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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성공비결, "내 사람, 끝까지 함께"[일문일답]

기사입력 2015.08.06 15:23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제주, 조희찬 기자] "루키 때 사람들과 아직도 같이 함께 하고 있다. 그게 맞는 거라 생각한다. 안좋은 상황 같이했으면 좋은 상황도 같이 해야한다."

박인비는 6일 제주도 제주시 오라CC(파72·6519야드)에서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인비는 지난 3일 새벽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끝난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7승째를 거두며 사실상 LPGA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해놨다. 또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며 계획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이어 참가한 국내대회. 이 대회는 총상금 5억원으로 박인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획득한 45만달러(약 5억2000만원)에도 못미친다.

그럼에도 박인비에겐 이번 출전이 상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무대는 평정했지만, 유독 국내 무대에서 우승 소식이 없기 때문. 지난 2008년부터 KLPGA에서 우승을 노린 그가 거둔 최고 성적은 4차례의 준우승(2008 하이원컵SBS채리티 여자오픈, 2009 넵스 마스터피스, 2013-2014년 KB금융그룹STAR챔피언십) 뿐이다.

7일 오후 12시 10분 31조로 고진영-윤채영과 한 조를 이뤄 경기에 나서는 박인비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하 박인비의 일문일답

-연습 라운드 느낌은 어땠나.

"우선 컨디션 정상으로 되돌리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습 라운드도 건너 뛰었다. 프로암을 돌았는데 샷 감도 좋고 그래서 연습하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린 상태가 굉장히 좋다. 이번 대회는 누가 퍼트를 더 많이 넣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예상 우승 스코어는.

"작년 스코어 보면서 올해 어떨까 예상하면 항상 더 좋은 스코어로 우승자가 나온다. 지난해 11언더파로 알고 있다. 올해는 12언더파 이상으로 나올 것 같다."

-고진영과 붙는다.

"같은 소속사 식구고, 이번 브리티시 시합 전에 집에 초대해서 한국 음식도 같이 먹고 연습라운드도 같이 했다. 나는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고)진영이는 또박또박 잘 치더라. 한번 라운드해 본 결과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선수다. 아쉽게 브리티시 우승 놓쳤지만, 이번 경험을 디딤돌로 삼아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날 것 같다."

-브리티시 오픈 후 고진영과 대화를 나눴나.

"경기 후에 인터뷰 등을 하느라 바빠서 보지 못했다. 공항에서 잠깐 이야기했는데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걸기도 조금 어색했다. 그래도 격려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진영아 수고했어. 앞으로 더 잘할거야'라고 말했다. 나중에 LPGA 대회서 꼭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이랑 가족, 둘 다 거머쥔 것으로 보인다. 비결은.

"가족과의 화목을 유지하기 위해서 특별히 따로 하는 건 없다. 가족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마음이다. 기쁨, 슬픔을 같이 나누는 존재며 내게 여러 가지 감정도 알려주는 게 가족이다. 내게 1순위는 가족이다.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다.

-미국 언론에서의 '커리어그랜드슬램' 인정 여부 논란, 본인의 생각은.

"우선 에비앙 대회가 2013년 처음 메이저대회로 승격했다. 내가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도 4개 뿐이었다. 처음엔 '5개를 다 우승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대로 '모든 레전드 선수들도 다시 나와 에비앙에서 우승을 해야하는 것인가'라는 반문이 들더라. 이미 똑같은 트로피가 우리 집에 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속에 커리어그랜드슬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에비앙까지 다시 우승한다면 이런 논란을 잠재울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셸 위나 폴라 크리머가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미국 언론이 똑같은 기준을 둘지는 의문이다. 미국 언론이니까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내 목표는 이제 명예의 전당 입회다. 세계 명예의 전당과 LPGA 명예의 전당 둘 다 들고 싶다."

-얼마 전 크리스티 커가 우리나라 선수를 보고 '스윙머신'이라고 칭했는데.

"질투가 있는 것 같다. 만약 한국에서 톱텐 6~7명이 있으면 우리도 그럴 거다. 물론 영어로 들어도 좋은 표현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런 경쟁자들이 있는 것에 감사하고 이겨내는 것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아닐까."

-2008년 우승 이후 슬럼프, 어떻게 이겼나.

"우선 부모님의 지지와 함께 지금 남편을 만난 것이 가장 컸다. 2009년 이후 골프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만둔다는 생각은 수도 없이 했다. 그래도 내겐 '골프밖엔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남편을 만났고 그때부터 잘됐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여기까지 오를 수 있었다. 바닥을 치고 올라왔기에 강한 정신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3년의 긴 시간은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을 바꿨나.

"남편이 과감히 스윙 '릴리즈(release)' 방법을 바꾸라고 했다.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나도 이걸 이해하는데 5년이 걸렸다. 그땐 너무 어려웠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남편의 조언이 적절했다."

-캐디와 오래된 인연이다. 어려운 시간도 함께 했는데.

"나는 내가 한번 고용하면 잘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금 캐디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스태프들 모두 루키 때부터 함께 해온 이들이다. 같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 똑같이 기쁜 시기도 함께 보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노견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름은 '세미(Semmy)'다. 지금 17살이나 된 개다. 초등학교 5학년 처음 우승할 당시 아버지가 사주셨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앞도 잘 안보이고 내가 만지면 놀란다. 브리티시오픈 때 발작을 일으켰는데 가족이 내가 걱정할까 봐 숨기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오자마자 보러 갔다. 속 한번 안 썩인 좋은 강아지다."

-박세리에 이어 이제는 박인비 주니어들이 나올 것 같다. 그들에게 한마디.

"우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훈련하려면 힘들텐데 효율적으로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땡볕에서 3시간 연습하는 것 보다 그늘에서 1시간 하는게 좋다. 또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확실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LPGA 우승이 없다. 각오 한마디.

"지금까지 한국에 오면 항상 1타가 모자라더라. 한국에 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워서 그런지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 너무 즐긴 내 탓이 크다. 이제는 그런 마음을 덜 가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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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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