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5-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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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 같아요" 고재현 평생에 남을 시즌 4호 골…할아버지를 위해 뛴 '고자기'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6.05.03 09:00 / 기사수정 2026.05.03 09:00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할아버지가 나흘 전에 돌아가셨어요. (득점은)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 같아요."

고재현의 2026시즌 4호 골은 그의 커리어 평생 기억에 남을 득점이었다.

지난 2022시즌과 2023시즌 대구FC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할 당시 이탈리아의 레전드 공격수 필리포 인자기와 같은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고자기(고재현+인자기)'라는 별명을 얻은 고재현은 김천 상무에서 다시 한번 날아오르고 있다.

고재현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0분경 침착한 마무리로 서울의 골네트를 흔들며 자신의 시즌 4호 골을 기록했다.

그는 백종범이 찬 골킥이 경합 이후 서울 뒷공간으로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린 고재현은 광주FC전에 시즌 2호 골, 인천 유나이티드전 시즌 3호 골을 기록한 뒤 약 한 달 만에 골맛을 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고재현은 "서울이라는 팀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과 감독님이 모두 잘 준비했는데,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작년에도 서울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서울을 이겼던 기억이 컸다. 선수들도 작년에 이곳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니 오늘도 마찬가지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그런 자신감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져서 스일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득점 장면에 대해서는 "(송)민규 형에게 맞고 공이 튀었다. 오늘 잔디가 미끄러워서 공을 컨트롤할 때 앞으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과 달리 옆으로 컨트롤을 하게 됐고, 골대를 확인한 뒤 니어 포스트로 차면 들어갈 것 같아서 본능적으로 슈팅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고재현은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경으로 '자신감'을 언급했다.

그는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 과거에도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시고 출전 기회를 주셨다. 선수 입장에서 그런 믿음이 있으면 편하게,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지금도 그때와 비슷하게 감독님께서 내게 믿음을 갖고 있으신 게 느껴지다 보니 경기장에서 자신감 있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퍼포먼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것도 고재현에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고재현은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는데, 당시 상무에서 반등하고 업그레이드 돼서 나오자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던 것다"며 "동계 훈련이나 시즌 중 몸이 힘들 때 그 생각을 되뇌인다. 그때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안주하지 않고 (상무 생활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서 대구로 돌아가자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득점 감각을 두고는 "대구 시절에 (이)근호 형이 말씀해 주신 것들이 있다. '너는 부지런하고 성실해서 그런 찬스가 많이 오는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되돌아보면 그런 것 같다"며 "다른 선수가 한 번 하는 걸 나는 세 번, 네 번 하다 보니 찬스가 많이 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게 답인 것 같다. 한 발 더 뛰고, 성실하게 플레이하니까 공이 나에게 오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고자기'라는 별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고재현은 "친근감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오늘처럼 잘 넣은 골도 팬분들은 너무 쉽게 득점을 했다고 생각하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이거 쉬운 게 아닌데, 어려운 건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웃었다.

이번 득점은 고재현이 프로 커리어 내내 만들어낸 득점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골이었다. 불과 나흘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터트린 첫 득점이기 때문이었다.

주중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한 고재현은 대구에 마련된 빈소와 김천을 오가며 서울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고재현은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경기에 나가는 게 할아버지를 위한 일이라고 말한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주승진 감독에게 선발 출전을 요청했다. 



서울전에 기록한 득점은 할아버지를 위한 골이었다.

"골을 넣으면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라고 먼저 입을 연 고재현은 "친할아버지가 나흘 전에 돌아가셨다. 작년에도 그렇고, 항상 내가 경기를 할 때마다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 주시고 나를 자랑스러워하셨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시게 돼서 장례를 치르다가 경기에 오게 됐다. 오늘 득점은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항상 경기장에 오셨기 때문에 오늘도 오셔서 보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매번 부상 없이 재밌게, 즐겁게 축구를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올 시즌 전역하기 전까지 목표도 할아버지의 말씀과 같다"며 오는 10월 전역하기 전까지 부상 없이 경기에 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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