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5-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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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진짜 범범행위 해도 사과 없는데…롯데 '도박 3인방' 제대로 고개 숙였다→'정공법 대처' 오히려 용서 받는 길이다 [수원 현장]

기사입력 2026.05.06 04:40



(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5월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이 열리기 전인 오후 12시 50분경. 세 명의 선수가 인터뷰실 안으로 들어온다. 

짧은 머리를 한 이들은 자리에 온 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가장 선배격인 선수가 입을 뗐고, "시즌 전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팀 동료. 팬들. 감독. 코치님께 죄송하다. 프로의 무게감을 느낀다. 야구선수 이전 좋은 사람이 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바로 롯데 내야수 고승민과 나승엽, 김세민이었다. 세 선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를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고승민과 나승엽, 김세민, 그리고 외야수 김동혁은 지난 2월 롯데의 2차 캠프가 열리던 대만 타이난의 숙소 인근에 있던 사행성 오락실에서 전자 베팅 게임을 이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선수들의 업장 방문 모습이 담긴 CCTV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세상에 알려졌다. 

결국 KBO는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개최,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지난해부터 총 3회에 걸쳐 해당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김동혁에게는 50경기 출장 정지, 1회 방문이 확인된 나머지 3명의 선수에게는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롯데 구단 역시 내부 징계위원회를 통해 이강훈 대표와 박준혁 단장에게 중징계,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도 징계를 내렸다. 

시즌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논란이 됐고,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KBO도 이전 비슷한 사례에 비해 강한 수위의 징계를 내렸다. 



이후 시즌에 들어갔고, 롯데는 이들의 공백을 체감했다. 특히 고승민과 나승엽은 이미 타선에서 검증된 자원이었기 때문에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결국 김태형 롯데 감독은 고승민과 나승엽, 김세민이 30경기 징계를 소화하면 곧바로 1군에 콜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필 시기도 좋지 않았다. 롯데가 시즌 31번째 경기를 치르는 시점은 5월 5일, 바로 어린이날이었다. 어린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프로선수들이 일탈을 했음에도 돌아온다는 모습을 남길 수도 있었다. 

이에 롯데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세 선수가 숨지 않고, 콜업 당일 취재진 앞에 섰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팬과 동료, 코칭스태프, 직원 등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고승민은 "죄송한 마음밖에 없었다. 팬분들과 팀 동료들께 너무 죄송했다. 올라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졌다. 그라운드에 와서 인사드리고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었다"라고 했고, 나승엽은 "팬분들과 직원, 동료, 감독, 코치님께 죄송하다. 오기 전에 반성도 하면서 몸을 잘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김세민도 "팬분들과 롯데 모든 분들께 죄송했다. 올라와서 잘할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법규를 크게 위반한 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다. 형법 제246조 1항에는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나와있지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도 있다. 소명한 대로 1회 방문이라면 '상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건이 발생한 후 부산경찰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 선수 4명의 도박 혐의와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됐다"며 "형사기동대가 고발 내용에 대해 혐의 유무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무언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불법성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작 진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복귀한 선수도 있었다.

LG 트윈스 투수 이상영은 지난 2024년 9월, 술을 마신 상태로 팀 동료 이믿음과 차를 타고 가다가 접촉사고를 냈고, 경찰 조사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나왔다. 결국 이상영은 KBO로부터 1년 실격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 2군 실전 경기에 나오지 못한 이상영은 지난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콜업돼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러나 그는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고, 1경기 등판 후 2군으로 다시 내려갔다.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는 퓨처스리그 중계 후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이 전부였다. 

죄를 저질렀지만, 용서하지 않는 건 아니다. 지난 2022년 말 하주석(한화 이글스)은 음주운전을 저질러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를 모두 소화한 후 1군에 콜업된 하주석은 공개 석상에 나와 "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실망하신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정말 뼈저리게 반성했고,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하주석은 본인의 말처럼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무난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치어리더 김연정과 결혼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는 박수를 받았다. 

죄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롯데와 '도박 3인방'은 제대로 고개를 숙였다. 정면돌파를 택했고, 오히려 그것이 이들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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