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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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없는 리빌딩은 없다

기사입력 2005.05.17 11:31 / 기사수정 2005.05.17 11:31

윤욱재 기자

올시즌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게 특별하다. 빌리 빈 단장과 함께하는 두 번째 리빌딩이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첫 번째 리빌딩 기간 동안, 승리의 주역들과 하나 둘씩 결별하면서 또 한 번의 리빌딩을 준비했던 빈 단장은 영건 3인방(팀 허드슨-마크 멀더-배리 지토) 해체를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두 번째 리빌딩에 착수했다.

자체 마이너리그에서 집중적인 육성을 통해 키워 낸 유망주들과 트레이드로 데려온 새 얼굴들로 '또 다른 반전'을 꿈꾸는 오클랜드는 올해보단 내후년을 바라보는 입장이라 올시즌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오클랜드는 8연패에 빠지는 등 14승 23패(16일 기준)를 마크, 지구 최하위로 추락하며 일종의 '과도기'를 겪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리빌딩은 포괄적으로 볼 때 팀을 새롭게 만든다(또는 다시 만든다)는 뜻으로 팀이 택하는 방법과 방향에 따라 그 내용은 달라진다. 오클랜드의 경우는 기존의 스타플레이어들과 결별한 후 신인급 선수들을 조련해 다시 스타로 만드는 형태에 속한다.

그런데 오클랜드 왜 그동안 힘들게 키워낸 스타 선수들을 다 떠나보내며 또 한 번 리빌딩을 시도해야만 했을까?

오클랜드가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이유는 먼저 팀 자금력을 꼽을 수 있다. 자금력으로만 따질 때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대기업에 속한다면 오클랜드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애써 키운 선수들은 날이 갈수록 몸값만 높아지기 마련이고 결국 FA를 신청할 단계에 이르게 되므로 오클랜드의 형편을 고려하면 모든 선수를 다 끌어안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택한 길은 꾸준한 신인 보강과 트레이드를 통한 젊은 피 수혈이다. 실제로 닉 스위셔와 헛슨 스트리트 등을 발굴, 탑클래스 유망주로 성장시켰고 영건 3인방 중 팀 허드슨과 마크 멀더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수준급 유망주들(대니 하렌, 댄 마이어, 대릭 바튼 등)을 데려온 오클랜드다. 

이로써 다시 한 번 리빌딩에 도전하게 된 오클랜드지만 사실 유망주를 육성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다. 혹자는 유망주를 스타로 키우는 일이 야구단 경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로 꼽기도 한다. 그만큼 선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유능한 지도자 선임, 또 고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리빌딩은 대단한 성공작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자라난 선수들은 빈 단장이 원하는 타입으로 성장해줬으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평정하며 단숨에 팀을 우승권으로 도약시켰다.

이들 중 미구엘 테하다(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는 오클랜드 시절 MVP를 수상하며 스타로 떠올랐고, 트레이드로 직접 데려온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어느덧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성장해있었다. 물론 영건 3인방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성공 속에서도 아픈 성숙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2000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수많은 시련과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 이 기간 동안 하나하나씩 조립하여 제대로 된 팀을 완성했고 결국 양키스와 필적할 만한 전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전에 투입된 유망주들은 아직 꽃을 피울 시기가 아니고 전성기도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만족스런 성적을 거둘 수 없는 게 당연한 것이다. 

스타로 성장할 유망주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베테랑들이 합쳐 신구조화를 이루고 강력한 불펜마운드가 장착된다면 분명 오클랜드는 또 다른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많은 스타를 양산하고 빌리 빈 단장을 천재로 만들었던 오클랜드의 리빌딩. 과연 이번에도 성공으로 이어질까.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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