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영국 유력 일간지가 다가오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여자아시안컵을 앞두고 오랜 침묵을 깬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가디언은 24일(한국시간) "북한,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여자아시안컵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10년 넘게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던 세계랭킹 9위 북한이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가 주도의 전폭적인 투자'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노르웨이 대표 엘렌 빌레의 연설에 영감을 받아 여자 축구를 국가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도구로 낙점했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군 소속 여자 팀 창설, 유소년 발굴 시스템 구축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김정일 체제 하에서 여자 축구는 북한의 정치적 메시지를 알리는 훌륭한 수단이었고,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는 평양 거주증과 아파트, 해외여행 기회 등 파격적인 보상이 주어졌다.
초기 투자의 결실로 북한은 2001년부터 2008년 사이 아시안컵에서 3차례나 우승하며 아시아 최강국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에서 5명이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이며 거침없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북한은 "벼락을 맞은 뒤 사향노루 추출물을 투여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내놓았지만, FIFA로부터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성적 부진과 코로나19 팬데믹 봉쇄까지 겹치며 성인 대표팀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실상 국제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기나긴 암흑기 속에서도 2013년 개교한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중심으로 한 유소년 육성 전략은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출신들로 구성된 유소년 대표팀은 연령별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휩쓸며 최근 2년간 4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화려한 유소년 성과를 발판 삼아 다시 일어선 북한은 오는 3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왕좌 탈환에 나선다.
이어 3월 9일에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라이벌 중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가디언은 "이번 아시안컵은 한때 뜻밖의 초강대국이었던 북한 여자 축구가 다시 깨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가장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가디언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