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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섬머 결승 프리뷰] 통신사 결승전, 밴픽부터 기세를 잡아라

기사입력 2015.08.29 04:23 / 기사수정 2015.08.29 10:39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는 오랜 통신사 라이벌이다. 두 팀이 결승 무대에서 만난 것은 2013 롤챔스 섬머 시즌이다. 결과는 SKT의 승리. 이 경기를 시작으로 두 팀의 운명은 엇갈렸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오늘, 두 팀은 다시 결승 무대에서 만났다. SKT는 롤드컵 진출이 확정됐지만, 다른 팀도 아닌 통신사 라이벌인 kt에게 질 수 없다. 그리고 스프링 우승 - 섬머 우승에 이어 롤드컵 우승이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kt 역시 이번 결승이 중요하다. 2013년 결승 이후 뒤바뀐 운명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롤드컵 직행을 위해서는 이번 결승에서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 통신사 라이벌에 설욕을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포스트 시즌의 특징이라면 밴픽 단계에서의 승리가 경기의 승리로 이어진 적이 많다는 것이다. 나진과 쿠 타이거즈의 경기부터 kt와 쿠 타이거즈의 경기까지, 경기 이전 치열한 두뇌 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kt는 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해설진까지 놀랄 만한 밴픽 전략을 들고 나왔다.

결승에 올라온 두 팀의 공통점이라면 선수들이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적 뒤에는 kt 오창종 코치와 SKT 김정균 코치의 밴픽 전략이 있었다. 이번 결승에도 선수들의 경기 이전에 이 두 명의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고, 밴픽 단계에서 대략적인 흐름이 결정될 것이다.


이번 결승 밴픽 전략의 핵심은 정글과 서포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한 대로 결승에 오른 두 팀 선수들의 기량은 비슷하다. 그러나 kt는 이미 자신을 노출했다. ‘나그네’ 김상문의 다이애나를 위시한 밴픽 전략을 다섯 번이나 상대에게 보였고, SKT는 이를 보고 미리 준비할 여유를 얻었다.

이번 결승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페이커’ 이상혁이다. 넓은 챔프폭과 실력을 겸비했기에 kt가 이상혁을 상대로 밴픽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상혁이 아닌 ‘이지훈’ 이지훈이 출전한다면 아지르를 밴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마린’ 장경환을 상대로 탑 라인에서 ‘썸데이’ 김찬호의 라인전 수행 능력도 충분하기에 kt는 그를 믿고 다른 라인에 밴픽 전략을 집중할 수 있다. 장경환이 처음부터 피즈를 꺼내들지 않는 이상 미드와 탑을 제외한 정글과 바텀 라인에 kt는 밴픽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

kt는 특정 챔피언을 선택해 서포터 풀을 좁히고, 정글은 밴으로 막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물론 반대의 방법도 가능하지만, 정글 챔피언의 수가 더 적어 전자 쪽이 더 효율적이다.


최근 ‘스코어’ 고동빈의 기량은 엄청났다. 상대 정글러 보다 반 박자 더 빠른 교묘한 갱킹 타이밍과 빠른 속도를 위해 소환사 주문을 아끼지 않는 고동빈에게 많은 상대 라이너가 킬을 내줬다. kt의 결승 진출의 가장 큰 수훈은 고동빈일 정도다.

섬머 시즌 SKT는 17승 1패를 거뒀다. 압도적인 성적이지만 패배한 세트도 적지 않다. 이 패배에는 비슷한 패턴이 있다. 장경환이 탑에 묶여있는 동안 상대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가 이상혁을 재기 불능으로 만드는 동시에 바텀에서는 지지 않는 싸움만 벌이는 상황에서 SKT는 약점을 드러냈다. 이 상황에서 미드를 방어하기 위해 서포터가 미드로 이동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 것.

이를 위해 운영형 정글러인 배성웅을 밴으로 묶은 뒤 리 신 같은 육식형 정글러로 미드 라인을 집중 공략하면 kt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울프’ 이재완에게 알리스타를 강요하고, ‘피카부’ 이종범이 케넨 서포터를 이용해 라인을 압박하는 전략도 나올 수 있다.

SKT는 이러한 kt의 노림수를 대비해 정글 밴을 피하거나 후보인 ‘톰’ 임재현을 기용하는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김정균 코치 역시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며, 누가 출전하든 미드 라이너에게 과도한 라인 푸시를 피하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인전을 우세하게 가져가기 위해 돌출 행동을 하는 상대 라이너를 잡아낸다면 SKT는 손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이번 시즌 롤챔스의 특징인 ‘안정적인 운영’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실수 한 번으로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장경환이 탑 라인 압박에 성공한다면 배성웅이 미드 라인에 힘을 주며 SKT의 승리 공식인 “전 라인 승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수 교체로 팀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것도 SKT의 장점이다. SKT는 배성웅-이상혁 조합에서 배성웅-이지훈, 혹은 임재현-이지훈 조합으로 선수를 교체해 팀 스타일을 바꿀 수 있지만, kt는 선수 자체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이상 팀 스타일을 바꿀 수 없다.  

SKT는 미드 챔피언을 밴하는 방법으로 kt를 압박할 수도 있다. 빅토르와 아지르, 그리고 다이애나를 밴한 다음 제드와 아리 싸움으로 몰고 가서 김상문을 몰아넣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kt는 미드 조커 카드도 한 장 정도 필요하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누가 잘하는지’보다 ‘누가 실수를 안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다른 스포츠 종목을 보더라도 중요한 순간에 실책 한 번으로 경기가 뒤집히는 일이 흔하다. 이번 결승 역시 ‘잘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우승자를 가리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어떤 장기 말을 들고 싸울지 정하는 밴픽 단계 역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다. SKT와 kt 모두 이번 결승을 위해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과연 물오른 선수들의 경기력과 함께 김정균, 오창종 두 코치의 두뇌 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결승의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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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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