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인도오픈 8강에서 또 한 번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공식 해설진은 "마스터 클래스다. 단순히 세계 최고일 뿐만 아니라, 같은 조건이라면 다른 어떤 선수보다도 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안세영을 미국 최고의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에 비교하는 발언도 더해졌고, 그리고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 지배력에 중계진조차 말을 잇지 못했다.
안세영은 16일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오픈(슈퍼 750) 여자 단식 8강에서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랭킹 6위·인도네시아)를 37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21-16, 21-8)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와르다니와의 통산 맞대결에서 8전 전승을 기록하며 절대 우위를 이어갔고, 공식전 28연승이라는 대기록 행진도 계속 이어갔다.

경기 전부터 현장은 안세영을 향한 뜨거운 환호로 가득 찼다. BWF 공식 중계진은 코트에 입장하는 안세영을 향해 "어디를 가든 큰 인기를 얻는 선수다. 한국의 올림픽 챔피언이자 명실상부한 세계 랭킹 1위"라며 "현재 여자 배드민턴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선수이며, 한국 배드민턴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안세영은 현재 이 대회의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하다. 지금의 그녀를 위협할 선수는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커리어에 대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라며 "지금 여자 배드민턴에서 안세영은 가장 어려운 상대다. 어떻게 해야 이 한국 선수를 상대로 승산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상대인 와르다니를 설명하면서도 "관건은 과연 와르다니가 안세영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점"이라며 "빠른 출발이 필요하다. 어제 16강전 초반에는 다소 느린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그런 모습이 나오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긴장감 넘치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1게임 초반 안세영은 0-5까지 끌려가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에 중계진은 "요즘 그의 경기력이라면, 공정하게 상대에게 5점을 미리 주고 시작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안세영의 압도적인 기량을 농담과 함께 표현했다.
0-5로 뒤지던 상황에서도 안세영은 침착했다. 연속 득점으로 7-7 동점을 만들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고, 인터벌에서도 11-10으로 근소하게 앞선 채 리드를 유지했다. 중계진은 "역시 세계 랭킹 1위다. 이렇게 빠르게 다시 따라붙는다"며 안세영의 저력을 강조했다.
인터벌 이후에도 안세영의 집중력은 더욱 빛났다. 12-11 상황에서 중계진은 "안세영의 매직샷이다. 후속 동작으로 몸의 균형이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점수를 따냈다"고 감탄했고, 13-11에서는 "안세영, 이렇게 빠를 수 있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와르다니는 심리적 부담을 드러냈다. 중계진은 "7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는 와르다니에게는 마음 속 부담이 무조건 있을 것이다. 방금 샷에서도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안세영은 21-16으로 1게임을 마무리했고, "올림픽 챔피언이 경기 초반 시험받았지만, 잘 통과해냈다"는 중계진의 멘트와 함께 2게임에 들어갔다.

2게임에서도 초반은 와르다니가 2-0으로 앞서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안세영은 곧바로 흐름을 되찾았다. 3-3 동점을 만든 뒤 이어진 랠리에서 중계진은 의미심장한 평가를 남겼다.
"안세영처럼 최근 1년 반 동안 여자 배드민턴을 완전히 지배한 선수는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존재가 된다. 상대 선수는 스스로에게 '그냥 또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라고 세뇌해야 한다. 그도 인간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전성기의 타이거 우즈와 맞붙은 한 골퍼가 '타이거 우즈가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도 바지를 한쪽 다리부터 입는다'고 답했던 게 떠오른다.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존중은 하되, 위축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지금의 안세영이 여자 배드민턴에서 우즈와 같은 존재라는 의미였다.
안세영은 이후에도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인터벌을 11-6으로 앞선 채 마쳤다.
경기 후반 와르다니는 끝내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13-8부터 안세영은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채 2게임을 21-8로 그대로 마무리했다.
중계진은 경기 종료를 알리며 안세영을 두고 "마스터 클래스. 단순히 세계 최고일 뿐만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뛰는 다른 어떤 선수보다도 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에도 다시 한 번 압도적인 모습인 안세영"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지난해 덴마크오픈부터 이어온 공식전 28연승을 기록했고, 인도오픈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랏차녹 인타논(세계랭킹 8위·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결승에 오를 경우 왕즈이(세계랭킹 2위·중국)와 천위페이(세계랭킹 4위·중국)의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올해 첫 대회였던 말레이시아오픈 정상에 오르며 2026년을 산뜻하게 출발한 안세영은 이번 인도오픈에서도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며 시즌 2승째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