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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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방은진 감독 "'메소드', 퀴어 영화로 만든 것 아니다"

기사입력 2017.11.03 18:00 / 기사수정 2017.11.03 16:14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방은진 감독,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 외에도 '메소드'가 많은 영화 팬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파격적인 소재 때문이다. 

영화에서 재하와 영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빠져든다. 재하에게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여자친구 희원이 있지만, 영우를 향한 감정을 멈추지 못한다. 재하와 영우의 키스신도 있다. 하지만 방은진 감독은 "'메소드'는 퀴어 영화로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왜일까.

"남자와 남자의 키스신이 있다고 해서 퀴어 영화인가? 사실 퀴어 영화에 대한 정의도 잘 모르겠고, 그것에 충실해서 만들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연극 '언체인' 대본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저 멜로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퀴어 영화는 감히 내가 만들 거라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잘 모르는 세계이니까."

방은진 감독이 말하는 '메소드'는 모든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좁게는 연기하는 방식이고, 넓게는 사랑하는 방식, 삶의 방식까지 포함된다. 연극,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출신이기도 한 방은진 감독의 경험, 그리고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의 경험이 녹아든 영화다. 그는 "알파치노의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라는 말을 영화 앞에 넣었다. 1분을 연기하든 10초를 연기하든 그 순간만은 진실해야 한다. 그게 연기자로서 감정을 바라보는 내 태도이자 삶의 방식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메소드 연기 방식이 가진 딜레마, 현실과 연기의 그 줄다리기를 나도 나름 알기 때문에, 배우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대할 때 진정성을 가지기도 하지만 여러 얼굴이 있기도 하니까. 그걸 다 가짜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성애를 묘사했다는 사실만으로 '메소드'는 개봉 전 '별점 테러'를 받기도 했다. 방은진 감독은 한국 사회의 보수성에 대한 두려움은 1%도 없었다고 한다. 만일 '메소드' 속 재하와 영우의 사랑이 작품의 맥락과 관계없이 논란이 된다고 한다면 그게 바로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재하와 영우의 감정이 클라이맥스를 맞이하고 해소되는 과정에서 오승훈이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약 90분 내내 신인 배우라고 믿을 수 없는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그야말로 오승훈의 발견이다. 특히 연극이 끝난 뒤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은 영화 전체를 의심하고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게 한다. 방은진 감독은 "패자가 있으면 당연히 승자가 있는 법"이라며 "하지만 승자도 마냥 기쁠 수만은 없는 양가적인 감정을 그린 것"이라고 그 장면을 설명했다.

오승훈에 대해서는 "원래 신인 중에 찾으려 했고, 배우가 발전하고 도약하는 모습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내 작품을 통해 배우가 발견된다는 것은 항상 뿌듯하다. 자식을 낳은 듯하다"라고 말했다.

'메소드'는 3일 개봉해 전국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뿐만 아니라 다양성 영화 상영관에서도 상영 중이다. 과연 방은진 감독, 그리고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이라는 모터를 단 작은 배 '메소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엣나인필름/모베터 필름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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