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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취소 악몽 재현되나…MLB, 32년 만에 샐러리캡 카드 꺼냈다→선수노조와 전면전 예고

기사입력 2026.05.29 19:02 / 기사수정 2026.05.29 19:02

이우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또 한 번 초대형 노사 갈등의 기로에 섰다. 

구단주들이 1994년 선수 파업 사태를 촉발했던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카드를 30여 년 만에 다시 꺼내 들면서 선수노조와의 정면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9일(한국시간) "MLB 구단주들이 선수노조에 강제 샐러리캡과 샐러리플로어(최저 연봉 총액) 도입안을 공식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단주 측은 2027년부터 각 구단이 최소 1억7120만 달러(약 2575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출하면서도 최대 2억4530만 달러(약 3690억원)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경쟁균형세(CBT) 제도와 마찬가지로 선수 복지 비용 역시 해당 계산에 포함된다.

이번 제안은 현행 단체협약(CBA)이 2026년 12월 1일 만료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만약 새로운 협약 체결에 실패할 경우 구단주들은 직장폐쇄(록아웃)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ESPN'은 "록아웃이 현실화되면 선수들은 구단과 어떤 형태의 접촉도 할 수 없게 되며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 선수 관련 업무도 전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MLB 사무국은 이번 제안이 리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리그 대변인 글렌 캐플린은 성명을 통해 "팬들은 상위 구단과 하위 구단의 지출 격차가 4억4600만 달러(약 6708억원)에 달하는 현재 구조를 공정한 경쟁으로 보지 않는다"며 "샐러리캡과 플로어는 경쟁 환경을 평준화할 수 있으며 리그 수익 역시 선수들과 50대50으로 나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MLB가 제안한 안에는 리그 수익을 구단과 선수들이 절반씩 나누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익이 증가하면 샐러리캡과 플로어 역시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또한 구단별로 따로 관리되는 지역 방송 중계권 수익을 하나의 중앙 기금으로 통합한 뒤 30개 구단에 균등하게 배분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선수노조 수석 고문 브루스 마이어는 성명을 통해 "억만장자 구단주들은 자신들의 이익이나 구단 가치에 상한선을 두려는 것이 아니라 선수 연봉에만 상한선을 두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야구의 미래를 위한 선의나 게임 보호 차원의 제안이 아니다"라며 "비용을 통제하고 이익을 늘리며 구단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일 뿐이고 그 피해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선수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선수노조는 계속해서 구단주 측 제안을 검토할 것이며 선수와 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의 제도 개선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제안이 선수노조가 하루 전 먼저 내놓은 안에 대한 맞대응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경쟁균형세 기준 상향과 리그 최저 연봉 인상, 그리고 연봉 총액 1억5000만 달러(약 2256억원) 이하 구단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강제 샐러리캡이나 샐러리플로어 도입은 포함하지 않았다.

ESPN은 "샐러리캡 문제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제안에는 자유계약선수 제도나 연봉조정제도 같은 민감한 사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NBA의 '래리 버드 룰'처럼 샐러리캡을 초과하더라도 자팀 선수를 재계약할 수 있는 예외 조항 역시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만약 선수노조가 샐러리캡 도입 자체를 수용할 경우 이러한 세부 조항과 단계적 시행 방안이 추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샐러리플로어를 맞추기 위해 지출을 늘려야 하는 구단은 애슬레틱스, 콜로라도 로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미네소타 트윈스, 밀워키 브루어스,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애미 말린스, 워싱턴 내셔널스, 신시내티 레즈까지 12개 구단이다.



반대로 샐러리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연봉을 줄여야 하는 구단은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8개 구단으로 나타났다.

ESPN은 "MLB는 북미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유일하게 샐러리캡과 샐러리플로어 체계를 운영하지 않는 리그"라며 "1994년 마지막 샐러리캡 제안은 7개월 반에 걸친 선수 파업으로 이어졌고 결국 월드시리즈가 취소되는 사태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당시 구단주들은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압박 속에 결국 샐러리캡 도입안을 철회했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같은 주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서 MLB는 또 한 번 역사적인 노사 전쟁을 앞두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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