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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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프랑켄슈타인' 누가 이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6.02.11 10:59 / 기사수정 2016.02.11 10:59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일까. 끝없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만 보더라도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엿보인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욕망이 어리석은 탐욕이 될 때, 인간은 악마가 되고 몰락의 길을 걷는다.

영국 여류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소설을 각색해 탄생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주가 되려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인간이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괴물의 이야기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때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전쟁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체 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이 되기 위해 발버둥칠수록 빅터의 나약함과 한계만 여실히 드러난다. 빅터는 죽은 생명을 창조하는데 성공하지만 그가 만든 피조물은 자신의 주위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 되고 만다. 괴물이 된 피조물은 결국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인간의 그릇된 욕망 때문에 원하지 않은 모습으로 태어난 뒤 인간에게 이용당하고 시련을 겪는다. 괴물이 막연히 악하게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빅터의 그릇된 광기와 집착도 안타까운 유년시절을 통해 납득할만한 당위성을 갖는다. 결국 빅터와 괴물 모두 처음부터 악한 이는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잘 알려진 스토리, 풍성한 앙상블, 힘 있는 넘버, 화려한 무대까지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준다. 주요 배역의 180도 다른 1인 2역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빅터와 자크, 앙리와 괴물, 엘렌과 에바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함께 자리잡고 있음을 드러낸 연출이 돋보인다.

빅터와 앙리, 괴물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여자주인공인 줄리아는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주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귀에 꽂히는 넘버가 부재하나, ‘난 괴물’, ‘단 하나의 미래’, ‘그곳에는’ 등의 넘버가 웅장하고 처절한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배우들의 열연이 풍성하다. 전동석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냉정함과 격투장의 주인 자크의 비열하고 잔인한 면모를 살려냈다. 1000:1의 경쟁률을 뚫은 신예 최우혁은 노련미가 부족한 약점에도 감성적이면서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한다. 괴물로 변한 뒤 분노를 폭발하는 서늘한 모습은 신인이라는 선입견을 지운다.

3월 2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70분. 만 13세 이상. 공연문의: 1666-8662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랑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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