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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최고점 경신' 정동하 "나에게 '불후의 명곡'이란…"

기사입력 2013.08.24 19:41 / 기사수정 2013.08.24 21:47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불후의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2)'의 또 다른 의미의 전설로 올라선 정동하가 심경을 밝혔다.

정동하는 24일 방송된 KBS '불후의 명곡2 - 더 레전드7 특집'에서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으로 439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전까지는 자신과 JK김동욱이 갖고 있던 438점이 최고 점수였다. 정동하는 이번 '더 레전드7 특집' 녹화를 마친 뒤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애써 침착해 하고 있어요(웃음). 관객의 성향이나 순서 등 여러 조건에 의해 점수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점수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아요. 우승도 마찬가지죠. '불후의 명곡2'에 참여하는 모든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앞에 했던 사람이 뒷 순서에 하면 우승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막상 점수가 동률이라고 하니까 신경은 쓰이더라고요. 미친 듯이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김동욱은 '불후의 명곡2'에 벌써 20번째 출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 'The legend7' 특집편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다.

"故 김현식 선배님의 음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무대였죠. 예전부터 그 분의 음악을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서 무대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무대들도 매번 열심히 만들었지만 의미가 남달랐어요. 다행히 보통 5일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지는 것에 비해, 2주의 시간이 주어졌죠"



정동하는 김현식과 함께 듀엣 무대를 연출 해보는 게 꿈이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김현식의 목소리만 있는 음원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김현식의 리메이크 음반을 제작한 회사의 관계자, 녹음실 관계자를 모두 찾아 봤으나 결국 그러한 음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반주가 있는 음원에 맞춰 편곡을 한 뒤 함께 트는 방식으로 넣었다. 또 하나의 일은 김현식의 라이브 영상을 구하는 것이었다.

"놀랐어요. 김현식 선생님의 고화질 영상이 아예 없었어요.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선배님인데 자료가 그렇게 없더라고요. 방송국에도 없었어요. 결국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저화질 영상을 보정해서 썼죠. 그 뒤에야 LED 영상이나, 비가 내리는 효과 등을 넣었습니다"

그는 약 20번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면서 JK김동욱과 은근히 라이벌로 엮였다. 그런 분위기는 두 사람 모두 438점으로 '불후의 명곡2' 사상 최고 점수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기인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방송에서 정동하가 JK김동욱에게 패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라이벌 의식이나 '이겨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가수들 보다는 소속사에 있는 것 같아요. 가수 분들은 대부분 무대를 즐기려 하죠. 내가 준비한 무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의미를 둡니다"



하지만 정동하는 "이번 녹화 때도 JK김동욱 선배님 무대에서 점수가 확 올라가는 걸 보고 신경이 좀 쓰이긴 했다"면서 라이벌 의식을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다.

'그룹' 부활의 9대 보컬로 지내온 지 8년. 하지만 정동하는 자신의 시작은 '불후의 명곡2'부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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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의 시작은 '불후의 명곡2'이었던 것 같아요. '불후의 명곡2' 때문에 정동하라는 사람의 자아를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뮤지컬도 하게 되고 카레이싱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벌려 놓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보내고 있어요"

정동하는 그렇게 '부활'의 보컬에서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시도들을 '부활'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답을 듣기 위해서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사실 '부활'에 처음 들어왔을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엄청난 선배님들이 계시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욕을 먹을까봐 걱정하면서, 팬들에게 '허락된 시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죠. 그런데 뜻밖이었어요. 대중의 반응 자체가 별로 없었죠. 당시 '부활'이란 팀은 '네버엔딩 스토리(2002년 발매된 곡)'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반응은 태원 형이 2009년 예능 방송을 시작하고 난 뒤에야 나왔어요. '보컬이 바뀌었네'라는 말을 대중이 하는 순간 저는 이미 5년째 부활 보컬을 하고 있었죠"



그는 김태원이 예능에 출연했기 때문에 침체돼 있던 '부활'이 조명 받았 듯, '정동하'라는 이름값이 올라가면 본인 뿐 아니라 팀도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동하는 "'부활'멤버들도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2'은 지면 탈락하는 '서바이벌' 요소가 있는 방송이다. 자칫 가수들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 게 사실이다. '부활'의 보컬로서 이러한 경연에 참가한다는 것에 부담은 없었을까?

"그런 부담은 첫 회에서만 있었어요. 앞서 '부활'이 전설(프로그램은 가요계에 큰 업적을 남긴 특정 가수의 명곡들을 후배 가수들이 부르는 콘셉트로 진행되는데, 특정 가수를 '전설'로 지칭함)로 나간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의 부담이었죠. 하지만 점점 즐기면서, 이기든 지든 해보고 싶었던 걸 해볼 수 있었어요"

그의 첫인상은 다소 차가워 보인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2'을 통해 전해지는 정동하의 모습은 밝고 유쾌하다.

"부활이라는 팀의 보컬은 저에게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죠. 그래서 저는 그걸 '영광스러운 짐'이라고 표현해요. 그 무게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그 것에 눌려 있었던 것 같아요. 잠시 그 짐을 내려놓고 '불후의 명곡2'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편곡과 연출을 하며 무대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다 보니 너무 재미가 있어요. 정말 신나서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 방송을 통해 벌써 스무 번의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여러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국악, 트로트 등 다양한 음악 장르도 경험했다.

"'쾌지나칭칭나네' 때는 바로 떨어지기도 했고, 하춘화 선배님 편에서는 춤도 추고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바로 떨어져도 후회는 없어요. 저는 항상 충분히 즐겼고, 최대한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이죠.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노래를 선택하고 그에 대한 메시지를 작은 규모의 대중들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해요. 만약 그걸 소홀히 했다면 후회했겠지만, 매번 열심히 했어요"

부활의 멤버들과 무대를 꾸민 일도 있다. 지난 10일 방송에는 부활의 베이스 서재혁과 드럼 채제민이 세션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는 '사랑과 평화'의 노래를 할 때였죠. '사랑과 평과'가 밴드인 만큼 우리도 밴드로서의 모습을 전달하려 한 거죠. 태원 형님도 예전 '무정부르스' 무대 때 한 번 나오신 적이 있어요. 이번에는 바빠서 못 나오셨지만요. 에피소드는 판정대 위에 형들과 함께 올라갔는데, 너무 떠시는 거예요. 동생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너무 귀여우시더라고요(웃음)"



10일 방송에서 정동하가 드릴로 전자 기타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제 아이디어는 아니에요. 미스터빅의 데디 브라더가 했던 걸 재현한 거죠. 밴드들이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넣었던 연출인데, 위험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었나 봐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만약 부활이 '불후의 명곡2' 무대에 서는 것도 가능할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기회만 있으면 나가고 싶어요. 형들이 안 좋아할지 모르지만 저는 찬성이에요. 도전하고 부딪히는 그런 모든 것들이 좋아졌어요. 설사 진다고 해도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것만은 아니니까요. 어떤 상황이 오든 너무 기뻐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불후의 명곡2'을 통해 숨겨진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 나갈 수 있었다며 작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신이 우리를 만들 때 깜빡해서 사용 설명서를 안주셨다는 얘기가 있어요. 내가 갖고 있는 무기는 무엇이고 색깔은 무엇이고, 나에게는 어떤 기능이 있고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들 말이에요. 설명서가 없으니 인생에서 각자 자신이 그 내용을 찾아 나가야 해요. 저는 그 것을 '불후의 명곡2'에서도 뮤지컬에서도 레이싱에서도 찾고 있어요"

정동하는 오는 9월 27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그랭구와르 역할을 맡아서 열연을 펼친다. 또한 '부활'의 미국 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미 샌프란시스코와 애너하임의 공연을 마쳤고, 9월부터는 나머지 4개 도시의 공연을 이어나간다. 틈틈이 카레이싱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불후의 명곡2을 하면서 얻은 게 많은 것 같아요. 방송 첫 회 인터뷰 때 얘기 했던 '자아를 찾고 싶었다'는 것은 정동하라는 사람의 진심입니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이런 걸 할 수 있었구나'는 걸 느끼면서 많은 에너지를 받는데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어요. 아직도 방송에 나가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정동하 ⓒ 엑스포츠뉴스DB, KBS '불후의 명곡2' 방송화면]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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