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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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을텐데..." 정선민 감독, 205cm 북한 센터 '극찬' [AG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09.30 00:01 / 기사수정 2023.09.30 09:08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정선민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북한 205cm 센터 박진아가 한국에 있었다면 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을 거라며 극찬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 30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서 81-62로 대승을 거뒀다. 앞서 태국과의 1차전에서도 90-56으로 승리한 대표팀은 2연승으로 조 1위로 올라섰다.

2003년생에 키 205㎝에 달하는 북한 센터 박진아가 요주의 인물로 198㎝인 우리나라 박지수와 치열한 골밑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 북한은 박진아를 앞세워 높이 싸움을 걸었고, 2쿼터 초반까지 우세를 가져가며 승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집중력이 빛났다. 박지수와 김단비가 힘을 내며 2쿼터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4쿼터까지 꾸준히 점수를 벌리면서 81-62로 대승을 가져갔다.

박진아도 분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마크하는데도 강력한 피지컬로 이겨내고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 상황에서도 피지컬로 밀어붙였고, 리바운드 상황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을 압도했다. 위치 선정에서는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순수한 피지컬로 우위를 점했다.

북한의 공격은 돌고돌아 결국 박진아였다. 다른 선수들이 여러차례 시도한 슛이 번번이 빗나갔으나 박진아가 골밑을 파고든 후 득점에 성공하는 그림이 계속됐다. 자유투도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등 주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 수록 견제에 지쳐 점점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경기 영향력 만큼은 대단했다. 모든 공격이 박진아를 거쳐 박진아가 마무리하는 수준이었다.



북한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표팀을 괴롭힌 박진아를 향해 정선민 감독이 극찬을 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 감독은 "9년 만에 북한 선수들을 만나게 돼 많은 부담이 있었다. 추석이라는 명절에 이런 경기를 해서 부담감도 컸다.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는데 1쿼터 시작과 함께 좋지 않아서 북한에게 끌려갔다. 이후부터는 선수들이 응집력이나 집중력이 살아나서 멋진 경기할 수 있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북한 선수들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거칠게 부딪혔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공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다. 리바운드를 따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몸이 엉키는 상황에서도 사리는 법이 없었다. 농구 경기가 아닌 레슬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정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는 예상 했다면서 경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했다. 정 감독은 "경기 전 미팅할 때도 이런 게 코트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며 "북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예전에 지켜봐도 열심히 뛰고 열정과 에너지가 코트에 묻어날 정도로 터프하다. 머리 박고 하는 스타일이다. 충분히 그런 상황이 생길 거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 있어서 피치 못할 몸싸움이나 그런 상황이 생겨도 연연하지 말고 매너있게 헤쳐나가고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본인들이 컨트롤하라고 했다. 같이 부딪히라고 했다. 피하지 말고 상대가 강하면 우리도 강하다는 걸 알려주라고 했다. 몸싸움은 농구에서 필수다.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감독이 라커룸으로 향하던 도중 취재진의 추가 질문이 나왔다. 현역 시절 센터였던 정 감독에게 같은 센터로서 북한 박진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정 감독은 "(박진아가) 있었으면 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을텐데"라며 박진아가 대표팀에 있었다면 중국도 충분히 꺾을 수 있을 거라고 극찬했다.

중국은 아시아 여자농구 최강국 위치에 있다. 그런 중국도 박진아 같은 센터가 있다면 해볼만 하다는 게 정 감독의 주장이었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뤄 참가한 경험이 있다. 나고야 혹은 이후 대회에서라도 북한과 단일팀이 결성 된다면 중국을 넘어 금메달을 노려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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