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21 06:24
스포츠

[피겨 인사이드] 그랑프리 파이널 고양시 결정에 피겨 팬들 ‘뿔’났다

기사입력 2008.06.24 04:30 / 기사수정 2008.06.24 04: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오는 10월 23일, 미국 에버렛시에서 개최되는 'Skate America'를 필두로 2008~2009 그랑프리 피겨 시즌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미국의 에버렛과 캐나다의 오타와, 중국의 베이징, 프랑스의 파리, 러시아의 모스크바, 그리고 일본의 도쿄 등의 6개 도시를 거쳐서 진행되는 그랑프리 대회의 마지막 종착역은 바로 12월 10일에 한국에서 열리게 되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 대회를 유치하고자 대한빙상경기연맹에 개최 신청서를 낸 도시는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였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을 개최하게 된 도시로 고양시가 선정되었습니다. 고양시청 교육체육과 측은 '지난 11일에 빙상연맹으로부터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개최지로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는 팩스를 받았다.'라고 개최지 결정에 대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고양시는 '12월 달에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지금 말할 수 없는 단계이고 여러 가지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답변했으며 관객석 2500석에 불과한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 대한 관중동원 문제에 대해서는 ‘어울림 누리 빙상장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경기장이기 때문에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관객석을 늘리는 부분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측에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피겨담당 관계자는 ‘고양시가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사실이며 장소는 어울림 누리 빙상장이 되겠지만 다른 대안을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KINTEX : 전시, 이벤트, 복합 공연장)도 대안 중 하나가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대안일 뿐이며 어울림 누리의 관객석을 늘리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고양시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의 개최도시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고양시가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유치신청을 하면서 대회타이틀 스폰서십에 필요한 예산 10억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서울시는 긍정적이지 못했던 반면, 고양시는 이 예산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라면서 ‘타이틀 스폰서십에 대한 권한과 결정은 모두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아닌 ISU(국제빙상연맹)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두 도시 간의 유치 성패가 타이틀 스폰서십 지원에 따라 결정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문제는 바로 이 대회를 갈망하고 있는 피겨 팬들이 ‘뿔났다’라는 것입니다. 국내 팬들의 기대도 크지만 전 세계가 지켜볼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고작 2500석의 작은 링크 장에서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피겨 팬들을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다음 아고라에 어울림 누리 개최 반대 게시판 등장

어느 종목에서건 대회 유치 장소 건에 대해 말들이 많았던 적은 익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개최지 문제를 두고 일어나고 있는 팬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습니다. 

23일에 개설된 한 아고라 게시물은 단 하루 만에 1200건의 추천을 받았으며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정치와 사회적인 문제가 아닌 스포츠계에 대한 문제로서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슈는 현재 드뭅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여러 게시판을 통해 피겨 팬들은 그랑프리 개최장소로 어울림 누리를 반대해왔습니다. 그랑프리 시리즈를 치르는 다른 국가들의 링크장은 모두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Scotiabank Place'는 무려 2만 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일본과 같이 한국이 빙상경기의 선진국은 아닙니다. 그리고 전문피겨링크장마저 없는 한국이 이들 국가처럼 좋은 경기장을 가질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을 고작 2500석의 작은 경기장에서 치른다는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 대회를 기대하고 있는 많은 팬은 현장에서 김연아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3연패를 이루는 모습을 직접 보고 성원해 주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팬에게 그럴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여러 단체들의 피겨에 대한 인식 부족과 팬들의 반응에 소홀히 했던 점이 문제

이번 대회를 유치하면서 여자 싱글 세계 최고의 선수인 김연아를 위시한 여려 가지 파급효과로 한국 피겨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는 충분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4대륙 대회 개최로 피겨대회가 주는 인프라에 눈을 뜬 고양시도 대회 유치에 대한 열정이 다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랑프리 대회를 유치하면서 드러난 어두운 점은 바로 한국 피겨계가 가지고 있는 기형적인 모습입니다. 막상 대회를 유치했지만 국제적인 규모의 대회를 감당할 링크장이 하나도 없다는 점과 개최지 선정에 나선 관계자들이 처음부터 이런 부분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각 도시들과 다각적으로 검토를 해왔다면 결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장소를 2500석의 링크장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어울림 누리와 목동 아이스 링크에서 그랑프리 파이널이 벌어졌을 시에 나타날 팬들의 반응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대회 준비를 해온 것도 문제점이었습니다. 국제 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행정적인 절차와 수익의 형평성을 생각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지속적으로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 피겨 팬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가치를 생각했다면 더 좋은 링크장에서 경기가 치러지도록 시작 단계부터 깊숙이 유념했었어야 합니다. 이것은 어느 특정단체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빙상연맹을 위시한 각 시도 단체들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가치와 피겨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컸었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가장 큰 문제점은 국내 여러 단체의 피겨에 대한 무관심과 인식의 부족에 있었습니다. 아무리 절차상으로 난관이 있다 하더라도 피겨에 대한 인식과 그랑프리 대회로 인한 파급효과를 진심으로 느끼고 있었다면 팬들이 원하는 체조경기장과 같이 좋은 실내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도 일찍부터 충분히 검토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회 유치를 위해 어떠한 수익을 내느냐를 넘어서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팬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점입니다. 현재 축구팬들과 야구팬들 이상으로 가장 뜨겁고 열정이 넘치는 피겨 팬들은 그랑프리 대회와 관련된 각 단체들에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문의와 항의 글을 넣고 있습니다.

다음 아고라와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김연아와 관련된 각종 게시판에서 끊임없이 이 문제가 제기되는 현실을 보면 가장 중요한 피겨 팬들의 입장이 충분하게 검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대회 개최지는 결정되었고 남은 것은 행정적인 절차와 실천으로 옮겨질 대회 준비만이 남은 현실이지만 ‘뿔난’ 피겨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회와 관련된 단체들이 저마다 입장과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대회가 치러지면 경기장을 찾을 팬들의 목소리에 무엇보다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국제대회를 치를만한 전문 링크장이 없는 문제와 특정 외국 축구구단에는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최고 수준의 피겨 대회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 인식의 문제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사진 = 김연아, 페스타 온 아이스 (C) 장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피겨의 미래를 빛낼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필자가 미래에 한국 스포츠가 국제적인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종목이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피겨 팬들과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있는 칼럼을 섞은 새로운 형식의 기사로 '피겨 인사이드'를 구상했습니다. 피겨 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의 소통을 나누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 이 글의 취지입니다.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