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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못 지키는 불펜진, 그들은 왜 무너졌나

기사입력 2017.06.27 05:30 / 기사수정 2017.06.26 15:46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6월 중순, 이르게 찾아온 더위와 함께 마운드의 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KBO리그가 다시금 높은 타율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 충분한 체력과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영향을 받아 투고타저 양상을 띄는가 했으나, 이내 '도루묵'이 됐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도 변화를 보였지만 무엇보다 구원진이 무너지며 경기 후반 난타전이 되는 모습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팀은 LG 트윈스다. LG 불펜진은 4월 한 달간 2.49라는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6월 중순인 현재 LG는 여전히 1위지만, 자책점은 3.68까지 올랐다. 2위에 오른 NC 다이노스가 4.04를 기록했고, 3위 한화 이글스는 4.81로 2위와 꽤 차이가 크다. 사실상 LG, NC를 제외하고 경기 후반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불펜을 구성한 팀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불펜 붕괴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투수들의 체력저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제 중간 계투 선수들이 지치는 시기가 됐다"며 마운드가 낮아진 원인을 짚었다. 장 감독은 "6월쯤 되면 불펜의 체력과 구위가 떨어질 시기다"라며 "휴식 후 등판할 때는 괜찮지만 연투 시 확실히 시즌 초반과 같은 구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투수들의 체력 저하와 더불어 매년 이맘쯤 타선이 탄력을 받는 시기라고 전했다. 양 감독은 "5월 말에서 6월은 타격감이 올라오는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비해 득점권에서 올리는 타점이 늘었다"라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이 시점은 투수들은 지쳐가는 시기고, 타선은 반대로 탄력을 받는다는 의미다.

또 다른 원인은 올 시즌 '뜨거운 감자'인 스트라이크 존이다. 지난 3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충격의 예선 탈락을 겪은 후 S존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심판 측은 이를 받아들여 시즌 초반 넓은 존을 적용했다. 그러나 야구계는 현재 S존에 대해 "지난해보다는 넓지만, 시즌 초보다는 좁아졌다"는 의견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확실히 올 초와 비교했을 때 존이 좁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허나 좁아진 존이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들쑥날쑥했던 존에 일관성이 생기며 다듬어지는 과정 속에서 지나치게 넓었던 범위가 적절히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히려 타자들이 좁아진 존에 적응해나간 점을 주목해야 한다. 김진욱 감독은 "타자들이 이제 멀어보이는 공에도 익숙해지며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고 요인을 짚었다. 초반 "이런 공을 어떻게 치나"라고 고개를 저었던 타자들이 이제는 제각기 대처법을 만들어 투수들의 볼을 때려내고 있다.

결국 몇 년간 KBO리그의 추세였던 '타자 강세'가 여전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리그 불펜이 안고 있던 약세는 결국 그대로였다. 투수들의 질적 향상 없이 S존의 확대만으로 타고투저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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