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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20주년' 넬 "'컬러스 인 블랙', 태국서 작업…많이 정화됐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10.10 07:51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스타들의 스타, 밴드 넬이 오랜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다. 

10일 오후 6시 넬은 정규 8집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을 선보인다. 넬의 정규 앨범은 3년 만이다. 

1999년 결성, 올해로 결성 20주년을 맞이한 넬은 탄탄한 코어 팬덤을 지닌 국내 대표 밴드다. '넬'만의 색깔을 지닌 곡들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넬의 팬을 자처하는 스타들도 많아 '스타들의 스타'이기도 한 이들은 결성 20주년을 맞아 고심 끝에 고른 곡들로 가득 채워넣었다. 

넬 김종완은 "이번 앨범은 조금 설렘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규보다는 미니 앨범 형태가 보편화된 지금이기에 나름대로의 걱정도 있었다. 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더 큰 보람을 느낀 넬에게 이번 앨범 작업은 무척 특별했다. 태국 방콕에서도 1시간 가량 더 떨어진 한 외딴 스튜디오에서 이번 앨범 작업이 진행됐다. 뮤지션들이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스튜디오다. 영국에서 전문가들이 건너와 스튜디오를 구상했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 편의점을 가려고 해도 한참을 나가야 할 정도다. 

평소보다 술도 적게 마셨다. 독주를 마시는 대신에 맥주 1,2캔으로 대신하는 정도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며 순수하게 음악에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는게 넬의 설명이다. 이재경은 "예전부터 스튜디오를 알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결심을 해서 이번에 가서 새롭게 우리끼리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종완은 "(한국에서는)바람을 쐬러 나가거나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도 굉장히 도시다. 근교나 펜션을 여행으로 가기도 했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그런 곳에서 작업을 해보게 됐다"고 거들었다. 

그는 "한국에 있으면 일적인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음악을 만들 때도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의 음악씬을 알게 모르게 의식하는 것 같아 그런 것 없이 편하게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 더 돈독해지는 계기도 됐다. 우리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고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이정훈은 "우리가 알던 작업실에서 했을 때는 분명히 나오지 않았을 법한 음악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거기서 순간적으로 나왔던 스케치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태국에서의 작업을 통해 '블랙'에 가까웠던 음반이 '컬러 인 블랙'이 됐다. 넬은 '블랙'이 자신들이 가진 어두운 이면이라고 설명한다. 슬픔과 우울, 불안감, 절망감 같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뭉쳐 자칫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다고 느끼고 벗어날 수 없다고 느끼기도 했단다. 얼핏 모두 '블랙' 같지만, 그 안에도 다양한 색깔들이 있음을 찾아냈다. 

이 곳에서 탄생한 타이틀 '오분 뒤에 봐'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에 본게 언제인지 너무 오래된듯해', '많이 바쁜가봐 보기 힘들다', '한땐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본 거 같은데', '정말 이러다 1년에 몇 번도 못 볼 거 같아' 등의 가사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어릴 때는 거의 매일 같이 만나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고 각자의 삶과 생활이 생기면서 당연했던 매주의 만남이 한달에 1,2번으로 어느새 3달, 나중엔 1년에 1,2번 정도가 되고 만다. 

김종완은 이제 자신들이 언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고 설명한다. 과거같으면 사고라고 생각하거나, 어린 나이에 떠난 친구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는 자연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완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되고 나니 앞으로 이렇게 되다 보면 볼 수 있는 날이 몇 번 안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많이들 하는 이야기가 '우리는 다르다'는 거다. 나이가 많이 들어도 평생 이렇게 살 것 같다고 하는 친구들이라는 건데, 마음은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게 씁쓸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안타깝기도 해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김종완이 스위스에서 살던 어린 시절, 그와 가장 친했던 터키 친구가 자주 말했던 '오분 뒤에 봐'가 그대로 제목이 됐다. 김종완이 그 덕분에 기타를 배웠을 정도로 친한 친구다.

이어 "우리도 굉장히 오래된 친구들이다. 쓰고 나니까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노래가 슬프더라"며 "나쁜 내용이 아닌데 뭔가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슬프게 다가왔다. 아마 제 생각에는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20대건 30대건 40대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김종완의 자작곡들이 수록됐다. 녹음까지 했던 곡은 20곡이 넘지만 이를 13곡으로 추려냈고, 이 중에서 다시 고르고 골라 9곡으로 만들어냈다. 그동안 넬은 한 음반 안에서 어느정도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의도적인 것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가사가 테마를 잡아주는 것이 있어 사운드적으로는 각각 다른 스타일의 곡을 넣는 시도를 했다고 소개했다. 자신들에게는 상당히 특이한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넬은 지난 1년 이런저런 일들을 겪었다. 공연도 많이 했지만, 사적인 측면에서 슬픈 일들이 있었다. 자신들의 안에 독기가 쌓여가고 있었던 시기였다. 김종완은 "이 모든게 다 싫다는 느낌이 있었다. 태국을 그래서 정말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태국에서 작업하면서 음반에 나쁜 것만을 표출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많이 정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당시에 만들었던 또 다른 곡들도 꼭 발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종완이 '심각하게' 아끼는 곡이라는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넬은 이번에는 앨범 발매 공연 대신 연말 공연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퀄리티 측면에서 연말 공연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김종완은 "연말공연 하나만 준비하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빠듯한 작업이다. 크리스마스 공연이 거의 앨범 발매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구체적인 회차 등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끝으로 김종완은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는데 열심히 작업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며 "최선을 다해 만들었으니 들으시는 분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다. 팬도 우리도 조금만 더 여유를 가족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노래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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