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기준이 바뀐 2025년이다. 결성하자마자 국제대회를 휩쓴 대한민국의 김원호-서승재 조 때문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2025년 결산'에서 순식간에 남자복식 '1강'으로 올라선 세계 1위 김원호-서승재 조를 주목했다.
BWF는 김원호-서승재 조를 "압도적 조합"으로 칭하며 2025년 남자복식의 기준을 새로 세운 팀으로 평가했다.
둘은 2025시즌 초반 재결합과 동시에 빠르게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김원호와 서승재는 서로의 강점을 정확히 이해한 조합을 바탕으로 강력한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 그리고 영리한 샷 선택을 절묘하게 섞어냈다.
BWF는 이들의 플레이를 두고 "노련한 상대조차 체계적으로 무너뜨리는 완성형 복식"이라고 묘사했다. 단기간에 호흡을 끌어올린 점 역시 시즌 내내 상대 팀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성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두 선수는 시즌 마지막 무대인 2025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 도달하기까지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쌓아 올렸고, 그 중엔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우승도 있었다.
이어 시즌 최종 무대인 파이널에서도 대미를 장식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중국의 강호 량웨이컹-왕창 조를 게임스코어 2-0(21-18 21-14)으로 완파하며 시즌 11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김원호–서승재 조는 중국 복식의 전설 리융보–톈빙이가 1988년에 기록한 한 시즌 10회 우승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의 남자 복식 시즌을 완성했다.
특히 서승재는 개인적으로도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올해 2월 태국 마스터스에서 진용과 함께 거둔 우승까지 포함해 2025시즌에만 무려 12개의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는 BWF 월드 투어 체제에서 단일 시즌 기준 한 선수가 거둔 최다 우승 기록이다. 파트너를 달리 하면서도 정상급 성과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서승재의 가치 역시 재조명됐다.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혼합복식을 모두 합친 복식 전문 선수 상금 랭킹에서도 서승재과 김원호는 각각 50만 3584달러(약 7억 2767만원)와 49만 6696달러(약 7억 1772만원)의 상금을 벌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BWF는 "2025년이 저물어 갈수록 팬들과 전문가들은 김원호–서승재 조의 성과를 오랫동안 분석하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지속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시즌은 쉽게 반복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안세영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역사를 새로 썼다면, 김원호–서승재는 남자 복식에서 '압도적 시즌'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BWF의 2025년 결산이 말해주듯, 김원호–서승재의 2025시즌은 기록이 아닌 기준으로 남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