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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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과 방성윤은 계속 한 배를 탈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0.04.30 09:12 / 기사수정 2010.04.30 09:1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인턴기자] 바야흐로 방성윤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인 FA 정국이다.

내달 1일부터 프로농구 FA 시장이 개장한다. 이번 FA 시장은 총 31명의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최대어는 역시 서울 SK의 주희정과 방성윤이다.

SK는 작년 12월 말 신선우 감독의 영입 이후에도 여전히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며 끈끈한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에어컨리그야말로 신 감독의 '신산' 기질이 SK에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주희정과 방성윤과 거취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주희정과 방성윤은 SK뿐 아니라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가드와 포워드다. 당연히 연봉도 5억 2천만 원과 4억 원으로 동 포지션 FA 선수들 중 가장 높다. KBL이 차기 시즌 샐러리캡을 19억 원으로 1억 원 인상했지만 두 사람의 몸값을 계속해서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팀 공헌도가 높은 특급 포인트 가드 주희정은 우선적으로 높은 몸값을 감안해서라도 SK에서 먼저 재계약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방성윤의 명암

방성윤은 지난 시즌 13.2점으로 데뷔 이래 가장 적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사실 그의 공격력을 생각하면 SK는 그를 쉽게 놓아 주기 어렵다. 실제로 그는 마음만 먹으면 매 경기 20득점이 가능하다. 3점슛이 최대 장기인데다 풀업 점퍼나 돌파능력 등 득점 루트도 다양하다.

그는 지난 5시즌 동안 39%-49%-50%-43%-34%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일부 농구 팬들이 그를 '방 난사'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3점슛 적중률은 이 정도면 리그 특급수준이다. 물론 지난 시즌의 34%는 이름값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사실 방성윤은 신선우 감독이 강조했던 농구에 썩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 감독이 지난 12월 말 취임 이후 선수들에게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던 것이 바로 리바운드 가담 횟수를 늘리고 속공 허용 횟수를 줄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성윤은 신 감독의 주문을 성실하게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력 과시 외에 별 소득이 없었다.

게다가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34-36-33-23-34' 신체 사이즈가 아니다. 바로 방성윤이 SK에서 보냈던 지난 5시즌 동안의 경기 출장 횟수다. 단 한 시즌도 풀 시즌을 뛴 적이 없다. 물론 매 시즌 경기 도중 불의의 부상을 입은 것이 장기 결장의 사유였다.

그러나 그것 또한 본인이 비시즌에 더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SK는 그가 수비와 스크린, 리바운드에 열심히 가담하다가 다친 부상이었다고 감싸곤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은 그가 그만큼 득점 외의 부분에서는 센스가 떨어진다는 증거다. 불의의 부상이라고 해도 다치지 않는 것이 기술이다. 언제 다칠지 모르는 선수를 많은 연봉을 주고 떠안을 구단은 그리 많지 않다.

신산의 선택

이렇듯 방성윤은 현재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된 탓에 농구계에서 주가가 하락해 있는 상태다. 단순히 그가 좋은 선수냐, 좋지 않은 선수냐를 논하는 것과는 별개로 팀의 상황과 그의 높은 몸값을 대비해서 그의 재계약을 두고 SK는 장고를 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당연히 방성윤은 연봉 인상을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공-수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는 이변이 없는 한 비시즌 동안 SK에 토털 바스켓볼을 이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과거 창원 LG 감독 시절 실패했던 것을 거울삼아 현대 농구 흐름에 맞춰 선수들에게 궂은 일을 강조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방성윤은 이에 잘 적응 할 수 있을 것인가?

방성윤은 공격에서 미스 매치를 유발할 수 있으며 외국인선수와 1대 1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수많은 공격옵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능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SK는 방성윤 외에 또 다른 걸출한 공격옵션인 김민수의 존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또한 전형적인 공격형 포워드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과거 현대와 KCC 감독 시절 조성원과 추승균이라는 걸출한 포워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 당시 추승균이 수비 가담을 많이 했기 때문에 공-수의 물 흐르는 듯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방성윤과 김민수는 다르다. 둘 다 공격일변도다. 용병까지 가세하게 되면 공수 밸런스가 유지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김민수는 연봉도 1억 5천5백만 원에 불과하다.

다만, 신 감독은 아니다 싶으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현대와 KCC 감독시절 비난을 받았던 바셋과 호프의 트레이드, 조성원을 보냈다가 다시 받아온 트레이드는 거의 성공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과연 방성윤에게 어떠한 액션을 취할지 사뭇 관심이 간다. FA 계약은 소속 팀 프런트와 선수의 소관이지만, SK 프런트는 신 감독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눈치 싸움 치열할 듯

정황상 내달 15일까지 SK와 갖는 우선 협상 기간에는 협상이 결렬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방성윤의 주가가 높지 않은 이상 그의 높은 연봉과 보상선수 규정을 감안해서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타 구단 또한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결국 SK는 옵션을 통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이고, 그래도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사인&트레이드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물론 이 경우 다른 팀의 이해관계와 방성윤의 의지 또한 중요하게 작용 될 것이다. 여기에 크지는 않지만 주희정의 재계약 불발 가능성이라는 변수도 있다. 어쨌든 방성윤도 소중한 기회를 잡은 이상 구단에 쉽게 끌려가지 않을 전망이다. 어느 한쪽으로 주도권이 쉽게 넘어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과연 신선우 감독과 방성윤은 차기 시즌에도 계속 한 배를 탈 수 있을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50대 50이다. FA 계약 기간 동안 방성윤과 서울 SK의 행보를 지켜보자. 

[사진=방성윤-신선우 감독ⓒ엑스포츠뉴스 김혜미-권혁재 기자] 



김진성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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