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0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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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계약서는 북북 찢고, 바르사 러브콜 시큰둥"…축구도사, 스페인 왜 거부했나

기사입력 2023.12.08 18:15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스페인 양대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모두 원했지만 끝내 친정팀 AC밀란에 남아 레전드가 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역대 최고의 레지스타(중원 깊은 곳에서 창의적인 패스나 탈압박으로 공격의 활로를 제공하는 역할) 안드레아 피를로다.

다만 그가 친정팀에 대한 의리로 남은 것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스페인 언론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7일(한국시간) 피를로가 이탈리아 세리에A 공식 라디오 방송에서 발언한 내용을 전하며 해당 사실을 보도했다. 피를로는 인터뷰에서 "레알과 바르셀로나 둘 다 날 원했지만 난 AC밀란에 남았다"고 밝혔다.

레알이 피를로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06년 이탈리아 축구계를 크게 흔들어놓은 스캔들인 '칼초 폴리' 때문이다. '칼초 폴리'는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의 회장 루치아노 모지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이탈리아 축구판 뒤에서 여론과 경기 결과까지에도 영향을 미친 대사건이다. 당시 모지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경기 심판 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기자들과 경찰에는 금품 및 뇌물을 상납해 여론 비판과 사법 단죄까지 회피하려했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유벤투스는 물론 AC밀란도 타격이 극심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유벤투스 뿐 아니라 AC밀란에도 해당 스캔들이 이익을 가져다줬다고 판단, 징계절차를 밟아 2부리그 강등 및 승점 15점 삭감 징계까지 내렸다. AC밀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지난 2002/0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달성했던 피를로도 졸지에 2부리거 신세가 될 뻔 했다.

이에 레알은 피를로에게 손을 내밀어 계속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피를로 또한 이에 혹해 레알과의 계약에 합의했고 서명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FIGC 징계 검토가 이뤄져 최종적으로는 밀란엔 1부리그 잔류 및 승점 8점 삭감의 징계를 내리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피를로는 레알로 가지 않아도 유럽 1부리그서 뛸 수 있게 됐다. 결국 피를로는 레알과의 계약을 최종 파기하고 밀란에 잔류했다.




피를로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끝나고 레알이 계약을 제의, 서명까지 했다. 그러나 칼초 폴리로 인한 강등이 취소되자 나는 '로쏘네리(AC 밀란의 애칭)'와 재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기회가 있으면 팀을 떠나려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후 피를로는 2010년 또 다른 스페인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에도 합의할 뻔 했다. 2010년 바르셀로나가 초대 회장 주안 감페르를 기리는 '주안 감페르 트로피' 대회를 개최해 밀란을 초청한 시기였다. 피를로는 "주안 감페르 트로피 경기를 치르러 바르셀로나로 갔을 때 당시 감독이던 펩 과르디올라가 나를 영입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과르디올라 사무실을 방문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으나 AC밀란이 라이벌 인터 밀란 전 공격수이자 당시 바르셀로나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힘겨워하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바르셀로나로 가지는 않았다.

피를로는 "과르디올라가 나와 이야기하기 위해 사무실로 불렀지만 동시에 AC밀란이 이브라히모비를 영입한다는 가능성 또한 대두되고 있었다"며 "결국 이브라히모비치가 AC밀란에 왔고 나 또한 가지 않고 남았다"고 밝혔다.





만약 이브라히모비치가 AC밀란으로 가지 않고 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열었다면 피를로 또한 바르셀로나로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AC밀란에서 두 번의 리그 우승과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뤄냈지만 층성도가 높다기보다는 상황 판단에 따라 잔류했다고 봐야 한다.

한편 피를로는 2017년 미국 MLS 뉴욕 시티 FC에서 은퇴한 후 감독으로 전향했다.

2020년 유벤투스의 감독을 맡으며 본격적인 프로 무대 사령탑으로 올라선 피를로는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명제를 입증하듯 실패를 거듭하며 현재 세리에B(이탈리아 2부리그) UC 삼프도리아 지휘봉을 잡고 있다.

삼프도리아에서도 힘겨운 듯 15경기 5승 3무 7패를 거두며 강등권에 위치해있다. 삼프도리아는 지난 시즌까지 세리에A(1부)에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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