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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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가수 홀대 논란과 ‘2020 비저너리’…그들은 가요에 진심이었나

기사입력 2020.12.08 21:00 / 기사수정 2020.12.08 21:13



끝이 났는데 안 좋은 의미에서 안 끝난 시상식이 있다. 그 주인공은 ‘2020 MAMA’.

최근 마무리된 이 시상식은 현재 가수 홀대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다수 가수들이 CJ ENM으로부터 특정 대기실을 제공받지 못해 차에서 대기했지만 시상자들은 개인 대기실과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는 논란이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그런 것이고 가수들을 차별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K-POP 팬들과 네티즌들이 쉽사리 믿어 줄지는 미지수다.

관련 논란이 일어난 것을 보고 tvX에서 제일 먼저 떠올린 건 다소 엉뚱할 수 있지만 ‘2020 비저너리’였다.

CJ ENM 측은 MAMA 전에 방송, 영화, 음악, 공연 등 한국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활약한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문화 평론가 및 업계 트렌드 전문가들의 추천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엔터테인먼트계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아이콘 10인을 선정하고, ‘선지자’라는 뜻의 ‘비저너리(Visionary)’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2020 비저너리’에 선정된 10인의 업적과 인사이트 등을 조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발표된 ‘비저너리’에는 (가나다순) 김은희 작가, 김태호 PD, 박지은 작가, 가수 방탄소년단 (BTS), 영화감독 봉준호, 가수 블랙핑크, 가수 겸 배우 비, 배우 송강호, 신원호 PD, 방송인 유재석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인물들은 업적으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어디에서라도 상을 받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은 업계인들이다. ‘MAMA’가 가요 시상식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안 그래도 긴 ‘MAMA’. ‘2020 비저너리’ 발표도 들어가면서 시상식 시간이 더 길어졌는데, 이렇게 들어간 사람 명단 면면이 ‘가요 시상식에서 발표할만한가’를 놓고 보면 다소 갸우뚱한 것이 사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제외) 청룡영화제에서 한류문화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K-POP 가수 초청해 상주는 것과 거의 다를 게 없는 선정. 선정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거기서’ 할 선정은 아니었다.

‘MAMA’의 풀네임은 ‘Mnet Asian Music Awards’인데 ‘기생충’ 봉준호 감독&배우 송강호의 위업을 왜 여기서 기릴까.

‘사랑의 불시착’ 박지은 작가는 어째서, ‘킹덤’ 김은희 작가는 또 어째서,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와 ‘놀면 뭐 하니?’ 김태호 PD는 어째서 이 ‘Asian Music Award’에서 언급되는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대중문화예술인 시상식에 위 사람들을 언급했다면야 100번이라도 동의를 했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은가.

‘MAMA’가 가요 분야 시상식이라는 걸 CJ ENM이 정확히 인지했다면, 가요 분야 ‘비저너리’를 ‘MAMA’에서 발표하고, 다른 기회에 이번에 선정한 ‘2020 비저너리’를 발표하는 것이 맞는 수순이었을 것이다.

만약 tvX에서 ‘MAMA’ 버전 비저너리를 발표했다면 보아, 프로듀서 유영진, 프로듀서 테디, 프로듀서 피독, 프로듀서 겸 가수 박진영, 김이나 작사가, 서지음 작사가, 아이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정도로 선정했을 것이다. 이게 정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CJ ENM 측의 선정보단 훨씬 더 ‘MAMA’라는 시상식에 어울리는 선정 아닐까.

홀대 논란에서 ‘2020 비저너리’를 떠올리고, 이것에 대해 이리 상세히 이야기하는 이유는 CJ ENM이 한 해 고생한 K-POP 아티스트들의 공로를 치하하는데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아티스트들이 연말을 맞이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정말 얼마나 집중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홀대 논란이 터지고 보니 시상자로 나선 배우들 최대한 예쁘고 멋있게 잡아주려고 혼신의 노력을 쏟았던 것도 좋게 보기 힘든 것이 사실(시상자 영상 보고 이게 가요 시상식인지 영화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이고, 상 받을 자격이 충분한 몇몇 K-POP 아티스트들을 무관으로 만든 것은 더더욱 좋게 안 보인다.

시상내역 가지고 공정성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는 많아도 가요가 메인이 시상식에서 ‘가수가 배우들에 비해 홀대 됐다’는 논란이 터지는 건 상당히 드문 일.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CJ ENM은 K-POP 아티스트들보다 자기들 욕심이 더 앞서는 시상식을 만든 것이 아닌지, 배려와 헤아림이 부족한 시상식을 만든 것이 아닌지 스스로 성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홀대 논란 빼고 봐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 ‘MMA’(멜론 뮤직 어워드)에 비해 ‘MAMA’가 더 나은 부분이 뭐가 있는지 쉽사리 설명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 이슈에 대한 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완패라고 봐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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