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게임 IP가 거리로 나오고 있다. 캐릭터를 모니터 안에서 만나던 시대를 지나, 한강과 테마파크에서 직접 마주하는 흐름이 자리 잡는 모양새다.
5일 어린이날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약 5,000명이 잉어킹 모자를 쓰고 한강변을 달렸다.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포켓몬코리아가 마련한 '포켓몬 런 2026 in Seoul' 행사로, 지난 3월 3일 티켓 오픈 30분 만에 매진됐을 만큼 인기가 뜨거웠다.
5km '잉어킹 바둥바둥 런'과 8km '잉어킹 튀어오르기 런' 두 코스로 진행됐다. 단순 마라톤이 아니라 '못난이' 잉어킹이 갸라도스로 진화하는 게임 속 서사를 코스에 녹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23주년을 맞아 잠실 롯데월드와 손잡고 대형 캠페인 '메이플 어택!(MAPLE ATTACK)'을 3월부터 6월까지 펼치고 있다.
매직아일랜드 내 600여 평 규모의 상설 테마존 '메이플 아일랜드'를 정식 개장해 국내 최초의 게임 IP 상설 테마파크를 선보였고, 23주년 당일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통째로 빌려 약 1만 명의 이용자를 초청하는 행사를 열었다. 일정 레벨과 플레이 이력을 충족한 이용자만 입장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1·2차 모두 수십 초 만에 매진됐다.
다른 게임사들의 오프라인 행보도 이어진다. 크래프톤은 자사의 PUBG: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오프라인 공간 '펍지 성수'에서 5월 17일까지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한 특별 팝업 '가든인가든(GARDEN IN GARDEN)'을 운영하고 있다.
배틀로얄 게임의 '전장'과 자연의 '정원'을 결합해 오토바이, 픽업트럭, 프라이팬, 길리수트 같은 게임 아이템에 식물 연출을 더한 공간이 특징이다.
이어 메이플스토리는 22일부터 롯데월드타워·몰 잔디광장과 석촌호수까지 무대를 넓혀 IP 전시 '헤네시스 머쉬룸 파크'와 '주황버섯 아트벌룬'을 선보일 예정이며, 포켓몬도 5월 24~25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포켓몬 트레이너스 컵 2026' 등 게임 대회를 묶은 '포켓몬 스포츠 데이 2026'을 예고했다.
물론 모든 게임이 이런 행보를 따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강을 통째로 채우거나 테마파크를 빌리는 식의 행사는 두터운 팬덤과 IP 인지도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시도다.
팬덤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신작이 비슷한 행보를 시도해도 화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IP의 체급 차이가 오프라인 무대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이 잇따라 거리로 나오는 배경에는 체험형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 있다. 직접 보고 만지고 즐기는 경험은 IP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팬덤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효과적이다.
코스프레와 인증샷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으로 이어지면서 화제성을 키우는 효과도 크다. 게임 IP가 가진 세계관과 캐릭터를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통로가 오프라인 공간이라는 점도 게임사들이 거리로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게임이 모니터 밖으로 나오는 흐름은 팬들에게도 반가운 변화다. 좋아하는 게임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직접 보고, 만지고, 함께 달릴 수 있는 경험은 화면 안에서만 가능했던 일이 현실로 옮겨오는 셈이다. 캐릭터가 뛰어다니던 모니터 속 풍경이 한강과 테마파크로 옮겨오면서, 게임은 점점 일상과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크래프톤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