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1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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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구단, FA컵 우승팀 잡았다→월요일엔 본업 위해 교실로…'체육 교사' 히스콧, 학생들에게 영웅 되다

기사입력 2026.01.14 00:45 / 기사수정 2026.01.14 00:45

이우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FA컵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린 그 역사적인 날의 주인공은, 불과 며칠 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호루라기를 불어야 하는 체육 교사였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매클스필드 FC 수비수 샘 히스콧이 FA컵 3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뒤 월요일에 체육 교사로 다시 출근한다"고 주목했다.

매클스필드는 10일 영국 매클스필드의 더 리싱 닷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제압하며 역사에 남을 자이언트 킬링의 주인공이 됐다.

주장 폴 도슨이 전반 43분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5분에는 아이작 버클리-리케츠가 추가골을 보탰다. 팰리스는 경기 막판 예레미 피노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ESPN은 "FA컵 우승팀이 논리그(5부 리그 이하) 팀에 탈락한 것은 역사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번 결과를 '컵 대회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표현했다.



히스콧은 이 경기에서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진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월요일에 다시 체육 교사로 출근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며 "아이들 앞에서 미소를 숨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SPN'은 "히스콧은 맨체스터 인근 도시 올트링엄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3세부터 11세까지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체육 교사"라고 전했다. 그는 이 경기 전날 학교에서 만난 일부 학생들로부터 "'퇴장당하지 말고 페널티킥을 내주지 말라'는 농담 섞인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의 분위기는 주장 폴 도슨이 초반부터 만들어냈다. ESPN은 "도슨은 경기 초반 강력한 태클로 상대와 충돌해 머리에서 피를 흘렸고, 붕대를 감은 채 경기를 이어갔다"며 "그의 투혼이 경기 전체의 톤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도슨의 활약이 2020년 매클스필드 타운 해체 이후 새롭게 출범한 클럽이 다시 일어서려는 정신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ESPN은 이어 "도슨은 축구 코치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동시에 친구의 양초 사업을 돕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경기를 앞두고는 눈이 쌓인 구장을 직접 치우는 데 나섰다"고 주목했다. 이들은 "도슨은 감독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 경기장에서 삽을 들고 눈을 치우고 있었다"며 그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매클스필드의 끈끈한 결속력은 최근 팀이 겪은 비극 속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ESPN은 "매클스필드가 지난해 12월 16일 베드퍼드 타운 원정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21세의 공격수 에단 맥클라우드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히스콧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서로를 찾았을 때, 많은 선수들이 '이 승리는 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는 매번 그를 생각하며 그라운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지만, 선수와 스태프, 팬과 가족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며 "이 팀이 얼마나 특별한 공동체인지를 다시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이변을 넘어, 생업과 축구를 병행하는 하부 리그 선수들과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낸 집단의 힘을 상징했다. 

초등학교 교사와 파트타임 노동자들이 한 팀으로 뭉쳐 FA컵 디펜딩 챔피언을 쓰러뜨린 이 밤은, 이 대회가 왜 여전히 '마법의 대회'로 불리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매클스필드 FC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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