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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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인 3인방 "적응력 100%…의사소통 아쉬워"

기사입력 2014.08.20 07:22 / 기사수정 2014.08.19 23:30

나유리 기자
왼쪽부터 토마스-브렛 필-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왼쪽부터 토마스-브렛 필-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다른건 몰라도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선수 복은 있는 것 같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조금 달라진 외국인선수 보유 규정에 따라 투수 2명, 야수 1명을 선택했다. 그렇게 선택 받은 브렛 필은 지난 2008년 윌슨 발데스 이후 처음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야수 이방인'이 됐다. 

그동안 KIA는 리오스, 그레이싱어, 로페즈 등 '역대급 투수'들과의 인연은 많았지만, 유독 야수 용병 선택에 아픔이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필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전반기 막판 사구를 맞아 손등 미세 골절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타격감이 떨어진 상태이나 타율 3할1푼2리에 16홈런으로 타선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필이 관계자들에게 인정받는 이유는 온화한 성품이다. 취재진이나 프런트, 구장 관계자, 팬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친절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생활에도 금새 적응했다. 현재 광주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필의 아내는 임신을 한 상태로 입국해 출산도 한국에서 했다. 무엇보다 필은 한국의 산부인과 시스템에 매우 흡족감을 드러냈다.

KIA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병원에 한번 가면 대기하는데만 1~2시간 걸리는게 다반사고 일처리가 매우 불편한데, 한국에서는 10분만에 진료를 볼 수 있고 편리하기 때문에 필이 크게 놀라더라"며 귀뜸했다.

낯선 광주에서 지내고 있는 부인 칩 역시 남편 필과 함께 알콩달콩 타지 생활에 한창이다. 최근 광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예쁜 첫 딸 킨리를 낳은 칩은 특별한 산후조리 없이도 출산 2주만에 야구장에 나와 관중석에서 남편을 응원하는 등 '내조의 여왕'으로서의 모습도 톡톡히 과시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적응은 필 뿐만 아니라 하이로 어센시오와 저스틴 토마스도 마찬가지다. 어센시오는 필과 비슷하게 아주 매운 한국음식은 크게 즐기지는 않지만 대체로 골고루 잘 먹는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도미니카 출신인만큼 영어권 출신인 선수들에 비해 빠른 적응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 분위기에 완벽히 동화됐고, KIA 선수들과 장난도 치는 등 제법 친밀해졌다.

데니스 홀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의 식구가 된 토마스 또한 적응력은 완벽하다. 포스(?)있는 외모로 쉽게 다가가기 힘든 인상을 지니고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지만 사실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다. 토마스 역시 "내 인상이 험상궂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진짜 남자다울 때는 그라운드 위에서 뿐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나도 스윗하고 자상하다"고 당부했다.

일본리그 경험이 있는만큼 토마스는 한국 문화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토마스도 아내와 함께 광주에서 지내고 있는데, 지난 시즌 초반까지 KIA에서 뛰었던 앤서니의 아내와 토마스의 아내가 절친한 사이기 때문에 한국행이 결정되기 전부터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공유했다.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3인방임에도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애로사항은 있다. 바로 '의사소통'이다. 24시간 통역이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언어의 벽을 뛰어 넘기에는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 특히 팀의 한국인 동료들과 더 가까이, 친밀해지고 싶지만 서로의 의중을 완벽하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가장 힘들어 한다.

필, 어센시오, 토마스의 입과 귀가 되어 주는 KIA 최병환 통역관 역시 세사람의 적응력만큼은 문제없다고 칭찬했다. 어느덧 타이거즈에서 8년째 외국인선수 전담마크를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KIA의 외국인 선수로 아킬리노 로페즈를 꼽았다. 

최 통역관은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던 선수라 더욱 마음이 간다. 로페즈는 지금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향 도미니카에서 닭과 소를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로페즈 같은 경우는 불같은 성격만 강조되서 그렇지, 사실 따뜻한 심성의 선수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잘하고, 베푸는 것도 잘했다. 야구 실력 만큼 좋은 사람이다"라며 로페즈와의 추억을 회고했다.

현재는 넥센에서 뛰고 있는 KIA 출신 외국인 선수인 헨리 소사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시즌 재계약이 불발된 후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다시 한국에 돌아온 소사는 올 시즌 중 챔피언스 필드를 첫 방문하던 날 KIA 선수단 및 관계자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다시 만난 기쁨을 진하게 표현했다.

아직 KIA는 안갯속인 4강 전쟁에 참전 중이다. 2연패와 잦은 우천 연기로 분위기가 주춤한 상황에서 외인 3인방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힘이 뒷받침 된다면 '역전 4강'은 더이상 꿈이 아닐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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