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탁구가 쌓은 만리장성이 속도감 있게 무너지고 있다.
탁구 만큼은 영원히 세계 1강일 것 같았던 중국이 고개를 숙이는 중이다.
2026년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첫 대회인 '챔피언스 도하'에서 중국 탁구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남자단식에선 결승 진출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여자단식에선 1~4번 시드를 확보했음에도 우승을 놓쳤다.
챔피언스는 WTT 시리즈 중 그랜드 스매시 다음으로 레벨이 높은 대회다. 부상이 없는 한 세계 톱랭커들이 대부분 참가한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12월 왕중왕전 성격의 WTT 파이널스에 출전했다가 나란히 부상으로 신음한 남자단식 세계 1위 왕추친과 여자단식 세계 1위 쑨잉사가 불참을 선언했지만 나머지 상위 랭커들은 모두 참가했다.
그러나 두 종목 모두 우승을 놓치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12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단식 결승에선 세계 7위 주위링(마카오)이 세계 4위 천싱퉁(중국)을 게임스코어 4-2(5-11 13-11 3-11 11-7 11-8 13-11)로 제압하고 깜짝 우승을 거뒀다.
중국은 톱시드 받은 세계 2위 왕만위가 8강에서 중국 귀화 선수 출신 한잉(독일·세계 22위)에게 3-4로 무너지는가 하면 세계 5위 왕이디(중국)도 8강에서 주위링에 패퇴했다. 역시 중국의 강자인 콰이만(3위)은 준결승에서 천싱퉁에 졌다.
남자단식은 더욱 처참해서 톱시드 받은 린스둥(2위)이 준결승에서 한국의 에이스 장우진(18위)에 2-4로 충격패하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샹펑(11위), 저우치하오(40위)는 일본의 에이스 하리모토 도모가즈에 연속으로 잡혔으며 량장쿤(7위), 천위안위(23위)는 같은 중국 선수에 패해 대회를 중단했다. 남자단식 결승은 중국이 한 수 아래로 내다보던 한국(장우진)과 대만(린윈루) 선수간 대결로 이뤄져 린윈루가 우승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남자단식에서 유럽과 일본의 공략에 고전하는 중이다. 세계랭킹 3위인 우구 칼데라누(브라질)도 중국 킬러로 나서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판전둥이 국제무대에서 은퇴한 뒤 중국 남자단식을 이끄는 왕추친과 린스둥의 기량이 이전 레전드 만큼은 아니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선 여자단식도 노란불이 켜졌음을 알렸다. 쑨잉사의 기량이 워낙 빼어나 그가 부상 털고 돌아오면 달라질 순 있지만 다른 선수들은 '언터쳐블'이 아님이 이번대회에서 드러났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중국 탁구를 이끄는 에이스가 부재한 상황이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