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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삼국지] 2009-10 아시아리그, '코리안 더비' 리그 개막을 알리다

기사입력 2009.09.17 11:28 / 기사수정 2009.09.17 11:28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오는 19일 아시아리그가 개막한다. 일본에서는 크레인스와 신생팀인 프리 블레이즈가 그 서막을 열고 한국에서는 '코리아 더비'가 열린다.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치열한 라이벌 전은 올 시즌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뒷심 부족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안양 한라는 물론, 생각보다 부진했던 하이원도 올 시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양 한라는 노장 수비수 박성민이 시즌 훈련 중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해 예상치 못했던 전력 손실이 있었고 하이원 또한 곽재준, 송치영, 이명우 등이 스케이트를 벗었다.

여름 훈련 동안 대학팀과 연습 경기를 가지며 실전 감각을 키우던 양 팀은 12일 시즌을 일주일 앞두고 자체 프리시즌을 가졌다. 올 시즌 변경된 규정인 4심제와 아이싱의 라인 교체 불가 등에 적응하기 위한 연습 경기였지만 서로 전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안양 한라는 시종일관 하이원을 압도하며 7-5의 승리를 거둬, 얼마 남지 않은 개막전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연습 경기는 연습 경기일 뿐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하이원

입단 : 김유진, 황문기, 오현호, 서신일, 안현민
영입 : 야마다 유야, 우에노 히로키
외국인 쿼터 : 제레미 반 후프, 트레버 갤런트, 팀 스미스, 알렉스 김
  
송치영, 곽재준 등 무게감 있던 공격수가 은퇴를 결정하면서 흔들릴 것이라 예상됐던 하이원은 그러나 팀 스미스가 돌아오며 오히려 무게감이 더해졌다. 여름 동안 알렉스 김의 실력이 그 전보다 나아졌다는 평과 함께 돌아온 팀 스미스는 하이원의 공격을 양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시아리그 2년차인 권태안도 하이원의 주축 공격수로 골 잔치에 기여할 전망이다. 권태안(사진▲)은 안양 한라와의 연습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야마다 유야와 함께 영입한 일본의 우에노 히로키는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수비수인 반 후프를 제외하고는 일찌감치 합류해 손발을 맞춰와 호흡 문제도 없다.

그러나 하이원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3-4조의 분전이 필요하다. 이용준, 최정식 등 내로라하는 수비형 공격수들은 하이원의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그 이후 이뤄질 1개의 엑스트라 조의 공격에서는 신인 혹은 2년차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데, 안현민, 서신일의 신인 공격수가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주느냐에 따라 하이원의 3조 이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원의 강점은 수비다. 일단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김현수의 성장이 눈에 띈다. 한양대 시절부터 팀 수비를 도맡았던 김현수는 대학 시절부터 뛰어났던 지구력에 실업에 들어와 익힌 수비 기술과 경기를 읽는 눈까지 발전했다는 평이다.

마찬가지로 2년차인 김윤환의 활약도 주목된다.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지지 않는 몸싸움을 자랑하는 김윤환은 드래프트 당시 동기인 김기성, 박우상에 치여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했지만 지난 시즌 하이원의 주전 수비수로서 경험했던 아시아리그는 올 시즌 그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

보통 외국인 쿼터가 4명이 주어지면 각 팀에서 선택하는 포지션은 공격 2, 수비 2가 정석과도 같다. 그러나 하이원은 이번 외국인 쿼터에서 공격에 3/4를 투자했다. 외국인 쿼터로 데려온 수비수는 제레미 반 후프 단 한 명. 그만큼 국내 선수로 이뤄진 수비진 운영 자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새로 영입한 제레미 반 후프는 전형적인 수비형 수비수로 99년과 2001년에 NHL의 지명을 받았던 적이 있을 정도로 검증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하이원은 주전 골리인 엄현승이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인 점이 아쉽다. 안양 한라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엄현승은 무장조차 입지 못하고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고려대를 졸업한 백업 골리 김유진이 경기 초반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는 엄현승의 부상 속에서 찾은 하이원의 위안이다.

김유진은 연습경기에서 리바운드를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수비를 펼쳤다. 골문으로 퍽이 날아오면 쳐내기보다 잡아내 안양 한라의 2차 공격을 저지했다. 그러나 2피리어드 초반 연속 4골을 허용하는 등 순식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약점이다.




안양한라

입단 : 정병천, 홍현목, 조민호, 백민철, 김정무, 유성제
영입 : 오노 타카유키
외국인 쿼터 : 패트릭 마르티넥, 존 아, 브락 라던스키, 브래드 패스트

안양 한라의 올 시즌 최대 걱정은 수비다. 이권준, 윤경원이 군 입대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고, 장종문도 은퇴를 선택했다. 그러던 중 백전노장 박성민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나 안양 한라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였다.

몸싸움을 즐기는 이권재가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보직 전환을 마쳤고, 군 제대 후 다시 스케이트를 신은 김경태가 잠시 수비수로 시즌 초반을 치를 예정이지만 수비에 대한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12일 연습 경기에서도 김경태는 몇 차례 결정적인 패스 미스와 돌파를 허용하며 상대에게 골 찬스를 내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존 아가 부상으로 여름 훈련에 많이 참여하지 못한 것도 걱정거리라면 걱정거리.

안양 한라는 연세대를 졸업한 홍현목과 닛코 아이스 벅스에서 이적한 오노 타카유키의 활약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긴 부상에서 벗어난 홍현목은 12일 경기에서 안정된 수비는 물론, 골까지 터트리며 수비 공백의 대안임을 보여줬다. 타카유키 또한 팀 합류 초반 가졌던 호흡 부재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수비와 함께 가장 마지막 라인인 골리도 썩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 시즌까지 백업으로 활약하던 김선기가 팀을 떠나고 한양대 출신인 유성제와 경희대 출신 김정무가 새로 유니폼을 입었다. 여전히 손호성이 주전 골리로 서지만 자칫 손호성이 부상을 당하거나 정신적으로 무너졌을 때 두 백업 골리가 그와 비슷하게 골문을 지켜줄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격의 막강한 화력은 여전하다. 안양 한라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단 한 명도 교체하지 않은 것도 지난 시즌 필요할 때마다 터져줬던 공격력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루키가 더해졌다.

이번 시즌 루키인 정병천은 이미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에 출전, 골을 터트리는 등 활약을 선보였던지라 당장 시즌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 작은 체구지만 스피드는 물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호전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정병천의 특징.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성인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으로 꼽힌다. 정병천은 여름 훈련을 거치며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홍일(▲사진 왼쪽)-이유원(▲사진 오른쪽)-정병천(▲사진 가운데)으로 이어지는 일명 '스머프 3형제'의 패싱 게임 또한 올 시즌 안양한라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몇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보여줬던 짧고 간결한 패스로 이어지는 골은 화끈한 공격력에 아기자기함을 더했다.

고려대 출신의 '대어' 조민호와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신인상의 김기성 또한 안양한라 공격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에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던 조민호는 정병천과 함께 안양 한라의 특급 신인으로 호쾌한 스케이팅과 스틱 워크가 돋보이는 '슈퍼 루키'다.

실상 하이원으로서는 이번 시즌이 지난 시즌에 비해 맘 편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던지라 내려갈 곳보다는 올라갈 곳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원의 김희우 감독 또한 시즌 목표를 4강 플레이오프 진출로 삼았다.

안양 한라로서는 지난 시즌 한국팀 최초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모 아니면 도'와도 같은 심정. 지난 시즌에 비해 얇아진 선수층 또한 걱정으로 다가오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있는 팀임에는 분명하다.

한국 라이벌의 자존심, 더 나아가 동아시아 아이스하키 맹주를 차지하려는 분투의 아시아리그의 뚜껑은 19일 오후 3시, 안양 빙상장에서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맞대결로 열린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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