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를 자부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굴욕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이 뛸 당시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맨유는 이제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맨유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서 탈락하며 무려 111년 만에 역대 최소 경기를 치르게 됐다는 소식이다.
맨유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5-2026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1-2로 패배해 탈락했다.
이날 맨유는 베냐민 세슈코,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테우스 쿠냐, 레니 요로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턴에 전후반 각각 한 골씩 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40분경 최전방 공격수 세슈코가 만회골을 터트리기는 했으나 경기 결과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맨유는 브라이턴을 상대로 슈팅 19회, 유효슈팅 8회를 기록하는 등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90분 내내 선방쇼를 펼친 브라이턴의 수문장 제이슨 스틸의 활약에 가로막혀 고개를 떨궜다. 스틸은 무려 선방 7회, 박스 내 선방만 6개를 기록하며 맨유를 좌절시켰다.
앞서 지난해 8월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첫 경기에서 4부리그의 그림즈비 타운에 충격패를 당하며 대회에서 탈락했던 맨유는 FA컵 일정마저 조기에 마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유가 리그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한 것은 지난 1981-1982시즌 이후 44년 만이다.
더불어 맨유는 컵 대회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이번 시즌에 단 40경기만 소화하게 됐다. 이는 1914-1915시즌 이후 111년 만에 한 시즌 최소 경기 기록이다.
'BBC'는 "지난 시즌 막바지에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원정 2경기를 치른 데 이어, 이번 시즌 중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가능성도 높아졌다"면서 "FA컵 4라운드와 5라운드가 열리는 주말이 비어 있는 2월과 3월에 10일간의 여유 기간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맨유가 FA컵 일정이 없는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를 15위로 마친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패배한 탓에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리그와 두 개의 컵 대회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맨유는 컵 대회는 고사하고 리그에서도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맨유는 승점 32점(8승8무5패)으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4위 리버풀(승점 35)과의 승점 차이가 3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여지는 있지만,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어 낙관적이지는 않다.
다만 'BBC'는 맨유의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라는 점, 최근 맨유의 분위기가 상당히 나쁘다는 점을 들어 지금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맨유가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언론은 "맨유는 다음 주 토요일 맨체스터 시티를 홈에서 맞이하는데, 현재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팀의 취약한 사기를 북돋을 만한 인물이 없는 상태"라며 "맨유는 7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는데, 이 승리는 12월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운 좋게 얻은 승리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프리미어리그 7위라는 순위가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과의 경기 결과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2월1일 풀럼과의 홈 경기 시점에는 순위가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이 경기 당일에는 1958 글부 서포터들이 구단주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맨유는 최근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후벵 아모림 감독을 경질했으며, 임시 감독 선임을 준비 중이다. 과거 맨유를 지휘했던 팀 레전드 출신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맨유 감독 대행과 미들즈브러 정식 감독이 있는 마이클 캐릭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캐릭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맨유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