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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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하세요?②] 양상국 "전성기 때 우울증 와…최종 꿈은 국민MC"

기사입력 2018.06.24 13:50 / 기사수정 2018.06.25 17:33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지금 뭐하세요?①]에 이어) "확 마 궁디를 주~~차비까?", "마음만은 턱별시다" 등의 경상도 사투리 유행어를 남기며 존재감을 알린 이가 있다. 바로 KBS 22기 공채 개그맨 양상국이다.

경상도 김해시 진영읍 출신인 양상국은 2007년, KBS 2TV '개그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키는 크지만, 마른 외모에 스페인 축구선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닮은 독특한 마스크를 지닌 양상국은 고음의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데뷔 직후 큰 사랑을 받았다.

'개그콘서트'에서 '닥터피쉬', '선생 김봉투', '서울 메이트', '네가지'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양상국은 KBS 2TV '인간의 조건', tvN '삼村로망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MBC '진짜 사나이', tvN '소사이어티 게임' 등 다양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현재는 잠시 방송인이 아닌, 레이싱 카페 '아웃런'의 사장이자 플라이보드 선수로 활약 중인 양상국을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여전히 밝은 미소를 지닌 양상국은 인터뷰를 통해 근황과 함께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

Q. 원래 꿈이 개그맨이었나.

"어릴 때는 단순히 TV에 나오고 싶었다. 나는 시골 사람인데 TV에 나오는 사람이 내 기준에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내가 연예인이 됐을 때 날 건방지게 봤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된 줄 알았다. 몇 년 지나다 보니까 직업이 다른 것 뿐이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시골에서 볼 때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TV에 나오고 싶은데 내가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는 잘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나 정도면 개그맨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Q. 개그맨 안 됐으면 뭘 하고 있었을까.

"시골에서 공장 다니고, 일 끝나면 PC방에 가고, 저녁에 친구들과 소주를 먹으면서 지냈을 것 같다. 실제로 시골에 있는 내 친구들의 삶이다. 친구들도 서울에 오고 싶다고 하는데 무섭다고 하더라. 나도 23살쯤 올라왔는데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저 개그맨이 되겠다는 생각만으로 상경했다."

Q. 개그맨이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

"부모님도 내가 금방 포기하고 '다시 오겠지'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KBS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하고 방송에 나가게 됐다. 부모님이 나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시골 어른들은 대부분 연예인은 대단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안돼'라는 관념이 있다. 우리 부모님도 그런 분들 중 한 명이었다. '설마 내 새끼가 그럴 사람은 아닐거야'라는 생각이 있으셨을 것 같다."

Q. 바쁘게 활동할 때, 슬럼프 온 적이 있나.

"한창 바빴을 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우울증이 왔다. 시골에서 올라올 때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이것만 하면 난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거고, 끝났어'라고 생각한 것들을 다 이뤄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꿈이 작았다고 할 수 있는데, 시골에서 올라올 때 꿨던 꿈은 정말 크게 느껴졌었다. 목표가 버라이어티를 하는 등 내가 가졌던 꿈이 5개면 그 5개가 어느 순간 다 충족됐다. 그 뒤로 할 것이 없더라. 이후로 뭘 해도 안 행복하더라. 행사를 해서 돈을 벌어도 안 행복하고, '개그콘서트'에 출근 하는데 '또 가서 뭘 짜지? 뭘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 돈이 어느 정도 쌓였으니 돈, 일 모든 것이 행복한 것이 없더라."

Q.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

"'내가 언제 가장 행복했었지?'를 생각해보니까 30만원 받고 행사 하고, '개그콘서트' 처음 출근할 때 행복했었다. 우울증이 6개월 갔다. 그러다 '국민 MC'라는 꿈이 생겼다. 하지만 국민 MC가 되겠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초라하더라. 갈 길이 멀더라. 그래도 갈 길이 많이 남으니까 행복하더라. 아직까지 꿈은 국민 MC다."

Q. 2007년에 데뷔해 벌써 12년 차가 됐다. 돌아보면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난 농담삼아 '다시 옛날로 돌아가도 열심히 살 자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없이 서울로 올라와서 여기까지 또 올라오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았다. 다시 돌아가도 이 정도 위치에 올라올 수 있을까 생각한다. 만족한다. 지금은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기엔 이제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하."

Q. 본인 기사나 댓글을 읽어보는 편인가.

"내가 상처 받는 스타일이라 잘 안 본다. 옛날에 우울증 왔을 때 이 영향도 있던 것 같다. 기사나 댓글을 보면 거의 다 욕이더라. 처음에 잘 될 때는 '양상국 괜찮다'고 하는데 좀 더 올라가면 대부분 욕으로 바뀐다. 나도 이렇게까지 욕 먹어야 하나 싶은게 많더라. 심한 욕들을 보면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다 나를 욕 할 것 같았다. 우울증이 왔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면 '저 사람도 내 욕을 했겠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막상 나가면 '상국씨, 좋아해요' 이러는데 집에서 인터넷을 보면 다 욕밖에 없더라.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날 욕하는 것 같았다. 밖에 나가기 싫더라. 성격이 그런 걸 힘들어하는 성격이다."

Q. 대중이 어떤 개그맨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나.

"꿈을 이룬, 개천에서 용 난 개그맨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시골에서 올라와서 용 된 케이스다. 요즘에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참 어렵다고 하더라."

([★지금 뭐하세요?③]에서 계속)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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