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2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성공, 시범경기 2할대 타율에 진입했다. 개막 엔트리 진입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혜성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1타수 1안타 2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김혜성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다저스가 3-1로 앞서가던 5회말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대주자로 투입됐다.
김혜성은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존재감을 과시했다. 맥스 먼시의 타석 때 2루를 훔쳐내면서 득점권 찬스를 연결했다. 시범경기 2호 도루 성공과 함께 기세를 올렸다.
김혜성은 1사 후 윌 스미스의 좌익수 뜬공 때 특유의 빠른 발로 애리조나 내야를 흔들었다. 깊숙하지 않은 타구였지만 과감하게 태그업 후 3루까지 내달려 한 베이스를 더 얻어냈다.
애리조나는 김혜성의 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혜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투수 폭투 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다저스에 한 점을 더 안겨줬다.
김혜성은 타석에서도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애리조나 우완 로만 안젤로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54km/h짜리 싱킹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김혜성의 타구 속도는 166km/h로 측정됐다. 총알 같은 타구로 애리조나 수비 시프트를 뚫고 기분 좋게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어 안젤로의 폭투로 2루까지 진루, 1사 후 터진 헌터 페두샤의 2루타 때 이날 경기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자신의 야구 센스와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줬다. 6회초에는 유격수, 7회초부터는 중견수로 위치를 옮겨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김혜성은 이날 활약을 통해 시범경기 타율을 종전 0.192에서 0.222(27타수 6안타)로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시작 이후 첫 2할대 타율을 기록하게 됐다.
빠른 1999년생 김혜성은 지난 2017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입단 동기이자 '절친' 이정후와 함께 팀은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빠르게 성장했다.
김혜성은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953경기 출전, 타율 0.304,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의 커리어를 쌓았다. 이를 발판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2024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는 김혜성을 주목했다. 야수층이 워낙 두터운 팀이지만 김혜성의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준수한 수비력,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을 탐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기간 3+2년, 최대 2200만 달러(한화 약 324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직후 2024 시즌 주전 2루수로 뛰었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내야진 교통정리까지 단행했다.
하지만 김혜성의 2025 시즌 준비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시범경기 시작 이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레벨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격 슬럼프가 겹치면서 미국 현지 언론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김혜성은 일단 지난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에 이어 이튿날에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김혜성은 다만 아직까지는 개막 엔트리 진입을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 계약상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코칭스태프에게 조금 더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혜성은 이제 오는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마지막 수능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도 좋은 컨디션, 경기력을 뽐낸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개막전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저스는 지난해 한국에 이어 올해는 일본에서 페넌트레이스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오는 18~19일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 격돌한다.
다저스는 오는 18일 시카고 컵스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일본인 우완 파이어볼러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내정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