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100억 원을 받고 KT 위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한 강백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6시즌 대권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가 약속의 땅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작년 암흑기 탈출은 물론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던 주축 투수들의 이탈 여파를 해결하는 게 숙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1군은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코칭스태프 17명, 선수 46명 등 63명이 내달 18일까지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후 2월 19일부터 무대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연습 경기를 통해 훈련 성과를 점검한다.
한화는 2025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당초 5강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됐지만, 역대급 외인 원투 펀치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를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성공과 2006시즌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2025시즌 한화 이글스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코디 폰세(왼쪽)와 라이언 와이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한화는 2026시즌을 앞두고 전년도 핵심 공신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먼저 폰세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와이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2025시즌 폰세는 29경기 180⅔이닝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와이스는 30경기 178⅔이닝 16승5패 2.87의 성적표를 받았다. 두 사람이 33승을 합작하고, 259⅓이닝을 책임졌다.
한화는 폰세, 와이스가 선발 로테이션의 기둥을 확실하게 세워주면서 승수 쌓기가 원활했다. 두 선수의 빼어난 이닝 이팅 능력 덕분에 불펜 운영도 한결 더 쉬웠다. 3선발 류현진, 4선발 문동주가 등판하는 날 필승조를 총동원하는 전략도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폰세, 와이스는 없다. 새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 윌켈 에르난데스와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대만 출신 왕옌청이 얼마나 활약해 줄지는 미지수다. 냉정하게 폰세, 와이스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라고 기대하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

2025시즌 종료 후 한화 이글스에서 KT 위즈로 이적한 베테랑 우완 한승혁. 한화의 강백호 FA 영입 보상선수로 KT에 선택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 입게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한화는 여기에 필승조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베테랑 우완 한승혁, 좌완 김범수까지 각각 강백호 FA 영입 보상선수로 KT 위즈, FA를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2025시즌 한승혁이 71경기 64이닝 3승3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25, 김범수가 73경기 48이닝 2승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출혈이다.
물론 한화는 리그 최정상급 좌타 거포 강백호를 계약기간 4년에 최대 100억원 주고 FA 시장에서 데려와 타선만큼은 10개 구단 최강의 화력을 갖추게 됐다. 문현빈-노시환-채은성 등 기존 국대급 클린언 트리오에 2024시즌 24홈런을 쏘아 올렸던 요나단 페라자까지 가세하면서 이글스 전성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재현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정교함과 클러치 능력이 강점인 문현빈과 준수한 장타력에 해결사 기질을 갖춘 채은성이 2025시즌의 면모를 유지하고, 노시환-강백호-페라자가 최소 동반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3년 총액 20억 원에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맺은 좌완 김범수.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오랜 격언이 거의 매년 들어 맞는다.
한화는 2025시즌 탄탄한 선발과 불펜진을 바탕으로 게임을 풀어간 뒤 승부처에서 타선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공식이 많았다. 올해는 이와 같은 패턴보다는 타선이 초반부터 조금 더 힘을 내줘야만 승수 쌓기가 수월해진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포진해 있는 유망주들의 성장 여부도 중요하다. '슈퍼루키' 우완 정우주를 비롯해 어느덧 3년차를 맞은 좌완 황준서, 조동욱이 포텐션을 터뜨리만다면 한승혁, 김범수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풀타임 마무리 2년차를 앞둔 김서현의 어깨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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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