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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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만큼 강한 여자들의 의리 보여준 한일전

기사입력 2015.08.05 09:4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는 것은 더이상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자들의 의리도 강하고 무섭다. 그 사실을 윤덕여호가 한일전을 통해 잘 보여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4일 일본을 꺾고 2015 동아시안컵 2연승을 달랐다. 원동력은 역시 의리와 우정이었다. 갑작스러운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중도 귀국한 심서연을 위해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특별한 세리머니까지 더해진 여자들의 축구는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조소현은 후반전에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뒤 심서연의 등번호 4번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심서연은 지난 1일 중국과의 1차전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정확한 치료를 위해 먼저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떠나면서 심서연은 윤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했고 무거운 마음으로 선수들은 심서연을 떠나보내야 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심서연의 부재로 윤덕여호는 똘똘 뭉쳤다. 언니 혹은 친구를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나섰고 90분간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그 뒷배경에 여자들의 강한 의리가 있었고 그만이 가진 특별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후 "여자 선수들은 잘 삐치기도 하지만 남자들 못지 않게 뭉치는 힘이 강하다. 한번 다같이 합심하자고 하면 그 결속력이 상당하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심서연 선수를 위해서 마음을 모았고 함께 하고자 했던 마음들이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소현 역시 이에 공감했다. 그는 "우리가 여자 선수라서 그런지 언니와 동생으로서 다같이 사이가 좋은 것 같다. 힘든 것이 있으면 도와주고 마음을 쓰려고 하는 모습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직접 심서연을 위한 세리머니를 펼친 점에 대해서도 "우리끼리 (심)서연이가 같이 있고 싶어했지만 부득이하게 먼저 가게 되어서 (심)서연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줘야겠다고 이야기가 됐었다"면서 "먼저 골을 넣는 사람이 세리머니를 하자고 했는데 내가 하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하다가 눈물을 흘렸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리머니를 하자고 했을 때 내심 내가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이뤄져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소현 뿐만 아니라 모두가 마음 속에 심서연을 그리면서 경기를 뛰었다.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 공격을 이끈 강유미는 "(권)하늘 언니가 단체카톡으로 골을 넣고 (심)서연 언니 유니폼을 들고 카메라 앞에서 다같이 세리머니를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세리머니를 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면서 "(심)서연 언니 몫까지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뛰었다"고 말했다.

2연승을 거둔 윤덕여호는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3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이 경기 역시 대표팀의 무기는 팀 정신이다. 하나로 된 플레이와 장점으로 북한을 잡겠다는 각오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여자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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