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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8 - COVER STORY] 피겨 최고 유망주 박소연-김해진이 올바르게 성장하려면

기사입력 2010.01.09 00:41 / 기사수정 2010.01.09 00:41

조영준 기자

2009년을 빛낸 피겨 유망주 (하) - 박소연, 김해진 편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있어서 지난 2009년은 알찬 수확이 많은 해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피겨 여제'에 등극했다.

전 국민의 시선이 김연아에 몰려있는 동안, 한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의 성장도 멈추지 않았다. 곽민정(16, 군포수리고)은 작년 11월에 벌어진 '2009 전국회장기 피겨 스케이팅 랭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진출권을 따냈고 '피겨 신동' 이동원(14, 과천중)은 독일에서 벌어진 NRW트로피대회 노비스 부분에서 우승했다.

또한, 박소연(13, 전남 나주초)과 김해진(13, 관문초)의 성장도 놓칠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피겨 유망주는 바로 박소연과 김해진이었다.

둘 다 1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지만 이들이 수행하고 있는 기술과 점수는 국내 정상급이다. 또한, 지난해 나란히 태극 마크를 획득한 '최연소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박소연은 2008년 말에 벌어진 꿈나무대회와 전국랭킹전, 그리고 동계체전과 종별선수권 대회를 모두 휩쓸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 트리플 점프를 하나씩 완성해온 박소연은 트리플 토룹과 살코, 그리고 러츠 등을 구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넓은 비거리를 자랑하는 토룹은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플립 완성에 주력하고 있는 박소연은 실전 무대에서 이 점프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0일에 벌어진 '2009 피겨 스케이팅 꿈나무 대회' 7급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김해진은 트리플 5종 점프(토룹, 살코, 룹, 플립, 러츠)를 모두 소화하며 143.65점을 기록했다. 이 점수는 곽민정이 전국랭킹전에서 세웠던 143.87에 거의 근접한 점수였다.

만 12세의 나이에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성공시킨 김해진은 TES(기술요소)에서만 무려 54.07의 점수를 받았다. 이 점수는 지난해 김연아를 제외한 국내 여자 싱글 선수들이 기록한 TES 중, 가장 높은 점수였다.



아직 초등학생인 박소연과 김해진은 7급 자격까지 따냈다. 올 승급시험에서 최고 등급인 8급에 도전하는 두 선수의 성장세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꿈나무대회에서 두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이인숙 국민생활 전국스케이팅연합회장은 "두 선수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김연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연아 이후로는 최초로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뛰고 7급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에 대해 이인숙 회장은 "점프만 잘 뛰는 것이 아니라 스핀도 잘한다. 프로그램을 보고 매우 놀랐는데 앞으로 잘 성장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량이 뛰어난 세계적인 스케이터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뒤늦게 빛을 보며 급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자 싱글 선수들의 기술은 남자선수에 비해 일찍 완성되는 편이다. 체격이 다 성장하기 전, 어지간한 점프를 다 익혀놓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선수들에 따라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있고 비교적 늦게 빛을 보는 선수가 있다. 여자 선수들에 비해 남자 선수들의 재능은 오랜 기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여자 선수들은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다르지만 남자보다 일찍 완성되는 편이다"고 지적했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김연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케이터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대기'이고 벌써 '제2의 김연아'라고 운운하기엔 무리가 있다.

선배들을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이들은 9일부터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제64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대회'에 시니어 선수로 출전한다. 아직 나이가 어린 박소연과 김해진은 선배들에 비해 부담감도 훨씬 적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점은 국제대회의 경험이다. 박소연은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환태평양대회 여자 싱글 노비스에서 우승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해외전지훈련을 갈 여유도 없었지만 팬들의 도움으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또한, 김해진은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모든 훈련을 수행했다. 척박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두 선수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피겨 전문가들은 "김해진과 박소연을 비롯한 10대 초반의 선수 몇몇은 좋은 재능을 지니고 있다. 이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없이 지금처럼 꾸준하게 성장하는 점이다. 좋은 재목이 올바르게 성장한다면 한국 피겨의 전성기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큰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전지훈련의 기회와 국제대회의 경험을 주는 것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사항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 처한 국내 선수들은 여전히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다. 유망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일시적으로 끝난다면 한국 피겨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사진 = 김해진, 박소연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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