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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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심'의 배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사입력 2012.06.25 05:54 / 기사수정 2012.06.25 05: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3주간에 걸친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마감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2012’ 3주차 마지막 경기서 '숙적'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비록 올림픽예선전에서 꺾은 일본에 패했지만 한국은 선전했다. 에이스인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과 주전 세터 김사니(30, 흥국생명) 그리고 황연주(26, 현대건설) 등이 빠진 상황에서 고군분투했다.

다른 팀들은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대체자원들을 유용하게 활용했다. 대표팀 선수층이 두터운 일본은 부산에서 열린 1주차 경기에서는 벤치 멤버들을 폭넓게 기용했다. 에이스인 기무라 사오리(26)와 주전 세터 타케시타 요시에(34) 그리고 리베로인 사노 유코(33) 등에게 휴식을 취할 기회를 줬다.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은 이들은 한국과의 예선전 마지막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한국은 휴식 중인 김연경을 끝까지 기용하지 않았다. 이번 그랑프리대회에 의미를 두지 않고 다음달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형실 감독은 "김연경은 올림픽 예선전이 끝난 뒤 연습을 못했다. 그저께부터 거의 한 달 동안의 공백이 있어서 이번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올림픽 준비에는 지장 없게 하겠다. 이제는 90%정도 회복이 됐다. 그랑프리도 중요하지만 8년 만에 나가는 올림픽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이번 경기도 쉬게했다"고 덧붙었다.

세계 탑클래스의 실력을 가진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김연경이 투입되면 공격뿐만이 아니라 블로킹과 서브리시브도 업그레이드된다. 한국은 일본과의 그랑프리 마지막 경기서 단 한 세트도 빼앗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분전했다. 이 상황에서 김연경이 나왔다면 승산도 있었다.

김형실 감독은 그랑프리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철저하게 '김연경 보호'에 나섰다. 대회를 앞둔 김 감독은 "김연경은 터키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마치고 휴식도 없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올림픽예선전에서도 많은 볼을 때렸다.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김연경을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김연경을 무리하게 투입했다가 안 좋은 결과가 생기면 올림픽 준비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제 런던올림픽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의 최고 장점은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연경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최선의 준비라고 입을 모았다.

박미희 KBSN 배구해설위원은 "올림픽을 한 달 앞둔 현 시점에서는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 새로운 플레이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김연경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완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주점 대한배구협회 기술이사도 "일본은 대표팀 선수층이 워낙 탄탄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장기적인 방안을 볼 때 유소년 배구를 발전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김연경이 있는 것이 대표팀의 장점이다"고 밝혔다.



김연경 중심의 플레이는 한 선수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아니다. 에이스가 살아날 수 있도록 나머지 선수들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그랑프리를 통해 한국은 김희진(20, IBK기업은행)이라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했다. 김희진은 김연경이 빠진 상황에서 주공격수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올림픽예선전부터 그랑프리 시리즈까지 모든 경기를 소화한 한송이(27, GS칼텍스)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공격력을 펼치며 '일본 징크스'를 털어냈다. 센터 양효진(23, 현대건설)도 이번 그랑프리 대회에서 블로킹 3위에 오르며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경이 가세하면 대표팀의 전력은 한층 탄탄해진다.

한국배구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남녀 모두 대표팀의 선수층이 얇다는 점이다. 이번 그랑프리 대회는 8~9명의 한정된 인원을 돌려가며 9경기를 소화했다.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다.

여기에 서브리시브 강화와 김연경의 공격력을 받쳐줄 수 있는 다양한 콤비플레이를 살리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사진 = 김연경, 김사니,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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