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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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시즌 전망(기아타이거즈 - 투수편)

기사입력 2005.03.31 01:27 / 기사수정 2005.03.31 01:27

이석재 기자

96년과 97년 2연패 후 수년간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하며 '한국시리즈만 가면 우승은 문제없다'는 팬들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가 다시 한번 전신 10번째(해태 포함) 우승에 도전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어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상태이다. 리오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김진우와 주전 2루수에 이종범과 함께 최고의 테이블세터를 이뤄야 할 김종국이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김진우의 경우는 4월말, 김종국의 경우는 그 뒤에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그 이전까지 얼마나 상대의 예봉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물론 두 선수만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한다면 삼성과 함께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팀이 기아라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을 듯하다.

올 시즌 기아는 지난 해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몬트리올 출신 메이저리거 마뇽을 돌려보내고 2003 시즌 후반기에만 8승을 올렸던 마이클 존슨과 재계약하며 리오스와 함께 외국인 선수 두 명을 투수로만 채웠다. 그만큼 타선에 있어서는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리오스-존슨의 원투펀치 OK, 최상덕-강철민은 글쎄
김진우는 현재 부상 중


<기아타이거즈 선발투수 시범경기 성적>

1

2

3

4

5

리오스(2/4.0)

존슨(4/4.0)

최상덕(2/4.0)

리오스(0/5.0)

존슨(3/5.0)

6

7

8

9

 

이동현(2/2.2)

강철민(1/5.0)

최상덕(0/5.0)

존슨(0/5.0)

 

                                                                                                               (비고 : 자책점/투구횟수)

                                                           리오스                존슨 

                                                 (사진출처 : KBO 홈페이지)

기아는 시범경기에서 가장 적은 9경기만을 치렀다. 유남호 감독은 김진우가 복귀하기 전까지는 리오스-존슨을 원투펀치로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존슨이 처음 두 번의 투구 내용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팀의 마지막 시범 경기였던 현대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다. 리오스는 팬들이 지어준 한국 이름 이오수처럼 이제는 거의 한국 선수같은 느낌이다. 유남호 감독도 현재 가장 신임할 수 있는 투수를 리오스로 생각하고 있고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 발표하였다. 

지난 시즌 한 시즌을 재활로 보내며 일부 언론에는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던 최상덕은 일단 두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일단 3선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되었던 그의 부상이 쉽게 회복되는 것이 아니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상의 세 명은 일단 선발 로테이션의 들 것이 확실시 되고 있고 어느 정도는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가 김진우의 복귀전까지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앞선 세 선수가 아니라 4, 5선발을 맡아야 할 선수들의 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4, 5 선발로는 효천고-한양대 출신 강철민과 2년차 신예 이동현이 거론되도 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에도 여러 차례 선발 등판의 경험이 있으나 두 선수 모두 구위보다는 제구력 불안으로 인해 초반에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김진우 복귀 전까지는 두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겠지만 여기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는 중간 계투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이외에 선발투수 재목으로 꼽을 만한 선수는 배명고 출신 프로 4년차 조태수와 성남고 출신 프로 5년차 김주철을 들 수 있다. 조태수의 경우는 선발 투수 경험을 포함해 1군 무대 경험이 별로 없다는 점이, 김주철은 직구는 좋으나 여전히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점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기아의 선발 로테이션은 모두 우완투수로 꾸려진다는 것에서 지난해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으며 마뇽이 존슨으로 교체된 것 외에 별다른 차별성을 느끼지 못한다. 개막 엔트리에 김진우가 들지 못할 것이므로 리오스-존슨-최상덕-강철민-이동현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강하다는 느낌보다는 불안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풍부해진 왼손 중간 계투진, 그러나 실속은?
마무리는 신용운? 김희걸?


<기아 타이거즈 중간/마무리 투수 시범경기 성적>

1

2

3

4

5

박정태(0/2.0)

방동민(1/1.0)

오철민(0/1.1)

박정태(0/2.0)

조태수(0/2.0)

이강철(0/1.0)

김주철(0/1.0)

윤석민(0/0.2)

이강철(0/1.0)

김희걸(1/2.0)

윤형진(0/1.0)

윤석민(0/1.0)

윤형진(1/1.0)

신용운(1/1.0)

 

신용운(0/1.0)

조태수(0/1.0)

이동현(0/1.0)

 

 

 

김희걸(2/1.0)

신용운(2/1.0)

 

 

 

 

 

 

 

6

7

8

9

 

윤석민(2/2.1)

박정태(1/2.0)

방동민(0/0.2)

이강철(0/1.0)

 

김주철(2/2.0)

윤석민(0/0.1)

이동현(0/1.1)

김희걸(2/1.0)

 

신용운(0/1.0)

조규제(0/0.2)

김희걸(0/1.0)

오철민(1/0.1)

 

 

신용운(0/1.0)

신용운(2/1.0)

신용운(0/1.2)

 

 

 

 

 

 

                                                                                                              (비고 : 자책점/투구횟수)

기아 투수진의 아킬레스건은 쓸만한 왼손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 때 기아의 스카우터들은 쓸만한 왼손투수를 고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해 늘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오철민 투수만 해도 대학 시절 랭킹안에 드는 좌완 투수였으나 프로에 와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기아는 트레이드 시장만 펼쳐지면 좌완투수를 데려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래서 얻은 좌완투수들이 SK로부터 얻은 조규제, 두산으로부터 얻은 이경원, LG로부터 얻은 방동민이 있었지만 조규제는 이미 전성기를 지난 선수이고 이경원이나 방동민은 제구력 부족이나 배짱 부족으로 성장이 더딘 모습이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김정수의 저주"라고도 하는데 정말로 기아는 전신 해태 포함하여 김정수 이후 쓸만한 좌완투수가 없었다. 올시즌도 부산고를 졸업한 박정태가 새로운 좌완투수로 이름을 올렸고 유남호 감독은 박정태에 기대가 큰 모습이었다. 실제로 매경기 2이닝씩을 던지게 하며 선발투수로써의 가능성도 타진하였는데 성적도 괜찮은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방동민은 제칠 것으로 보이고 조규제-오철민 등과 좌완 중간 계투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우완 정통파 중간 계투진은 일단 숫적으로 풍부하다. 앞서 언급한 조태수나 김주철이 우선 거론되고 있으며 건국대 출신 프로 6년차 윤형진과 야탑고 출신 윤석민도 시범경기에서 선을 보이면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두산에서 트레이드되어 온 최용호와 한때 마무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임준혁이 부상에서 회복된다면 엄청난 경쟁률이 될 것이다. 만약 김희걸이 신용운과의 마무리 경쟁에서 밀려 중간으로 온다면 두 자리를 놓고 최소 5명에서 많게는 7명이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일단 후보군만으로도 8개 구단 최다의 우완 정통파 중간 계투 숫자이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마무리가 잠수함 신용운인 관계로 기아에는 중간 계투에 잠수함 투수의 필요성이 타팀보다는 떨어지는 모습이다. 일단 노장 이강철이 녹슬지 않는 모습으로 올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으나 포스트 이강철이 될 만한 잠수함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 현실이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유동훈이 병풍으로 올시즌 뛸 수 없게 된 공백이 너무 커 보인다. 일단 올시즌은 이강철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잠수함 셋업맨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운                     김희걸 
       
(사진출처 : KBO 홈페이지)

마무리는 일단 신용운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신용운은 지난 시즌과 달리 스리쿼터형의 투구폼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임창용이 지난 시즌 시도해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는데 임창용이 구속 증가를 위해 이를 시도했던 것과 달리 신용운은 팔꿈치 부상 재발을 위해 이런 투구폼을 시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구폼의 장점은 일단 구속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것과 타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만 단점으로 투구폼의 잦은 변화로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려 제구력 난조를 초래할 수 있고 잠수함 투수로써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밋밋한 공이 들어가면서 장타를 허용할 빈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보여준 신용운의 모습은 다소 불안하다는 것이다.

박재홍과의 트레이드로 기아 유니폼을 입은 김희걸은 지난 시즌 SK에서 중간 계투로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고 직구도 묵직한 편이어서 신용운과 함께 더블 스토퍼 또는 마무리 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김희걸은 포철공고 시절부터 묵직한 직구가 돋보였던 선수인데 올시즌 시범경기를 통해서 본 바로는 아직도 제구력에 문제점이 보인다는 것이다. 과연 마무리 투수로 누가 낙점될 지 기아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초미에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외국인 투수 두 명의 역량에 비해 국내 투수들의 역량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며 특히 김진우 복귀 전 리오스-존슨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세 선수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투수들이어서 선발투수가 강하다는 표현은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중간 계투진에서는 숫적으로는 풍부한 느낌을 주나 지난 시즌 최고의 중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유동훈의 공백이 커보일 정도로 믿고 내세울 만한 투수가 없어 보인다. 마무리 역시 신용운 또는 김희걸이 확정되지 못할만큼 둘중에 누구도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 부분의 결정이 늦어질 수록 마운드 운영의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과 중간/마무리를 종합적으로 볼때,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기아의 투수진은 기대만큼 불안한 요소가 많은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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