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1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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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하세요?①] 정철규 "날 키운 '블랑카' 이미지, 바꾸고 싶었어요"

기사입력 2017.08.09 14:10 / 기사수정 2017.08.09 13:49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뭡니까 이게, 사장님 나빠요." 지난 2004년 이 유행어 한 마디로 실제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이가 있다. 바로 KBS 19기 개그맨 정철규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라는 설정을 둔 '블랑카' 캐릭터는 정철규의 동남아스러운 외모 덕분에 싱크로율을 더욱 높였다. 특히 한국 직장에서 일하면서 받게 되는 외국인 노동자의 애환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정철규는 인기에 힘입어 반짝 여러 광고도 찍었지만 원패턴 코미디언의 한계를 버티지 못했다. 이후 KBS 드라마 '도망자 Plan.B'에서 필리핀 보디가드 역으로 출연한 것과, MBN '개그공화국'에 출연한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지난 2015년 MBC '복면가왕'에 나와 의외의 노래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다시 방송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Q. 왜 그동안 방송에서 보지 못한 건가.

"블랑카가 끝난 후 1년 넘게 잠수를 탔다. 기획사 계약 관련 문제 때문에 잠수를 타면서 방송을 한 번 놓으니까 쉽게 안 되더라. 지금 방송을 하긴 한다. tbs FM '지상렬의 브라보, 브라보'에 가끔 게스트로 나가고, OBS 방송에도 나간다. 전국 방송이 아니라 잘 안 보이는 것 같지만 드문드문 하고 있다."

Q. 방송, 개그 무대에 대한 갈증이 클 것 같다.

"물론 갈증이 있다. 모든 방송인들이 그럴 것이다. 동기가 유세윤, 장동민, 안상태, 강유미, 홍인규, 황현희인데 동기들이 잘됐기 때문에 갈증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코미디 프로그램 복귀는 잘 모르겠다. 요즘은 리얼리티 예능이 많은데 내가 방송을 잘 안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개그맨, 연예인 친구들과의 사적인 자리가 많다. 에피소드가 많이 생긴다. 그런 걸 남들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토크쇼에서 그런 걸 풀면 재미있을 것 같다."

Q. 블랑카가 인생 캐릭터인데, 이후 다른 캐릭터를 잡기 어려웠을 것 같다.

"독이 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독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다. 당시에는 내가 그냥 이야기를 해도 주변에서 '블랑카 말투 같다'고 하더라. 친구들도 날 부를 때 '랑카야'라고 불렀다. 그래서 내가 '부르지 말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나를 키운건데 너무 예민하게 바꾸려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실제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를 받을 때도 많았을 것 같다.

"지금도 그렇게 아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 나라쪽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국 사람이세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 또 내게 '실제로 보니까 한국말 잘하시네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이국적으로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괜찮았다. '혼혈이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Q. 아직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은가.

"100명 중 1명 정도만 알아본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날 보면 몰래 사진을 찍는다. 그러면 내가 나중에 먼저 다가가서 '사진 같이 찍을까요?'라고 물어본 후 같이 찍는다. 아직 알아봐 주셔서 재미있다. 한 25살까지는 날 알아보더라."

Q. '블랑카'로 활동하면서 슬럼프가 있었나.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철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잘 되면 시기, 질투가 있을 것 아닌가. 내가 사회생활을 잘 못했다. 더 싹싹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줄 몰랐다. 혼이 많이 났다. 어린 마음에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자꾸 혼내지?'란 생각을 했다. 심지어 당시 내가 개그맨인 건 좋은데 방송국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힘들었다."

Q. 어떤 개그맨으로 기억되고 싶나.

"진정성 있고, 속 깊은 개그맨이었으면 좋겠다. 약속이나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정성 있다는 말이 좋은 것 같다."

([★지금 뭐하세요?②]에서 계속)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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