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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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잠실야구장, 돔-개방형을 말하기 전에

기사입력 2016.12.08 13:00 / 기사수정 2016.12.08 12:04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서울시가 새로운 잠실야구장 건축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서울시는 돔형 야구장과 개방형 야구장에 관련한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토론회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돔형과 개방형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로 느껴질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의 대비가 필요해보였다. 

서울시는 4월 25일 국제교류복합지구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일대 조성을 위해 민자사업과 공공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오는 2019년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단계적 순환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중 야구장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새로짓는 잠실야구장 아이디어 테이블' 전문가·시민 토론회가 열렸다. 돔형과 개방형 야구장에 대한 발제가 있고 난 뒤 질의응답, 또 각계 전문가들로 이뤄진 패널들의 토론회와 시민의 의견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 개방형과 돔형, 그리고 개폐식 돔형

먼저 '명품 돔 구장을 서울시 랜드마크로'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경희대학교 김도균 교수는 돔 구장의 효과로 관람 편의성 및 서비스, 관중 증가율, 연간 경기장 운영 일수 증가를 꼽으면서 돔 구장의 이점을 얘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새로운 잠실야구장이 한강변에 자리잡았을 때 조망에 대해 "보여지는 것만으로 개방형을 짓자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서강대학교 이영훈 교수는 "야구는 기본적으로 여름에 햇빛을 맞으면서 보는 야외 경기다. 답답한 것보다는 트인 곳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강변이라면 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돔 구장의 경우 건축 비용이 두 배 차이가 나고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들며 "건축 비용을 민자유치로 조달한다면 3500억~4000억원의 돔 구장의 건축 비용은 과다"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그 전 잠실야구장 이전이 경제적 효과와 쾌적한 프로야구관람, 프로야구산업 발전 기여 등의 장점이 있지만 잠실 스포츠콤플렉스의 축소, 88올림픽 개최지의 상징성 소실, 건축 비용, 교통난 및 경제적 손실 등이 발생한다며 야구장 이전에 대한 의사 결정을 신중하게 해야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 가장 먼저 정해야할 것은 형태가 아니다 

이후 토론 과정에서 돔형과 개방형의 장점을 흡수한 개폐식 돔 구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개폐형 돔의 문제는 결국 비용이다. 서울시가 예상한 야구장 건립 비용은 돔형일 경우 약 4000억원(3만5000석 기준), 개방형일 경우 약 2500억원이다. 개폐식 돔형은 40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 거대한 규모의 금액을 민자투자로 못박아놓고 있다. 새로운 잠실야구장이 지어진다면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에 상당한 부담이 갈 가능성이 높다. 김도균 교수는 "민간투자자본 유치 뿐만 아니라 서울시도 더 투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자금도 분명한 청사진이 있을 때 구체적으로 조달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데이터들이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40년 넘게 스포츠 경기장을 설계해온 전문회사 로세티의 정성훈 이사는 토론회에 참여해 "잠실에서 앵커 역할을 하는 주체는 어디인가, 야구장이 해야할 역할은 무엇인가, 운영자들이 바라보는 눈은 어떠한가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랜드마크는 돔이나 개방형 모두가 될 수 있고,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회 김인제 의원은 "돔 구장을 만든다고 해도 투자, 운영비 대비 수익구조가 한국 그리고 서울에서는 한계가 있다. 긴밀하고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익구조를 떠나 야구인들이 바라봐야 할 관점이 어떤 지, 야구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KBO 강민호 기획팀장은 "잠실야구장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40년, 50년 만의 기회"라면서 "단순하게 생각하기보단 후세 세대에 어떤 경기장과 가치를 물려주게 되는 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8일부터 신축 잠실야구장 건립과 관련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잠실야구장 건립과 관련한 시민 선호도 및 의견조사, 그리고 건립 형태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는 돔형과 개방형 야구장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전문가들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이번 건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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