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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미컵에서 불 붙는 '포수 삼국지'

기사입력 2007.11.05 21:07 / 기사수정 2007.11.05 21:07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2007'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이하 코나미컵).

2007' 코나미 컵은 한국과 일본, 대만을 대표하는 포수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의 안방마님 박경완(35)과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 드래곤스의 타니시게 모토노부(36), 그리고 대만시리즈 우승팀인 통이 라이온스의 가오즈강(26)까지.

이들은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공,수 겸장의 명포수'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김재현(32.SK)과 이병규(33.주니치)의 'LG 트윈스 출신 스타 대결'이나 통이의 주포로 거듭난 틸슨 브리또(35)의 복수전과 함께 '포수 삼국지' 또한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박경완, 투지를 불태운다

박경완은 고관절 부상에도 불구, 두산 베어스와의 2007' 한국시리즈 전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며 팀의 첫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4차전 7.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놀라운 투구를 보여준 '신데렐라' 김광현(19)의 호투에는 박경완의 좋은 투수 리드가 숨어있었다.

김광현은 1회 말 2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듯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구위가 좋았던 점, 김풍기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정규시즌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았던 점을 간파한 박경완이 과감한 승부를 가져가면서 김광현을 다잡아주었고 이는 4:0 완승의 비결 중 하나가 되었다.

박경완이 보여준 것은 능수능란한 투수 리드 만이 아니었다. 올 시즌 도루저지율 .376으로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박경완은 한국시리즈에서 .444라는 놀라운 도루 저지율(9회/4회)을 기록하며 '발 빠른 곰'의 발목을 잡았다.

8일 상대하는 주니치 또한 빠른 주자를 보유하고 있어 박경완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주니치의 테이블 세터 아라키 마사히로(30. 도루 31개,리그 1위)와 이바타 히로카즈(32. 도루 23개, 리그 공동 3위)는 뛰어난 작전수행능력과 빠른 발을 겸비하고 있어 이들의 발을 묶는 데에 초점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고관절 통증을 참고 코나미컵과 12월에 있을 아시야 야구 선수권까지 강행군을 펼치게 될 박경완의 투혼. 그의 투혼이 '비룡군단'을 아시아 최고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타니시게, 관록의 명포수

타니시게는 고노가와고 시절 100%에 가까운 도루저지율을 자랑하며 일찍부터 '어깨'로 이름을 날린 포수다. 비록 후루타 아쓰야(43. 전 야쿠르트 감독 겸 선수)와 조지마 켄지(31. 현 시애틀)라는 걸출한 포수들에 가려져 '2인자'라는 인상이 짙긴 하지만 타니시게 만한 포수를 찾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타니시게는 큰 경기에서의 승부근성이 뛰어난 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만 만나면 타니시게의 '승부근성'은 그 빛을 발했다. 타니시게는 요미우리 전에서 만루홈런 3개, 끝내기 홈런 2개를 쏘아 올려 현재까지도 요미우리 투수진에게는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득점권 찬스, 역전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타점을 올리는 타자라 상대 투수들은 팀의 주포가 아니었던 그를 거르기 일쑤였다. 타니시게는 통산 고의사구 131개로 현역 타자들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04' 시즌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시즌 타율 2할 5푼을 넘기지 못하며 노쇠한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투수리드 면에서는 노련미가 더해지고 있다. 프로 초창기 타니시게의 투수리드는 단순한 직구-변화구-변화구-직구의 순으로 투박하기 그지없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스트라이크 존 세분 능력이나 완급 조절 능력이 세밀해졌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시절에는 '다이마진' 사사키 가즈히로(39. 은퇴), 주니치에서는 가와카미 켄신(32) 등 당대의 에이스들과 호흡을 맞추며 '강심장'의 면모를 보인 타니시게. 그는 과연 처음 출전하는 코나미컵에서 '스틸 하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가오즈강, 또 한 번의 이변을 꿈꾼다

가오즈강은 지난 2003년 11월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아시아 선수권에서 한국에 4:5, 뼈아픈 역전패를 안긴 장본인이다. 가오즈강은 연장 10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조웅천(36. SK)의 공을 받아쳐 역전 좌전안타로 조국 대만에 올림픽 진출권을 선물했다.

3국의 포수들 중 유일한 20대인 가오즈강은 올 시즌 16승을 올린 통이의 에이스 판웨이룬(25)과 절묘한 호흡을 맞추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타자 몸 안쪽과 바깥쪽 공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미트 질도 좋아 스트라이크 존을 빠져나가는 볼도 잘 걷어내며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끄는 편이다.

가오즈강의 수비력은 리그의 수준을 감안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가오즈강은 타석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타자다. 밀어치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파워도 조금씩 붙었다. 올 시즌 브리또를 비롯한 가오궈칭(29), 양산(30), 궈타이지에(26) 등 상위 타선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능력을 갖추며 하위타선의 핵이 되었다.

가오즈강은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한 포수다. 합작금고 시절이던 2001년부터 아시아 선수권, 야구 월드컵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재목으로 성장한 선수가 바로 가오즈강이다.

코나미 컵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선수는 바로 가오즈강일 것이다. 12월 벌어질 아시아 선수권에서 대만의 안방을 지킬 것으로 보이는 가오즈강의 창을 꺾고 방패를 뚫는 것. 10일 펼쳐지는 SK:통이 전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통이 라이온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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