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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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와 출연자가 계약하는게 뭐가 문제냐고? [XP초점]

기사입력 2015.11.17 10:57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요즘 엠넷이 시끄럽다.
 
지난 13일 종영한 '언프리티 랩스타2'는 출연자 4명과 사전 계약 논란이 마지막 방송 전에 불거지면서 한바탕 몸살을 앓더니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건 '슈퍼스타K7'의 출연자 신예영의 폭로로 시끌시끌 하다.
 
포털 사이트 댓글을 통해서 본 대중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대부분이 엠넷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방송사가 계약을 하건 무슨 상관인가?"는 내용의 댓글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방송사가 출연자와 계약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일까? 문제는 없나 짚어봤다.
 
1. 사전계약과 인큐베이팅은 분명 다른 것.
 
어느 정도는 맞다. 실제로 한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소속사가 없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계약을 하기도 했다.
 
계약의 범위는 넓다. 출연료 계약일 수도 있고, 비밀 누설 부분에 대한 조항일 수도 있다. 이를 포괄한 계약의 개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언프리티 랩스타2'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흔한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명백한 '경쟁',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생방송이 아닌 기녹화된 방송을 공개하는 것인 만큼 제작진의 의도를 '편집'으로 분명히 담을 수 있다.
 
이들은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라며 '슈퍼스타K'와 비교를 했다. 하지만 '슈퍼스타K'의 경우 명백히 경연이 끝난 뒤, 계약을 맺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만약 엠넷 측이 주장한 '언프리티 랩스타2'의 계약이 문제가 없으려면 소속사가 있는 아티스트에게도 동일한 조항이 제출되어야 하며, 소속사가 없는 출연진에게도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될성부른 출연자를 사전에 선점하기 위한 채널의 욕심이 아닐지? 더 나아가 선점한 출연자를 스타로 만들기 위한 방송은 아닌지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2. 소문을 사실로 만든 신예영의 폭로.
 
신예영은 '악마의 편집'을 먼저 주장했지만, 눈길을 끈 것은 좋은 의미로 산학협력이라 볼 수 있는 대학 모 교수와 '슈퍼스타K' 제작진의 일종의 담합 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진위여부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언급했다. 출연진 보호를 주장하며 여태껏 어떤 논란에도 법적 대응을 밝히지 않던 '슈퍼스타K' 제작진의 태도 변화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신예영 논란은 '슈퍼스타K'에 치명적이다. 짜고치는 고스톱에 누가 출연하려 할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시즌에 관뚜껑에 못질을 하는 수준의 논란인 셈이다.
 
이를 넘지 못하면 '슈퍼스타K'에 미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제작진은 '오해'와 '해결'만을 주장하고 있다. 정말 억울하다면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출연자 보호'라는 애매모호한 상황으로 정리를 하기에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3. 방송사와 출연자 계약 뭐가 문제냐고?.
 
방송은 공공제다. 하지만 엠넷을 운영하는 CJ E&M은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기업이다. 콘텐츠 기업으로 업계 1위를 외치는 CJ E&M은 음악, 영화, 방송 산업 전체를 융합한 복합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에 특정 의도가 담겨 있다면 어떨까? 반대로 생각해 보자.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 중인 SBS가 기획사를 만들어서 출연자들을 사전에 선점한다면 문제가 없을까?.
 
기실 10여년 부터 CJ E&M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음악 산업계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제작투자 및 유통 부문 전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몇몇 기획사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대형 소속사와는 배급 문제와 불공정성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CJ E&M의 행보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업계에 강력한 투자를 하면서 신규 아티스트를 발굴함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회사를 상대로 펀드를 조성해 음반을 내게 해 주는 단비 같은 존재기도 하다.
 
하지만 CJE&M이 SM이나 YG처럼 본격적인 매니지먼트를 한다면 어떨까? 방송은 스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창구다.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지금도 수 많은 관계자들은 방송국을 드나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연 및 오디션 프로마저 이미 자사 스타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방송이라면 의미마저 퇴색이 된다.
 
CJ E&M에서 과거 내건 슬로건이 있다. 'Music Makes One'이다.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는 좋은 의미다. 하지만 요즘 불거지는 엠넷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음악으로 하나가 아닌 'CJ E&M Makes one'으로 보인다. CJ E&M과 함께 해야만 일등이 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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