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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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승 제물? 생각보다 잘 한다!…'월드컵 3차전 상대' 남아공, 네이션스컵 앙골라전 2-1 승리→피지컬·결정력·정신력 모두 준수했다

기사입력 2025.12.23 13:16 / 기사수정 2025.12.23 13:16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다가올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의 행보가 예상보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별리그 1승 제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202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에서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의 남아공은 23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마라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앙골라(89위)를 2-1로 제압했다. 앙골라는 내년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아니지만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등 아프리카에선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이다.

남아공은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의 강도와 밀도를 보여줬다.


이날 남아공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골문은 주장 론웬 윌리엄스가 지켰고, 수비진에는 오브레이 마포사 모디바, 음베케젤리 음보카지, 시야봉고 은게자나, 쿨리소 무다우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테보호 모코에나와 스페펠로 시톨레가 더블 볼란치로 섰고, 2선에는 시포 음불레, 모하우 은코타, 오스윈 아폴리스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 소속의 공격수 라일 포스터가 맡았다.

이에 맞선 앙골라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우구 마르케스를 골키퍼로 내세우고, 카르네이로, 부아투, 가스파르, 마타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쇼, 겔손 달라, 프레디, 마에스트로, 루붐보가 중원에 배치됐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은졸라가 출전했다.



킥오프 직후부터 앙골라는 적극적인 전진 패스와 세트피스를 앞세워 남아공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분 앙골라가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볼이 달라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됐고, 골문을 향한 헤더가 날아갔지만 남아공 골키퍼 윌리엄스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전반 초반의 흐름은 오히려 앙골라가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남아공은 전반 5분 이후부터 후방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서서히 경기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수비라인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던 남아공은 전반 12분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공격수 포스터가 골문 정면에서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으나, 앙골라 골키퍼 마르케스가 몸을 날려 간신히 쳐내며 실점을 막았다. 

앙골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5분 프레디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는 다시 한 번 윌리엄스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이 장면을 포함해 전반에만 윌리엄스는 세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하며 남아공의 골문을 지켜냈다.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하던 남아공은 전반 20분 마침내 균형을 깼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포스터가 볼 컨트롤에 실패하며 흐른 공을 아폴리스가 놓치지 않았다. 아폴리스는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낮게 깔린 슈팅은 골대 왼쪽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선제골 이후에도 경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앙골라는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달라의 헤더로 골문을 노렸지만, 윌리엄스가 반사 신경을 발휘해 쳐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계속된 압박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전반 36분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쇼가 골문 앞에서 감각적인 터치로 방향을 바꾸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남아공 수비진이 모두 페널티지역으로 내려와 있었지만 쇼의 움직임을 놓치며 실점을 허용했다.

동점골 이후 분위기는 더욱 거칠어졌다. 전반 41분 모디바와 루붐보가 강하게 충돌하며 양 팀 벤치가 모두 일어서는 신경전이 벌어졌고, 주심은 연속해서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상황을 정리했다.

추가 실점 없이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은 전반과 달리 다소 거친 흐름 속에서 시작됐다. 양 팀 모두 체력 소모가 눈에 띄었고, 공은 중원에서 자주 끊겼다. 남아공은 여전히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공격 전개 속도가 느려졌고, 앙골라는 역습을 노리며 기회를 엿봤다.

이런 흐름 속에서 후반 초반 남아공에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교체로 투입된 체팡 모레미가 후반 6분 빠른 침투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포스터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플레이에 관여했다는 판정이 내려지며 득점은 취소됐다.

이후 경기는 더욱 답답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후반 18분 남아공은 박스 안에서 무다우가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요구했지만, 주심은 과장된 동작이 있었다고 판단해 오히려 앙골라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후반 34분 남아공의 해결사가 등장했다.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포스터는 주저 없이 오른발을 휘둘렀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결승골 이후 남아공은 무리하지 않고 라인을 내리며 경기 운영에 집중했고, 결국 경기는 남아공의 2-1 승리로 끝났다.



남아공은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고, 수차례 수비 불안을 노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의 선방과 포스터의 결정력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30년 만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남아공으로서는 결과와 과제를 동시에 확인한 경기였다.

이 경기는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FIFA 랭킹과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남아공이지만, 강한 피지컬과 빠른 전환, 그리고 포스터와 같은 결정력 있는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홍명보호가 남아공을 상대로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를 면밀히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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