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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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빨리 교체 했다면?

기사입력 2006.09.10 13:29 / 기사수정 2006.09.10 13:29

이성필 기자



대전과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무승부를 기록하게 된 수원은 13경기 연속 무승부라는 지겨운 징크스를 이어가게 된 의미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후기리그의 중요한 길목에서 얻은 승점 ‘1’이라는 점에서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는 수원의 입장에서 전기리그 우승팀인 성남의 패배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서울과 포항이 이기고 울산이 비기면서 통합순위 경쟁에 있어 더욱 살얼음판을 걷게 되었다. 특히 서울이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점은 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 될 만하다.

이러한 후기리그의 분위기에서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승리’하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확실한 승점 챙기기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차범근 감독은 대전과의 경기에서 꼭 승리를 챙겨야만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차범근 감독은 세 가지의 실수로 승점 3점을 1점으로 가져오고 말았다.

첫째, 선수 교체 타이밍

라이벌전답게 경기는 무척 격렬했다. 경고도 양팀 통틀어 4명의 선수가 받았을 정도로 치열했고, 압박의 강도 또한 상당했다. 골을 넣기 위한 공격수들의 피로는 당연히 다른 때보다도 더욱 빨리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점은 후반 중반이 되면서 최전방 공격수 올리베라의 기동력이 확연히 떨어져 보이던 것에서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아래에서 지원을 해주던 이관우 역시 종종 걷는 장면을 연출했고 폭주 기관차 김대의만이 활력 있게 움직였다.

반대로 대전의 공격진 역시 수원에게 제공권을 장악 당하면서 방법을 찾지 못했고 수비라인도 공간 활용력이 좋은 수원의 공격수들에게 애를 먹으면서도 끈질기게 수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것을 보고 있던 최윤겸 감독은 매 분위기가 수원으로 넘어가려는 상황 때 마다 선수를 적절히 투입시켜 반전을 놀렸고 이것은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차범근 감독의 선수교체 타이밍은 이상할 만큼 늦었다. 중반부터 지쳐있던 올리베라의 교체타임도 실점을 하고 난 뒤였고 데니스의 투입은 추가시간이 막 적용되던 상황이었다. 잘 하고 있는 선수들을 왜 바꿔야 하는지 몰랐다고는 하지만 다 잡은 경기를 스스로 놓아줘버린 아쉬운 용병술이었다. 원정 경기에서 승점 벌기가 과연 쉬울까?

두번째, 포백수비의 전환은 왜?

후반 25분 대전은 배기종을 정성훈으로 교체했다. 정성훈이 들어오면서 데닐손-정성훈-슈바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쳐진 헙슨-공오균까지 5명의 공격 가능한 선수가 대전의 전방을 채웠다. 이후 정성훈의 벼락같은 슈팅이 박호진의 선방에 막히면서 대전의 공격적인 경기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차범근 감독은 왼쪽 미드필더인 문민귀를 측면 수비로 내리고 송종국-김남일-조원희로 중원을 담당하게 했다. 이후 지쳐있던 공격진과는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전방으로 연결 된 볼도 혼자서 고립되게 만들었다. 

스리백 수비를 내세운 수원은 대전의 공격수들을 쉽게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맨 마킹이 좋은 마토와 이정수가 진로를 차단했고 위치확보를 잘하는 이싸빅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볼을 잘 처리했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공간 조절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드필더들이 앞에서 경합하며 차단해 대전의 공격 전개는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민귀가 내려오면서 미드필더 간의 간격이 좁혀지고 미드필드 좌우 사이드 공간이 노출 되어버렸다. 이는 좌우 미드필더인 송종국-조원희의 오버래핑이 도중 차단되면서 대전의 역습시 공간 확보의 불리함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러한 공간 노출은 결과적으로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볼의 전개가 쉽게 이루어지는데 한 몫을 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급한 나머지 반칙으로 끊으며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어주었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리 앞에서 차단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세번째, 이관우의 출전

대전의 상징이었던 이관우의 출전은 그 자체가 분명한 화제였다. 대전에서 원정 응원은 대전 팬들은 경기 시작 후 이관우가 볼을 소유하면 야유를 하기 시작했고 대전 시절 이관우의 등번호였던 ‘8’이 적힌 종이를 경기장 안으로 던지는 등 이관우를 확실하게 ‘정리’하는 행동을 보였다.

특히 지난 8월 1일의 FA컵 16강 경기보다 더 많은 인원이 원정 응원 오면서 그에 대한 압박은 당연히 배로 증가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이관우는 다른 경기 때 보다 더 많이 뛰었지만 효과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다. 친정팀에 대한 부담이 아직까지는 지워지지 않는 그였기에 차범근 감독은 그의 부담을 교체로써 덜어주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공격 전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과 많은 찬스를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후반 중반부터 그는 걷기 시작했고 힘겨워 보였다. 때문에 수원의 공격은 중앙에서 쉽게 이루어지지 못했고 측면으로 유도 되면서 어려운 상황을 연출했다.

다른 게임도 아니고 양 팀 간의 특수한 상황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여전히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 되는 친정팀의 경기를 극복해 보라는 차감독의 배려였는지 궁금한 부분이다. [사진=강창우 기자]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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