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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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A=상대 체력 뺏기, 이걸로는 부족하다

기사입력 2016.11.16 12:3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이번에도 슈틸리케호의 플랜A는 조용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따냈다. 후반 중반까지 상대에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한국은 전술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내며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역전승 카드는 높이였다. 일찌감치 플랜B용 공격수로 정의한 김신욱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종료 5분 전 선굵은 플레이로 득점을 완성하며 힘겨운 승리로 90분을 마쳤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고 환희에 젖었으나 역전승에 가려진 답답한 시간이 만족스럽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대표팀은 변함없는 플랜A를 꺼내들었다. 이정협을 최전방에 두고 구자철과 남태희, 기성용 등으로 볼 소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이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일관됐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이 최후방 센터백 사이를 오가며 공수 연결고리를 해주고 가급적 많은 패스를 통해 상대 틈을 노리는 움직임이었다. 상대 진영으로 올라가면 노골적으로 좌우 측면으로 볼을 연결해 해법을 찾는 방식이 반복됐다. 최전방의 이정협은 볼과 상관없이 계속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끌어내려 애를 썼다. 

이를 통해 한국은 점유율의 우위를 확실하게 챙겼다. 경기 후 축구데이터전문업체 '팀트웰브'가 제공한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한국은 전후반 모두 72%의 점유율을 챙겼다. 슈틸리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을 정의하며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야 하는 경기"라고 했던 그대로였다. 

그런데 대표팀이 얻은 것은 단순한 점유율뿐이었다. 전반 45분 동안 345개의 패스를 시도하면서도 정작 상대 진영에서 볼이 돈 것은 151개에 불과했다. 대체로 하프라인 밑에서 패스를 주고받았고 의미없는 점유율에 불과했다.

당연히 상대 진영으로 연결된 볼이 적다보니 골을 만들어낼 기회도 얻지 못했다. 전반 내내 일방적으로 볼을 소유하고도 정작 스코어는 0-1로 밀린 채 끝내야 했다.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는 볼 돌리기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플랜A를 맹신한다. 그는 "볼을 점유해야 경기를 지배한다. 롱볼이 많아지면 상대에게 볼을 뺏길 가능성이 커 지배하기 어렵다"면서 "전반과 같은 플레이로 상대를 지치게 만들었다"고 성과를 전했다. 

흔히 패스를 하는 쪽보다 수비하는 쪽이 활동량이 더 많다고 알려져있다. 이날도 우즈베키스탄이 총 119km를 뛰어 112km를 움직인 한국보다 이동거리가 더 많았다. 그만큼 체력소모가 우즈베키스탄이 컸다. 

후반에 들어간 김신욱은 "이정협이 앞에서 정말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상대 수비가 지친 것을 느꼈다. 상대적으로 나는 쉽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김신욱은 상대가 지쳤을 때 들어가야 효과적"이라며 플랜A 고수 의지를 전했다.

단순히 상대를 지치게 만들고 후반에 승부를 보는 방식이 진짜 플랜A의 효과적인 활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슈틸리케호의 플랜A는 상대를 많이 뛰게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날카로움이 더해지지 않은 점유율 맹신은 단순히 볼 돌리기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 기록=팀트웰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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