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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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부터 영탁까지…‘미스터트롯’, 서바이벌의 본질은 경연이다 [2020결산]

기사입력 2020.12.29 19:35



“서바이벌의 본질은 경연이다”



한 명의 서바이벌 마니아로서 최고 시청률 35%를 찍은 대한민국 최고의 서바이벌 ‘미스터트롯’을 통해 뽑아낼 수 있는 교훈은 이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최근 한국 갤럽에서 발표한 조사를 보면, ‘미스터트롯’은 국내 기준 ‘잘 된 경연의 최대치’를 보여준 것과 다름없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갤럽 가요 부문 올해의 인물 분야에 전원 이름을 올린 ‘미스터트롯’ 결선 진출자들. 특히 우승자 임영웅의 위엄이 눈에 들어온다>

‘미스터트롯’ 우승자인 임영웅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올해의 가수라는 타이틀을 따낸 것 하나만 봐도 매우 대단한 기록이지만, 지표를 세세히 살펴보면 그 이상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미스터트롯’ 레전그 경연곡들 다수가 이름을 올린 한국 갤럽 올해의 가요 부문>

특히 2020 올해의 가요 부문을 보면 그 대단함이 더욱 체감이 되는데, 40대가 뽑은 올해의 가요 1위가 ‘미스터트롯’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전인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라는 점에서 그렇고, 50~60대가 뽑은 올해의 가요가 영탁의 레전드 경연인 ‘막걸리 한 잔’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외에도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찬원의 ‘진또배기’ 등 ‘미스터트롯’ 경연곡들 다수가 올해의 가요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연에서 보여준 매력과 실력 때문에 생긴 별명이 사실상 대표 별명이 된 경우(이찬원→찬또배기, 김희재→희욘세)도 있고, 경연의 이미지 덕분에 아예 브랜드가 새로 생긴 경우(영탁→영탁 막걸리)도 있으며, 터진 경연의 경연곡 이름 덕분에 대기업 광고를 따낸 경우(정동원-장민호의 ‘파트너’→삼성화재)도 있다.

현재 병역을 이행 중인 김호중의 경우엔 내는 앨범마다 판매량이 50만 장이 넘는 엄청난 팬덤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팬덤 화력의 근간 역시 그의 경연 레전드 무대, 노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결선진출자가 아닌 트로트가수들도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활약 중인데, 그들이 이러한 맹활약 역시 그들이 각자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이라 보는 게 온당할 것이다.



서바이벌 시청자로서 ‘미스터트롯’을 보며 떠올린 다른 서바이벌이 있는데, 그 서바이벌이 이 글의 주제, 그리고 제목의 이유이다. 그 주인공은 ‘프로듀스X101’이다.

한 명의 서바이벌 시청자로서 봤을 때, ‘프듀X’는 ‘미스터트롯’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은 조작으로 명예를 잃은 안PD가 구름을 부르고 바람을 일으켰지만 결국 압도적으로 터진 경연이 없어서 흥행에 실패한 서바이벌 ‘프듀X’. ‘X부활전’이라는 역대급 매운맛 이벤트까지 만들었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정치, 반목, 갈등, 증오 등이 서바이벌을 보는 재미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도 터지지 않는 경연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어떤 매운맛을 퍼부어서라도 방송을 흥행시키는 것이 기본 사상인 ‘프로듀스101’ 시리즈에 비하면 ‘미스트톳’과 ‘미스터트롯’은 진라면 순한 맛 정도 수준. 하지만 잘 되기는 후자가 훨씬 잘 됐다.



올해에 ‘잘 됐다’ 내지 ‘잘 되고 있다’라고 평가받는 서바이벌들도 대체로 비슷한데, 순한 맛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쇼미더머니8’의 대실패를 만회한 흥행 시즌이었던 엠넷 ‘쇼미더머니9’, 보기 드문 착한 서바이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잘 되고 있는 JTBC ‘싱어게인’ 등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 프로그램이 순한 맛으로 갔음에도 잘 된 이유 또한 경연이 터졌기 때문이다.

서바이벌은 결국 경연이 잘 돼야 재밌고, 경연이 잘 돼야 참가자의 서사와 캐릭터가 제대로 잡힌다. 잘된 경연도 재미없게 표현하는 제작진은 있을 수 있지만, 안 된 경연을 잘 포장해서 흥행시킬 수 있는 제작진은 없다. 예능픽이 몇 있어서 그들이 경연 외적인 재미를 잠시 줄 순 있지만, '해줘야 하는' 참가자들이 못해준다면 그 시즌은 실패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서바이벌이라는 포맷의 방송을 제작함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대를 찢을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예능적 재미가 메인인 참가자나 고정 출연진이 아예 필요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경연 능력이 막강한 참가자가 중요하다는 것. 서바이벌은 그것이 알파이고 또 오메가이다.

본래도 서바이벌은 경연이 잘 돼야 산다는 사람들이 많기는 했다. ‘슈퍼스타K’ 시즌2, ‘프로듀스101’ 시즌2라는 아주 명확한 사례들이 있었으니까. 이런 사례를 직접 만든 것도 엠넷이고, 최근 몇 년간 그 본질을 종종 놓쳤던 것도 엠넷이라는 게 아이러니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번에 ‘미스터트롯’, 그리고 우승자인 임영웅을 비롯한 ‘미트’ 결선 진출자들이 ‘서바이벌은 경연이 핵심이다’라는 점을 또 다시, 아주 제대로, 절대로 부인할 수 없게 증명했다고 본다.

“제작진의 방송 제작 테크닉은 잘해야 맛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조미료일 뿐, 절대 요리의 주 재료가 될 수 없다. 서바이벌이라는 요리의 메인 재료는 누가 뭐래도 경연이다”

이것이 이번 글의 결론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TV CHOSUN 유튜브 채널-뉴에라 프로젝트 인스타그램-엠넷 ‘프로듀스X101’-‘쇼미더머니9’-JTBC ‘싱어게인’-한국 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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