즌 8승 5무 11패, 승점 29밖에 쌓지 못하며 리그 13위까지 내려앉았다. 오히려 팰리스가 승점 30을 달성해 맨유를 제치면서 12위로 뛰어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번 패배로 홈에서 총 7번 패배했다.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 노팅엄 포레스트, 본머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이어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도 홈에서 패배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홈 경기 성적 중 하나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표 대중지 '더선'은 "맨유는 이번 시즌 단 13번의 홈 경기에서 7번째 패배를 당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트가 132년 만에 새로운 굴욕의 역사를 쓴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홈 13경기 중 7패는 1893-1894시즌, 1973-1974시즌과 공동 최악의 기록으로, 두 시즌 모두 유나이티드는 강등의 쓴맛을 봤다.
더선은 "1893-1894시즌, 맨유는 홈 리그 15경기 중 8경기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맨유는 1부 리그 최하위 순위를 기록하며 강등되었다. 그 후 1973-1974시즌에 맨유는 다시 한 번 리그에서 홈 7패를 기록하며 강등됐다"며 "이제 아모림 감독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문제가 심화돼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7번의 패배 중 5번이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일어났다.
그의 부임 이후 맨유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의 데뷔전이었던 입스위치전 1-1 무승부를 시작으로, 에버턴전 승리, 아마드 디알로의 극적인 결승골로 맨체스터 시티를 꺾은 것이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순간이다.
에릭 텐 하흐 감독 시절 리버풀과 토트넘을 상대로 한 패배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아 보일 정도다. 아모림 감독은 노팅엄, 본머스, 뉴캐슬, 브라이턴, 그리고 팰리스에게 패배를 당하며 리그 내 경쟁력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 날, 아모림 감독이 들고 나온 전술도 논란을 빚고 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로 수비형 미드필더인 코비 마이누를 내보낸 것이다. 공격력이 부족한 수비형 미드필더 마이누를 가짜 공격수로 사용하는 파격 전술을 선보였는데,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마이누는 경기 내내 슈팅 1개에 그쳤고 이마저도 유효슈팅이 아니었다. 패스성공률도 82%에 불과했다.
하지만 단순히 아모림 감독의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이 날 출전한 선수들 모두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맨유는 경기 내내 팰리스 골문을 두드리려고 노력했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유일하게 번뜩였던 장면이었던 후반 6분 역습 기회 역시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에게 막히며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 날 맨유는 90분 내내 유효 슈팅 2개에 그치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여기에 주전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니테스마저 잃었다. 후반 32분, 마르티네스는 상대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의 돌파를 저지하는 경합 과정에서 무릎에 큰 충격을 입었다.
마르티네스는 고통을 호소했고, 곧바로 벤치에 교체해달라는 사인을 보냈다. 본인도 심각한 부상이라는 것을 알아챘는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들 것에 실려 나갔다.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팀과 선수에게 마찬가지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며칠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라며 마르티네스의 부상이 빨리 회복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크리스마스 이후 유나이티드는 리그 14위로 추락했으며, 4위권과의 격차는 11점, 강등권과는 8점 차에 불과하다. 만약 아모림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경기만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유나이티드는 15위까지 떨어지는 상황이다.
역사적인 강등 시즌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현재 맨유는 리그에서 가장 위태로운 빅클럽이 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맨유는 역사에 세 번째 굴욕을 기록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