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배드민턴 황제' 안세영의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대회 정상 등극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매체 '배드민턴 스피릿'은 지난 11일 "안세영이 왕즈이에게 스트레이트 승리로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며 "일본 선수들이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다른 나라의 강자들이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시즌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배드민턴이 새해 첫 대회에서 여자단식 6명, 여자복식 6개 조 등 총 22팀이 나섰으나 여자복식 마쓰모토 마유-후쿠시마 유키 조 하나만 준결승에 올라 한국의 이소희-백하나 조에 0-2로 완패한 것을 빼고는 모두 준결승 이전에 패하거나 기권했다.
반면 안세영은 체력적 부담 속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니 일본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악사이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중국의 왕즈이를 게임 스코어 2-0(21-15 24-22)으로 꺾었다.
안세영은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 예상보다 더 크게 고전했다. 1게임에서 왕즈이의 공세에 쉽게 대처하지 못한 데다 실수까지 나오면서 1-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안세영은 역시 안세영이었다. 조금씩 격차를 좁힌 끝에 8-8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10-11에서는 7연속 득점으로 스코어를 17-11로 만들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아왔다.
안세영은 6점 차 리드를 여유 있게 지켜냈다. 왕즈이의 파상공세를 특유의 그물망 수비로 막아낸 뒤 과감한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안세영이 1게임을 21-15로 따내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게임은 엄청난 접전이 펼쳐졌다. 안세영은 초반 3연속 실점으로 주춤했지만, 왕즈이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고 헤어핀 싸움에서 이기며 추격을 시작했다.
안세영은 순식간에 동점을 만든 뒤 왕즈이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왕즈이가 다시 앞서가는 듯했지만, 다시 7-7로 스코어가 같아지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혈투가 펼쳐졌다.
안세영은 경기 템포를 높이면서 왕즈이를 압박했다. 하지만 안세영이 순간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듯 갑자기 스피드가 떨어졌고, 왕즈이가 이 부분을 파고 들었다. 안세영의 실수가 나오면서 스코어가 8-14로 벌어져 2게임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그러나 안세영은 안세영이었다. 왕즈이의 점수를 '19'에서 묶어둔 뒤 차분하게 추격을 시작했다. 19-19로 동점을 만들고 왕즈이를 압박했다. 왕즈이에 20점 고지를 먼저 허락하기는 했지만, 곧바로 파상공세를 퍼부은 끝에 듀스 승부를 끌고 갔다. 세 번의 듀스 이후 23-22로 역전한 안세영은 24-22로 결국 2게임 안에 승부를 끝내면서 마지막 순간 웃었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으로 2026시즌 첫 대회이자 슈퍼 750 이상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포문을 열었다. 또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역대 네 번째 3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도 쌓았다.
왕즈이 상대 '초강세'도 이어갔다. 통산 21전 17승4패의 압도적인 우위는 물론, 지난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부터 9전 전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9승 중 8승이 국제대회 결승으로, 왕즈이는 안세영이라는 벽에 막혀 8번이나 우승 기회를 놓쳤다.
'배드민턴 스피릿'은 "안세영은 지난해 11회 우승을 기록했다. 올해 말레시이아 오픈에서는 1게임을 먼저 따낸 뒤 2게임에서 11-18로 끌려갔지만, 맹추격에 나선 끝에 24-22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첫 상위 투어 대회에서 훌륭하게 우승을 차지했다"고 치켜세웠다.
안세영은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승 11승을 달성하는 역사를 썼다. 2019년 일본 남자 배드민턴의 레전드 모모다 겐타가 기록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여자 선수 중에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11회 우승을 이뤄낸 주인공이 됐다. 승률도 94.8%를 찍으면서 역대 최강의 배드민턴 선수 린단(중국), 리총웨이(말레이시아)를 넘어 역대 최고 승률을 자랑했다.
안세영은 여기에 2025시즌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약 14억 6453만원)를 수확, 배드민턴 사상 첫 100만 달러 상금을 손에 넣은 선수로 우뚝 솟았다.
안세영의 시대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출발을 알리는 말레이시아 오픈에서도 트로피를 품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