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그간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에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을 전가했던 파리 생제르맹이 이번 대패의 원인으로는 아무도 거론할 수 없게 됐다.
PSG는 5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1-4라는 충격적인 점수로 패배했다.
PSG는 이번 뉴캐슬전에서 패하며 조 2위로 추락했다. 뉴캐슬은 지난 밀란전 무승부에 이어 홈에서 PSG를 잡아냈으며, 함께 열린 밀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가 0-0으로 마무리되며 조 선두로 올라섰다.
PSG는 경기 초반 실수를 범했고, 챔피언스리그 무대가 간절했던 뉴캐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리드를 잡았다. 전반 17분 마르퀴뇨스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기마랑이스에게 걸리며 이삭에게 연결됐다. 이삭의 슈팅이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혀 튕겨 나오자 알미론이 이를 재차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PSG 골망을 흔들었다.
뉴캐슬은 추가골도 빠르게 터트렸다. 전반 38분 알미론이 날카로운 드리블로 PSG 페널티박스 우측 부근까지 진출해 에르난데스의 반칙을 끌어내며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프리킥은 문전 앞에 위치한 이삭의 머리와 수비수의 발을 거쳐 문전 안으로 향하는 듯 했으나 돈나룸마가 선방했다. 이후 기마랑이스의 크로스를 번이 헤더로 연결해 이 슈팅이 골라인을 넘은 듯 보였는데, 주심은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확인했는데, 결국 득점이 인정되며 뉴캐슬은 두 골 차로 앞서 나갔다.
PSG는 후반 초반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5분 트리피어의 침투 패스를 받고 PSG 수비 뒷공간에서 기회를 잡은 롱스태프가 곧바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고, 돈나룸마의 몸을 맞고 슈팅은 PSG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1분 자이레 에메리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가 만회골에 성공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뉴캐슬로 넘어간 후였고, 이후 계속된 음바페의 분전도 소용없었다. 후반 40분 음바페는 뉴캐슬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패스를 받아 곧바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골문이 아닌 골대 옆으로 향했다.
후반 막판 결정적인 역습 기회도 파리를 외면했다. 후반 41분 바르콜라의 인터셉트를 시작으로 전개된 역습에서 음바페가 페널티박스 안에 진입해 수비수들을 자신에게 몰아둔 뒤 박스 정면에 위치한 비티냐에게 컷백 패스를 건넸는데, 비티냐가 다이렉트로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PSG의 공격을 막아낸 뉴캐슬은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박았다. 뉴캐슬의 공격을 저지한 셰어가 제이콥 머피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슈팅 기회를 잡았고, 페널티박스 아크 우측에서 강하게 때린 슈팅이 돈나룸마가 손 쓸 수 없는 골대 구석으로 향하며 뉴캐슬의 네 번째 득점이 터졌다. 결국 경기는 홈에서 4골을 터트린 뉴캐슬의 4-1 승리로 마무리됐고, 아쉬운 패배가 아닌 충격적인 패배에 PSG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그간 챔피언스리그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언급됐던 메시와 네이마르를 PSG 팬들이 직접 PSG 공식 계정에서 언급하며 구단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PSG 팬들은 구단 공식 계정에 구단이 1-4로 패배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오자,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다. 팬들은 메시와 네이마르의 사진을 올리며 "메시와 네이마르가 웃는다", "뎀벨레와 음바페는 어디 있는가", "또 메시와 네이마르 잘못이야?", "이제 누구를 탓할 것인가"라며 강한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프랑스 매체 르텐스포츠도 5일 "PSG 모두가 메시와 네이마르의 이적을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하며 "그들은 클럽에 남아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PSG 수뇌부는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라며 PSG가 메시와 네이마르를 내보낸 결정을 비판하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은 그간 PSG의 챔피언스리그 성적 부진의 원인이 메시와 네이마르에게 쏠렸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PSG 팬들과 메시, 네이마르의 사이는 지난 시즌 크게 틀어졌다. 2022/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던 PSG는 뛰어난 전력에도 불구하고 16강에서 조기 탈락했고, 일부 팬들은 메시와 네이마르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그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지 못한 네이마르에 큰 불만을 가져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눈길을 끌었다.
네이마르도 시위 이후 PSG 팬들에게 불편함을 내비쳤다. 시위 영상을 본 일부 팬이 SNS에 "이게 위대함을 갖고 있는 것과 위대해지고 있는 것의 차이"라며 "PSG와 팬들은 너무너무 부족하다. 역사를 갖는 건 선택 사항이 아니다. 역사는 자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위대한 태도를 가져야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그들은 작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네이마르는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표했다.
메시의 경우 인터 마이애미 이적 이후 "난 PSG로 가는 걸 원하지도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다. 난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며 "난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싶었지만 내가 살던 곳과 다른 도시에 사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라며 PSG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네이마르는 브라질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메시와 보낸 한 해 동안 매우 행복했지만,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천국에 갔고, 파리에서는 나와 함께 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에 매우 슬펐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챔피언이 되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PSG에서 메시와 함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메시는 축구적인 관점으로 볼 때 마땅치 않은 방식으로 PSG를 떠났다. 메시의 모든 것, 혹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는 훈련하고, 싸우고, 지면 화를 내는 사람이며, 그는 내가 보이게 불공평하게 대우받았다"라며 메시가 PSG에서 많은 노력을 쏟았음에도 그에 대한 대우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PSG 팬들은 네이마르의 이적에 대해 "네이마르, 마침내 무례함 놈을 제거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지난 27일 열린 랑스와의 경기에서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 걸었으며, 일부 PSG 팬들은 "메시, 마침내 무례함을 제거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본인들의 홈구장도 아닌 인터 마이애미 홈구장까지 방문해 내걸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국 PSG의 이번 패배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의 부진한 성적으로 계속 이어질 경우 메시와 네이마르에 대한 언급은 지속적으로 PSG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리케 감독은 이번 대패 이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감정이 너무 많아서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고 분석할 시간을 갖는 걸 선호한다"라고 밝히며, 이후 경기에 대해 "결과는 조금 과장됐고, 두 팀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게임은 아니다. 좋은 팀의 부분도 있었다. 다만 정확하지 못했고,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우리가 공을 가졌을 때 실수도 했다. 다만 점수는 과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실수를 하면 대가를 치르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라며 부진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다만 향후 일정에서 엔리케 감독의 바람대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SG가 새롭게 영입한 공격진들의 시너지가 좀처럼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P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시와 네이마르, 마르코 베라티, 헤나투 산체스, 마우로 이카르디 등을 내보내고 선수단을 완전히 개편했다. 특히 공격진은 PSG가 엔리케 감독 하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였다.
바르셀로나로부터 음바페의 프랑스 대표팀 동료 우스만 뎀벨레를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29억원)를 투자했으며, 9500만 유로(약 1352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해 프랑크푸르트의 최전방 공격수 랑달 콜로 무아니도 데려왔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자리를 대체해낸 곤살루 하무스도 영입했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라는 리그1 최고의 유망주도 품었다.
하지만 정작 데려온 선수들의 활약은 미진하고 경기는 음바페의 활약 여부에 갈렸다. PSG는 올 시즌 치른 공식전 9경기에서 음바페의 공격포인트 없이 이긴 경기가 리그 6라운드 마르세유전 뿐이었다. 음바페가 득점하지 못한 경기들에서는 1승 2무 1패로 부진했다.
결국 PSG가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올 시즌도 PSG의 챔피언스리그 성적 부진의 화살은 신입생들을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시와 네이마르를 보내고 새 시대를 맞이한 PSG가 뉴캐슬전 대패의 충격을 딛고 다시금 반등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PSG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