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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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많이 다른 건 사실"...위기에 놓인 FA 포수 김민식, 행선지 찾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4.01.13 01:16 / 기사수정 2024.01.13 01:16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해를 넘긴 뒤에도 원소속구단 SSG 랜더스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FA 포수 김민식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SSG는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한 FA 포수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러면서 현금 2억 5000만원과 함께 2025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줬다.

SSG는 포수진 보강과 투수진의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또한 16년간 모범적인 선수 생활과 우수한 기량을 보유한 이지영이 구단의 투수진을 이끌어주고 젊은 포수진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현 SSG 단장은 "이지영 선수와 논의를 시작한 건 열흘 정도 지났다. 워낙 (선수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왔다"며 "선수가 어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영입하는 건 아니지 않나. 분명히 팀에 필요하다는 선수라고 판단한 것이고, 이지영 선수의 경우 실력적인 부분과 더불어 인성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이지영 선수에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지영을 영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SSG는 1군과 2군 코칭스태프를 개편했고, 이숭용 감독이 새롭게 1군 지휘봉을 잡게 됐다. 여기에 선수단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안방 강화였다.



SSG는 지난해 11월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1라운드 지명, 전 NC 다이노스)과 신범수(3라운드 지명, 전 KIA 타이거즈)를 영입했다. 포수 자원을 두 명이나 영입할 정도로 전력 보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SSG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보강이 가장 필요했던 부분은 포수 포지션이었다. 2차 드래프트 명단을 살펴보고 괜찮은 포수 자원들을 확인했고, 포수 뎁스 강화를 목표로 포수 자원 2명을 지명하는 라운드별 전략을 수립했다. 목표했던 선수들을 뽑아 만족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대온은 1군 통산 259경기에 출전, 364타수 77안타 타율 0.212 2홈런 23타점 OPS 0.519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성적은 25경기 28타수 8안타 타율 0.286 3타점 OPS 0.757. 꾸준히 백업 포수로 활약했으나 김형준, 박세혁, 안중열 등 치열한 포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서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3라운드에서 SSG의 부름을 받은 신범수는 1군 통산 96경기 173타수 31안타 타율 0.179 4홈런 21타점 OPS 0.568로 2023시즌에는 36경기 88타수 15안타 타율 0.170 2홈런 10타점으로 부진했다. 포수난에 시달렸던 KIA가 한준수 등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발견했지만, 모든 선수를 묶는 건 쉽지 않았다.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한 포수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했던 SSG는 신범수가 명단에서 제외된 걸 놓치지 않았다.

SSG는 "박대온의 경우 내년 시즌 가장 시급한 포수 뎁스를 보강하기 위해 1군 자원이라고 판단해 지명했다. 풍부한 1군 경험을 갖고 있는 포수 자원으로, 투수 리드 및 볼 배합이 뛰어나고 준수한 블로킹과 2루 송구 능력을 보유했다. 타격에 있어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선수로, 1군 백업 포수로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신범수는 1군 경험이 있는 포수 자원으로, 2024시즌 백업 포수로서 활용이 가능한 선수로 판단했다. 아직 젊은 선수로, 경험을 쌓는다면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변화의 바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SSG는 이틀 뒤인 11월 24일 일부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추가 통보했는데,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면서 이와 같은 결정이 이뤄졌다.

2006년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18년간 한 팀에서 뛴 이재원은 2014년 이후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면서 SSG의 안방을 지켰다. 1군 통산 성적은 1426경기 4471타수 1087안타 타율 0.278 108홈런 612타점.

이재원은 2014~2016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데 이어 2018년 130경기 407타수 134안타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5타수 6안타 타율 0.240 1홈런 2타점의 성적을 올리는 등 팀이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8시즌 종료 이후에는 FA 자격을 취득하면서 SK와 4년 총액 69억원(계약금 21억원, 연봉 4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9년만 해도 139경기 451타수 121안타 타율 0.268 12홈런 75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긴 이재원이지만, 이듬해부터 계속 부진에 시달렸다. 2021년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022년 105경기 234타수 47안타 타율 0.201 4홈런 28타점, 지난 시즌 27경기 44타수 4안타 타율 0.091로 반전에 실패했다. 자연스럽게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진 이재원은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한화 이글스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이제 문제는 FA 김민식과의 협상이었다. 지난해 11월 FA 승인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포수는 단 두 명, 이지영과 김민식이었다. 여전히 포수의 가치가 높기도 하고 두 선수 모두 주전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2 신인 드래프트 SK(현 SSG) 2라운드 1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김민식은 2015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았고, 이듬해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17시즌 초반에는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4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하다가 2022년 5월 1:2 트레이드로 친정팀에 돌아오게 됐다. 이재원, 이흥련(은퇴) 등 포수 자원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SSG로선 많은 이닝을 소화할 포수가 필요했다. 냉정하게 김민식은 타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안방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그러면서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지난 시즌에는 122경기에 출전했고, 786⅔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투수들과 합을 이뤘다. 김민식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수는 리그 전체에서 박동원(LG 트윈스·982이닝), 장성우(KT 위즈·886이닝), 최재훈(한화·884⅓이닝), 유강남(롯데 자이언츠·821이닝) 네 명에 불과했다.

FA 시장 개장 이후 김민식과 교감을 나눈 SSG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초 구단 관계자는 "SSG와 김민식이 세 차례 만남을 가졌고, 서로 입장을 확인했다. 조율 중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김민식 선수가 있으면 우리 팀의 뎁스(선수층)가 좋아지는 부분도 있고, 구단도 선수의 경험치나 이런 걸 인정하기 때문에 계속 김민식 선수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달 15일 단장직을 맡게 된 김재현 SSG 단장도 "김민식 선수와의 FA 협상을 우선 생각해야 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하지만 2주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고, 그렇게 2024년이 밝았다. 김 단장은 지난 6일 "마음같아선 내일이라도 도장을 찍고 싶다"고 했지만, 양 측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오히려 더 활발하게 움직인 건 SSG였다. 김민식과의 협상에 진척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포수 영입에 나서게 됐다. 김재현 단장은 "진척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민식 선수가 잔류한다면 더 좋겠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계속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많이 다른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창구를 닫기보다는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2차 드래프트에 이어 트레이드까지 단행한 SSG가 포수 영입을 위해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김재현 단장의 말처럼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구단은 한숨을 돌리게 됐고, 선수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김민식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김민식 2015~2023년 연도별 정규시즌 성적

-2015년: 23경기 24타수 4안타 타율 0.167

-2016년: 88경기 144타수 37안타 타율 0.257 2홈런 14타점

-2017년: 137경기 352타수 78안타 타율 0.222 4홈런 40타점

-2018년: 125경기 310타수 76안타 타율 0.245 6홈런 37타점

-2019년: 53경기 96타수 16안타 타율 0.167 14타점

-2020년: 69경기 211타수 53안타 타율 0.251 2홈런 21타점

-2021년: 100경기 250타수 55안타 타율 0.220 3홈런 26타점

-2022년: 104경기 222타수 49안타 타율 0.221 2홈런 28타점

-2023년: 122경기 266타수 58안타 타율 0.218 5홈런 34타점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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