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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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로 도약하려는 日 에이벡스…JPOP 기세가 무섭다

기사입력 2018.05.19 11:46 / 기사수정 2018.05.19 11:54

백종모 기자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최신 IT 기술을 도입하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199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일본 가요 산업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침체를 겪었다. IT 기술 변화의 흐름에 보수적으로 대처한 탓이었다. 주요 음반사들이 CD만을 고수한 탓에 디지털 음원 유통 도입이 늦어졌고, TV와 라디오 등 기존 매체에만 집중한 채 PC와 스마트폰용 콘텐츠 제작은 도외시했다는 것이다.

최근엔 일본 엔터 업계는 디지털 음악 콘텐츠 유통을 하면서  IT 활용에도 적극성을 띠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사 에이벡스 주식회사(avex·이하 에이벡스)의 IT 활용 사례와 미래 산업 전략을 분석했다.

에이벡스는 1988년에 설립, 수입 레코드 도매 회사로 출발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한 회사다. 1990년대 아무로나미에 등 인기 가수들의 음반을 유통했고 이후 하마사키 아유미 등 대형 스타들을 키워냈다.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의 일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다른 일본 엔터사에 비해 에이벡스는 온라인 콘텐츠 유통에 적극적이다. 2015년부터 일본 내 통신사 및 인터넷 업체들과 협력해 AWA, LINE MUSIC, dTV, BeeTV 등의 음원 및 영상 플랫폼을 제작했다. 유튜브 활용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었다. 인터넷 시대에 적응을 마친 에이벡스가 이제는 IT 기술을 활용해 한발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에이벡스의 사업 추진 방향은 '엔터테인먼트 X 테크'다. 지난해 5월 "에이벡스는 '엔터테인먼트 X 테크'를 키워드로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개발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쇄술에 따라 악보 출판, 녹음 기술에 의해 음반이 등장했듯이 음악 비즈니스는 항상 기술의 진화와 함께 발전해 왔다는 개념이다. 또한 "인터넷의 출현으로 인해 많은 음악 사업이 생겨났다"며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도 분명히 언급했다.

지난 11일 도쿄 본사에서 에이벡스는 '미래지향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목표로'라는 주제로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마츠우라 마사토 대표는 IT 관련 사업의 진행 성과와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마츠우라 대표는 "합작 투자 및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사업 영역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 현실)·핀테크(IT와 융합된 금융 서비스)·블록체인(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버추얼 유튜버(V튜버·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CG 캐릭터) 등으로 본업인 콘텐츠 업을 중심으로 확장시키는 방식이다.

에이벡스는 지난 2016년 11월 '에이벡스 벤처스'라는 벤처 캐피털을 설립, 블록체인,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로봇, IOT(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들에 제휴 투자를 해왔다. 스포츠 방송, 커머스 앱 등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들과도 제휴한 상태다.

또한, 최근 데이터 분석과 SNS 마케팅에 강점을 지닌 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우선 이 업체가 개발한 앱에 에이벡스의 연예인들을 등장시켜 홍보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VR·AR 결합 공연 콘텐츠는 국내에서는 이미 익숙하다. SM, YG 등이 수년 전부터 VR, AR 기술을 사용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최근 에이벡스가 선보인  VR·AR 결합 공연 콘텐츠는 상당히 신선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에이벡스는 파나소닉과 제휴해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MR(Mixed Reality) 콘텐츠를 시연했다. 가수가 춤을 추면 동작이 실시간으로 3D 그래픽으로 처리되는 방식이었다.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Slush Tokyo 2018'에서는 모션 캡처를 이용한 레이저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레이저가 가수의 손끝과 발끝을 그대로 따라다녔는데, 마치 꼭두각시가 실에 묶여 조종당하는 듯 했다. 이러한 연출을 위해 가수들이 몸에 모션 캡처 추적기를 달고 무대를 펼쳤다.



오는 18일에는 AR 음악 서비스 'SARF'를 시범 출시한다. 특수한 장비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AR을 구현했다고 한다. 특정 장소에 가면 안내 멘트가 나온다거나, 길거리에서 소리만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시각 장애인용 안내 음성 서비스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대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버추얼 유튜버 시장에 뛰어든 점도 눈길을 끈다. 버추얼 유튜버(혹은 VTuber로도 불린다)란 3D CG와 모션 캡처 등의 기술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가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최근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가 유튜브에서 184만명의 구독자를 모으고, TV 방송까지 진행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IT회사 그리(GREE)가 지난달 100억엔(약975억원)을 투자해 버추얼 유튜버 제작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관련기사 :버추얼 유튜버 일본에서 대인기...3D기술 유튜브 접목)

에이벡스는  버추얼 유튜버를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연계시킬 계획이다.
버추얼 유튜버 제작 툴 'Anicast'의 개발사 엑시비(XVI)와 협력해 여러 버추얼 유튜버를 제작한 뒤, 이 유튜버들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예정이다.

에이벡스는 그 밖에 음악과 불꽃놀이를 융합한 엔터테인먼트쇼 'STAR ISLAND'를 지난해 흥행시켰으며, 게임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일본의 E스포츠 이벤트 'RAGE'에 협력사로 참여한 상태다.

과거 KPOP 한류는 유튜브와 SNS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최신 IT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다. 반면 일본의 JPOP은 내수 시장에 치우쳐 음악 시장의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음악 업계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에이벡스와 같이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또 다른 대표적 일본의 엔터사 쟈니스 사무소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오고 있다. 일본과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우리 엔터 업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유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 기사제공=스마트경제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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