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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승원의 '연기' 외사랑, 그리고 이유 있는 고집 (인터뷰)

기사입력 2015.04.27 06:50 / 기사수정 2015.04.27 09:19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일상 이야기를 나눌 때는 스물여섯 또래 청년답다가도,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진다.

배우 손승원은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해 2013년 '헤드윅'에서는 최연소 헤드윅으로 발탁되는 등 꾸준한 행보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뮤지컬 무대에서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KBS 단막극 '다르게 운다'를 비롯해 '힐러', '달콤한 비밀'에 연이어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4월까지 이어진 '달콤한 비밀' 촬영으로 2015년의 시작도 연기와 함께 맞이한 손승원. 드라마 종영 후 그를 만나 연기와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봤다.



▲ "'힐러'부터 '달콤한 비밀'까지…드라마 통해 많이 배워"

가장 최근 출연작인 '달콤한 비밀'은 그에게 많은 배움을 준 작품이었다. 손승원은 '달콤한 비밀' 종영 후 "도전 같은 작품이었다"고 드라마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일일극이었기에 호흡도 길었고, 연륜 있는 베테랑 연기자들이나 또래 배우들과 모두 함께 하며 연기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극 중에서 손승원이 연기한 한진우는 뛰어난 외모에 명석한 머리를 가진 것은 물론, 엄마 오명화(김혜옥 분)와 누나 한아름(신소율)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한 아들이자 동생이다. 하지만 노래를 하고 싶은 꿈과, 의사를 원하는 부모님의 바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 '노래를 좋아한다'는 점은 실제의 그와 닮은 점이기도 했기에 촬영을 하면서도 더욱 즐거울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실제 그가 극 중에서 임백천과 함께 불렀던 '마음으로 쓰는 편지'는 드라마의 OST로 발매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힐러'에서 박상원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것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모습 중 하나였다. 선한 외모에서 나오는 악한 연기는 그의 존재감을 더 돋보이게 해줬다. 손승원 스스로도 "첫 미니시리즈고, 첫 정극이다 보니 긴장감도 컸고,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다"며 "원래 악한 연기를 좋아한다. 여린 외모를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가발도 쓰고, 올백 헤어스타일도 해보고 여러 시도를 했는데,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 다른 작품에서도 정말 역할이 좋다면 연기를 위해 외형적인 변신을 해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열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공연과 드라마까지, 2014년의 365일을 되돌아보면 "(다 합쳐서) 한 달도 못 쉬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손승원은 "지금 잠시 휴식시간이 생겼는데, 뭘 해야 될지 몰라 공허한 느낌이다. 자꾸 어떻게든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 나는 쉬는 것보단 바쁜 게 맞는 스타일 같다"며 웃어 보인다.



▲ "무게감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계원예고 재학 시절, 우연히 본 뮤지컬 한 편이 그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줬다. 손승원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객석 관객들의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그 사람을 향해 시선이 따라가고, 같이 기쁘고 같이 슬퍼하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아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는 게 뮤지컬이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다른 것 아무것도 안 하고, 연기를 파고들기 시작한 거다"라고 연기를 평생 업으로 삼으려 마음먹게 된 계기를 전했다.

같은 꿈을 꾸는 예고 친구들과의 선의의 경쟁 역시 그에게 자극제가 됐다. 손승원은 '뮤지컬 배우가 돼 우리 반에서 가장 먼저 데뷔하겠다'는 꿈을 마음속에서 키워나갔고, 실제 이를 현실로 이뤄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돋보인 연기를 향한 뚝심 있는 행보. 이는 좋고 싫은 것이 확실히 갈리는 그의 성격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고집이 센 편이어서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고 거침없이 얘기하며 웃던 손승원은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여러 가지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 가지에 꽂히면 거기에 열정을 쏟아 붓는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렇게 '배우'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붙게 됐다. 그는 아직 본인의 정체성은 '배우'보다는 '뮤지컬 배우'가 맞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얘기하며 뮤지컬 복귀에 대한 계획도 함께 전했다.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것도, 내 스스로 연기적으로 성장해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 온 뮤지컬과 드라마 모두 좋은 분, 좋은 작품을 만나 함께 했기에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뮤지컬 무대는 내가 시작한 곳이니, 꼭 돌아가야 할 곳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인사드릴 테니 기다려 달라"고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팬들을 향한 애정 어린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손승원이 노력하는 부분이 또 있다. 일상의 모든 순간들을 '경험'으로 체화시키는 것. "정말 나쁘고 슬픈 일들을 겪게 돼도, 그 때의 그 느낌들을 기억해놓으려고 한다"고 설명한 그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내 안의 모습을 끌어내 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또 "사이코패스 같은 센 악역이나 까불거리는 역할, 로맨틱 코미디출연도 해보고 싶다. 평탄한 역할보다는 개성 있는 역을 했을 때 그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서"라며 미소 지어 보였다.

데뷔 후 쉴 새 없이 달려온 시간. 아직까지 힘들고 슬프기보다는 즐거운 순간이 더 많은 그다. 손승원은 "20살에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해서 마지막에 '헤드윅'까지 왔다. 차근차근 잘 올라왔다는 점에서는 뿌듯한 느낌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간' 손승원과 '배우' 손승원 사이의 큰 간극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대중에게는 "손승원을 떠올렸을 때 가벼워 보이지 않는, 무게감 있는 배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소망도 함께 드러냈다.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황정민, 조승우, 조정석 등을 롤모델 삼아 더욱 힘을 내는 것도 그가 자신을 다지는 방법 중 하나다.

'휴식시간에도 불필요한 약속은 잡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이 좋다'며 강아지와 놀고, 유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동네 친구들과 축구를 하거나 헬스를 하는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전하던 그는 이내 "안 쉬고 계속 연기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그리고 있는 모습을 얘기했다.

"유명해지든 그렇지 않든,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있었으면 좋겠다. 조급해 하지 않고 꾸준히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표정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연기를 대하는 그의 자세가 엿보였다.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모습이 더 많은 배우 손승원. 다른 길이 아닌 오직 '연기'를 향한 외사랑을 보여주는 그의 확고한 신념과 행보가 앞으로 무대와 브라운관 속에서 더욱 화려하게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손승원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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