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홍은동, 김환 기자) 능력이 없었다면 기대도 없었을 것이다.
FC서울 부임 3년 차에 접어든 김기동 감독, 그리고 김 감독 체제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서울을 향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서울은 전북 현대나 대전 하나시티즌처럼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지는 않지만, 2024시즌과 지난 시즌에 이어 3년 연속 파이널A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여겨진다.
김 감독은 서울이라는 팀과 자신을 향한 외부의 기대가 큰 이유는 그만큼 스스로가 능력을 갖춘 사람이며, 서울이 리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대가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이전부터 그랬듯 이 부담감을 원동력 삼아 치고 나가겠다는 생각이었다.
25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먼저 중국 하이난에서 진행한 동계 전지훈련부터 비셀 고베와 산프레체 히로시마(이상 일본)를 상대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두 경기를 돌아봤다.
고베에 0-2로 패한 뒤 히로시마와 2-2로 비기면서 ACLE 리그 스테이지를 마친 서울은 7위로 대회 16강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사실 3주 쉬고 한 달을 준비해서 경기에 나간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ACLE이 추춘제가 됐는데, 리그는 춘추제다 보니 선수들에게는 쉬는 시간을 적게 줄 수밖에 없어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1월에 쉬었다가 들어왔기 때문에 체력 운동과 경기를 병행하면서 준비해야 하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며 "전지훈련을 유럽으로 갈지도 고민했지만, 시차가 있기 때문에 고베전을 준비할 때 시차나 환경 등을 고려하다 결국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예전 같으면 서울은 가고시마(일본)로 갔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 팀들도 많이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그 팀도 경기를 하기가 부담스러운 시기였다"며 "우리도 일주일 정도 몸을 만들고, 나머지는 경기 형태로 시즌을 준비했다. 이것이 고베전에서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후반전에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트랜지션(전환)이 있는 경기, 실전 같은 경기를 해보지도 않았다. (전지훈련에서는) 거의 상대를 몰아놓고 경기를 했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희망적으로 바라봤다.
서울의 1~2월 일정은 유독 빡빡했다. 동계 전지훈련 이후 고베 원정을 떠났고, 국내에서 히로시마와 경기를 치른 뒤 홍콩축구협회의 초청을 받아 홍콩에서 열리는 구정컵에 참가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이다.
선수들의 몸이 고장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선수단 사이에서는 감기몸살과 장염이 유행병처럼 돈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지금 사실 많이 피곤하다. 나도 중국 다녀와서 이틀 훈련하고, 고베, 히로시마와 경기를 하고 홍콩을 다녀왔다. 선수들도 기온 차를 겪고 이동하다 보니 (피로가 쌓였다)"며 "안데르손이 히로시마전에 왜 안 나왔냐고 하는데, 고베에 다녀온 뒤 감기몸살이 걸렸다. 장염도 유행인 것 같다. 그래서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짧은 준비 기간과 여유롭지 않은 일정 속에서도 서울은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에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김 감독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주고 있다. 강팀들과 경기를 하면서 앞쪽에서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많이 준비했는데, 상대가 압박할 때 압박을 풀어내는 게 부족했다. 내려와서의 위치, 포지셔닝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래서 그런 부분을 히로시마전에 바꿨다. 지금도 선수들과 전술적인 부분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행히 선수들도 재밌다고 반응해서 이게 자리를 잡으면 재밌게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그 개막에 앞서 치른 두 번의 ACLE 경기도 큰 도움이 됐다.
김 감독은 "그래도 우리가 두 경기 공식전을 뛴 것이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고베전이 올해 첫 경기였다.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게 느껴졌다. 우리도 일찍 시작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한숨을 쉬었으니 리그에서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올해에도 기대라는 압박감 속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김 감독은 늘 그랬듯 이런 상황을 즐기겠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의 이런 태도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그는 "기대를 하는 건 나도 충분히 알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그만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기대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매일 꼴찌 하는 애한테 전교 1등 하라고 하면 하겠나. 그런 기대는 없을 것이다. 나도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기대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부담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아울러 "더 좋아져야 한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서울이 그동안 어려운 시간을 겪었고, 내가 오면서도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어려운 기간을 보내고 ACLE라는 결과를 2024년에 만들어냈기 때문에 2025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을 것이다. 하지만 변수들이 생기면서 나도 당황했던 부분들도 있었다. 작년은 버티면서 지낸 1년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올해는 그런 것들의 연장선에서 다시 발돋움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씀드린 것처럼 팬들의 시선과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실전이 되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훈련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사진=홍은동,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