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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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도 '체인지'...순한맛이 대세 [다시, 언니 ③]

기사입력 2022.04.25 06: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메이크오버 쇼'라는 TV 콘텐츠는 국내외로 큰 인기를 끌었다. 메이크오버(makeover)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을 비롯한 무언가의 모습을 개선·변화한다는 뜻. 메이크오버 쇼는 주로 살 빼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포맷, 성형 전후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포맷 등으로 시청자를 찾았다.

국내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보통 성형수술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중 대표 프로그램이 올리브 채널, 스토리온, tvN 'Let 美人'(이하 '렛미인'), 동아TV '도전! 신데렐라'다.

'렛미인'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지원자들의 인생을 바꿔주는 프로그램으로 5개의 시즌 끝에 2015년 종영했다. 시즌 내내 황신혜가 대표 MC로 활약했고, 이경민, 태양, 김성일 등의 전문가가 출연했다. '도전! 신데렐라'는 변신과 도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으로 역시 여러 시즌에 걸쳐 방송됐다. '도전! 신데렐라'는 3명의 참가자를 선정, 100일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아예 다른 사람을 만들어냈다.

'렛미인'과 '도전! 신데렐라'에는 외모 때문에 차별을 받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일반인들이 출연했다. 수천만 원의 대수술을 받는 모습이 전파를 탔고, 출연자들의 비포&애프터 모습이 연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이름이 아닌 '주걱비대칭녀, 아귀녀, 은둔녀, 커튼녀, 거구녀' 등으로 불렸다. 일부 대중들은 미용보다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했던 이들을 외모만으로 폄하하고, 수술 후에는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취급하기도 했다. '성형 미인'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성형 수술이 유행이 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해당 프로그램들은 외모 지상주의,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무분별한 성형외과 광고, 검증되지 않은 수술, 잘못된 의학 지식 등의 문제점이 거론됐지만 이후에도 트렌드 E '미녀의 탄생 : 리셋', KBS W '버킷리스트' 등의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이 론칭됐다. 이들은 모두 '인생을 바꿔준다'는 기획 의도를 내세웠지만 '성형을 통해'라는 전제가 당연히 따라붙었다.

2019년에는 MBC '언니네 쌀롱'이 방송됐다. 손연재, 김연우, 정영주, 김완선, 함소원, AOA, 오정연, 채리나, 안혜경, 산다라박 등이 쌀롱의 '고객' 콘셉트로 등장했다. 이소라, 한혜연, 차홍, 이사배, 조세호, 홍현희가 고정 출연, 스타일을 코칭하고 토크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들이 출연했고, 성형이 아닌 스타일 변신으로 메이크오버를 시도했다는 점이 기존의 쇼와는 차별점을 가졌다.

성형이 주가 됐던 메이크오버쇼에 성형이 빠진 프로그램이 나타난 상황. 이런 가운데, tvN STORY가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다시, 언니'는 인생 두 번째 전성기를 꿈꾸는 언니들의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의뢰인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라이프를 바꿀 수 있도록 처방전을 주는 공감 라이프 체인지 프로그램이다.

'다시, 언니'에서는 재활 트레이너 김선규, 헤어 디자이너 이순철,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수경, 스타일리스트 박만현, 성형외과 전문의 박덕준, 한의학 박사 방민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라이프 크루'를 이뤄 출연자의 고민 해결을 돕는다.

'다시, 언니'의 출연자 연령대는 2030이 아닌 405060 시니어층이다. 독박육아, 워킹맘, 황혼 고민 등 평범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그 안의 고민을 들여다본다. 엄마, 이모, 언니 같은 우리 주변에 있을 만한 일반인들이 한 달 간의 시간 동안 솔루션에 도전한다.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고민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다시, 언니'의 강점 및 차별점은 '내면 케어'다. 생활 패턴 코칭, 습관 개선, 심리 상담, 추후 관리 등이 솔루션에 포함된다. 앞선 프로그램들이 내세웠던 '라이프 체인지'라는 키워드, 뭐가 다를까 싶었으나 '내면의 변화'에 더욱 초점을 맞춘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은 처음인 듯 하다. 시대가 바뀐 만큼 메이크오버쇼의 트렌드 또한 변화한 것.



3회 출연자 65세 김승희 씨는 방송을 통해 오랜 꿈이었던 디자이너에 도전하게 됐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관찰, 현실적인 조언에 출연자의 노력이 더해져 극적인 변화를 만든다. 변화는 출연자의 외형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출연자들의 표정과 태도에서 더더욱 돋보인다. 출연자들은 "제가 저를 바라보게 됐다", "이제부터 멋지게 청춘의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출연자에게 삶의 두 번째 리즈를 선사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슬로건. 외형의 변화, 자극적인 스토리 등을 주로 보여줬던 과거 메이크오버쇼와는 결을 달리한다. 이 프로그램의 세 가지 관전 포인트는 건강한 변신, 공감대 형성, 전문가의 지속적인 서포트다. 제작진은 방송 이후에도 출연자들과 교류를 나누며 일회성이 아닌 관계를 이어나간다.

'다시, 언니'의 연출을 맡은 김세훈 PD는 과거 '렛미인'에도 참여한 바 있다. 자극만을 좇던 이전의 메이크오버 프로그램들과 '다시, 언니'는 어떤 점이 다를까. 김세훈 PD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성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센세이션했다. 반면에 리스크도 컸던 것 같다.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니까 사연도 세고 성형 수술 후에 확 달라지는 걸 보여드리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저희 프로그램에서 보시기는 어려울 것 같다. 순한 맛이다. (웃음) '아름다운' 변화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변화를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세훈 PD에게 시청 포인트를 묻자 "신청자의 일상생활을 24시간 관찰해도 저희 눈엔 안 보이는 것들을 전문가들은 예리하게 캐치를 한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이 굉장히 신기했다. 우리가 모르고 지냈던 사소한 것들까지도 전문가들이 캐치해서 도움을 준다는 게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분들께도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또 생활 속에서 유용한 팁들 또한 계속해서 나오지 않나. '일반인의 일상 생활을 보는 게 뭐가 재밌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와 비슷한 삶에 대한 공감, 그리고 그 이후의 솔루션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다시, 언니'의 지향점에 대해 전했다.

사진=tvN, 동아TV, MBC, tvN STORY, tvN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 DB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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